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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으로서의 선, 그 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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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최 : 대전이응노미술관

  ○ 전시명칭 : 정신으로서의 선-그 힘展

  ○ 전시기간 : 2010.11.5 ~ 2011. 2. 27

  ○ 전시장소 : 대전이응노미술관 전관 

  ○ 출품작가 : 한국 근·현대 작가 27명의 회화, 입체, 설치작품 65점

김규진 김덕용 김응원 김태호 김호득 김환기 문봉선 민균홍 

박봉수 박서보 서세옥 송진화 송현숙 오수환 오숙환 윤명로 

오 윤 이강소 이종상 이영민 이우환 이응노 장우성 전윤정 

장욱진 최만린 한명옥

 ※合作圖: 김기승, 김영기, 조중현, 김정현, 박인경, 이남호, 이유태, 변관식, 

           박래현, 김기창,이응노 


전시의 주제어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동양: "획은 곧 화요, 화는 곧 획" 

               서양: 선의 새로운 인식과 대두 

  - 획 (劃)으로서의 선 : 일획성, 신체성, 먹(墨)의 물성/매재성, 정신성 

  - 한국의 선, 미학적 정체성 (우리의 선이 일본이나 중국의 선과 구별되는 것) 

  - 서양의 선과 동양의 획 


개관(2007년 5월) 이후 처음으로 고암 이응노 (1904-1989)를 넘어서 고암선생 당대의 미학적 과제와 난점을 주제로 삼은 것이다. 즉, 우리 20세기 미술사의 화두였던 '현대성'이라는 주제를 고암 외의 다른 작가들은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그 과정을 보고 알기 위해 기획되었다.

 

전통미학의 원리라든가 민족미감의 표현에 대한 이들의 이해와 고뇌가 어떠했든 그것은 논리로서라기보다 사물을 바라보고 느끼는 방식을 결정하는 이들 감수성의 원형과 관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 세계관과의 단절 가운데 겪은 생존과 정체성이라는 치열한 위기의 시간, 전통이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단절되었다 할지라도 원형은 유전자에 새겨진 것을 의미한다. 

'현대'라는 용어 자체가 새로운 세계관의 이식과정에 심화된 혼란을 의미했던 때, 이들 작가들에게 자기 유전자를 인식하는 충동으로서의 언어는 무엇이었을까? 

"정신으로서의 선, 그 힘"전은 유전자로서의 원형- 그 감수성을 '현재적' 언어로 회복할 때에 동원된 수단을 선(線)으로 정의해 본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는 그림을 대상 (objet)으로서가 아니라 그리는 자가 더불어 교감하여 침투 (interpenetration) 하는 존재로 여겨왔으며 문인들이 붓 한 획에 모으는 정신을 중요시 했던 것은 바로 그 몸짓 (gesture)에 응집된 기운이 그림을 완성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선 (劃)은 작가 자신의 신체를 통하여 자연에 내재된 질서와 시성을 표현하고자 했던 의지였고 "획이 곧 그림"이라는 믿음의 '전부'였으되 (형태이자 정신), 화면 (평면)이라는 20세기의 전혀 새로운 공간개념과 더불어 화해를 이루어야만 했던 난제를 안고 있었다. 

주체 (그리는자)와 객체 (그림)을 분간하지 않았던 형이상의 세계는 과연 화면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을 객체로 인식하는 미술사  전혀 다른 (미학적) 전통과 만날 수 있을까? 

2차 대전 후 서구에 등장하는 추상표현주의와 엥포르멜의 "서체적" 표현을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 그들의 공간인식의 개념에 일어난 변화, 즉 화면은 평면이라는 전제는 그들 전통의 부정과 더불어 온 강한 위기를 의미한 것은 아니었을까? 

'밑그림'이나 미완성으로 간주되던 그들의 '드로잉'이 작업과정 그 자체로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거나, '즉흥'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우연성, 시간성, 음악성 (운율), 속도감과 더불어 새롭게 인식된 것은 화면이 더 이상 재현의 기능으로 사용될 수 없다는 절망에 대한 인지와 무관하지 않다. 

이들이 자기 전통을 부인함으로써 모색한 새로운 표현들 가운데 차용한 조형언어들은 위기의 (한국)미술사가 미학원리로서의 자기 전통을 '현재형'(현재적 감수성)으로 회복하고자 했던 과정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처럼 전통의 회복과 전통의 부정이라는 양 각도에서 조명해보는 선 (線)의 의미는 매재나 형식의 구분 없이 20세기라는 '큰 그림'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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