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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畵歌 : 그리기의 즐거움> 展

  • 전시기간

    2010-04-03 ~ 2010-05-04

  • 참여작가

    김신혜, 김진아, 권인경, 고영미, 고은주, 박미진, 이기연, 유갑규, 윤대라, 윤정원, 황나현 총 11인

  • 전시 장소

    한원미술관

  • 문의처

    02-588-5642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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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미술관은 한국화를 재해석하는 젊은 작가 11인의 화가 전을 개최한다.
畵 歌 화가는 그림의 노래이지만 젊은 작가로서 화가의 길을 당당히 걸어 나가는 시작의 거점에서 그림을 그린다라는 자신의 작업에 몰두하며 그림 속에 빠져 들어가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화가들에 대한 기쁨의 칭호이다. 한지라는 전통성을 근간으로 하여 펼쳐지는 무궁한 조형성은 전통과 현대의 만남과 적극적인 변모라는 자기 정체성을 보여준다. 본 전시는 김신혜, 김진아, 권인경, 고영미, 고은주, 박미진, 이기연, 유갑규, 윤대라, 윤정원, 황나현11인이 펼치는 다양한 동양화의 모색을 감상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畵歌 : 그리기의 즐거움> 展에 부쳐
■ 박옥생 | 한원미술관 큐레이터, 미술평론가


본 기획전은 그리기에 즐겁게 빠진 11인의 작가들이 꿈꾸는 자연과 인간, 존재와 자아에 관한 이야기이다. <<장자>>의 <제물론>에는 장자가 꿈을 꾸었는데 나비가 나인지 내가 나비가 되었는지를 알 수 없는 호접지몽(胡蝶之夢)의 무아경(無我境), 즉 망아(忘我)의 내용이 있다. 이는 대상물(자연)에 자신을 몰입하여 자신의 존재(我 또는 ego)를 잃어버림으로써 삶과 죽음의 구별, 사물과 나의 구별과 같은 인식의 경계를 이탈하여 백지와 같은 인식의 순수함과 인식의 무한대의 확장의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가장 이상화된 기쁨(無爲自然)을 영위할 수 있는 상태(해탈, nirvana)가 됨을 뜻한다. 즉, 그리기는 장자의 무아경과 같은 경지에서 맛볼 수 있는 노래이자 즐거움인 것이다.



畵歌전의 작가들은 전통 한지에 채색을 올리는 전통을 고수하면서 변형하는 작가들이다. 한지는 부드러운 물성과 살과 같은 표면으로 인하여 고향의 어머니를 떠올리는 그리운 향수와 같은 감성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식물성 섬유로 떠내는 과정에서 얽혀진 섬유의 올들은 강화된 내구성으로 인하여 보존성과 과학성을 이미 검증받고 있다. 이러한 한지의 감성과 과학성은 작금의 화가들에게는 분명코 매력적이라 하겠으며, 전통성을 환기시킨다는 특성으로 인하여 현대와 전통의 미묘한 교차점을 제시한다 하겠다.

화가전의 김신혜, 김진아, 권인경, 고영미, 고은주, 박미진, 이기연, 유갑규, 윤대라, 윤정원, 황나현의 11인의 젊은 작가들은 한지에 채색을 가하여 동양화와 서양화, 고전과 팝,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들의 내면에 견고하게 자리 잡은 삶의 시각들을 풀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의 화면은 꽃이나 풀과 같은 자연을 통한 인간의 삶을 은유, 비유하거나 위대한 대자연 속의 인간의 한계에 관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또한 산업사회에서 잉태된 일상적인 물건들을 통하여 존재와 자아, 실재와 허구라는 이분법적인 본질들을 구조화하는 것도 볼 수 있다.




동양화는 수묵화와 채색화로 나눌 수 있는데, 수묵화는 풍경이나 선화(禪畵)에서 고도의 정신적인 수양이나 철학적인 측면을 담고 있다라면, 채색화는 인물화나 꽃과 같은 경물의 사실성을 더하거나 신과의 매개역할(샤마니즘)을 하는데 이용되었다. 한국의 채색화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볼 수 있으며 고려불화로 이어지는데, 수묵화의 유행이전의 회화는 채색화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수묵화가 사대부의 수양의 과정으로 여겨진 것에 반하여, 채색화는 장식적인 기능이 강조되면서 궁중화원들이 왕실을 장엄하기 위해 그려내는 궁중장식화나 불교회화와 같은 신앙을 담은 목적성이 강한 회화로 자리잡았다.

전통 채색화에서 운용되는 백, 흑, 청, 황, 적의 오방색(五方色)은 음양론에서 탄생하여, 높은 정신성과 상징성을 담고 있다. 우리의 삶과 깊이 있게 연결되어 있는 오방색은 신화적이며 유기적으로 생동하며 전통과 관습, 역사성과 철학성이 함축되어 있다. 그래서 채색화는 색의 화모니가 강조되는 장식화뿐만 아니라 불교회화나 무신도와 같이 인간 내면의 염원을 담고 신과 인간의 교류와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종교화 뿐만 아니라, 민화와 같이 인간의 길흉화복을 비는 대중의 삶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그림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현대의 채색화는 민화가 가진 단순성과 표현성을 계승하면서도 차용과 변용들이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의 전통색채에 있어서 그 자체가 강한 민족적 정서와 정체성을 내포하고 있다라고 볼 때, 196, 70년대와 같이 서구자본주의의 유입으로 인한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됨으로써 한국색의 탐색과 희구를 낳은 것도 사실이다. 21세기에 접어든 한국의 전통 채색화의 방향은 색의 아우라와 법칙성들이 와해되면서 내용과 색이 함께 모색되는 민화뿐만 아니라 사실성이 더해지면서 다양한 시도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색은 표현주의와 같이 감성적이며 즉흥적인 모습으로까지 변화되거나, 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색의 강화와 확장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로저 프라이(Roger Eliot Fry)와 같은 형식주의자의 논리에 따른다면 본 기획전의 작가들은 모두 명료한 형태와 색을 중시하며 구상을 추구하는 작가들이라 하겠다. 황나현, 고은주, 김진아는 고감도의 색과 자연 속에 치밀하게 내재해있는 생명력을 연출하며, 자연이 운행되는 순리 속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존재에 관한 성찰을 그려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들은 꽃이나 풀이 가진 초 천연색들에 주목하며 그 존재에 자신의 시각이 투사되는데, 김진아의 작품에서 보듯이 때로는 자연이 형이상학적이며 정신적인 추상의 단계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영미는 관계 안에 내재하는 폭력성, 상처 등과 같은 인간 내면의 어두움을 가시화하고 폭로 한다 라면 윤대라는 즐거운 풍자와 은유로 드러난 캐릭터를 통하여 생명성으로 구조화된 남성중심의 사회와 같은 거대한 조직체에 관하여 고민한다. 유갑규는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나약함 그리고 빙폭으로 은유한 인간의 숙명적인 삶을 그리며, 박미진은 순수한 인간의 내면에서 울려오는 자아를 대변하고 있다. 윤정원은 우주의 경이로운 존재감에 관한 감동과 시적 이미지를 보여주며, 이기연은 일상 넘어 존재하는 판타직한 세계로의 확장을 연출한다. 김신혜, 권인경은 고전의 삽입과정을 통해 산업화, 도시화로 제3의 자연이 되어버린 도시 안에서 인간의 삶과 구조들이 얽히어 유기적인 현실과 공간이 때로는 낯설거나 현실을 뛰어 넘는 초현실이 되어버림을 말해 준다.



이들은 모두 현대 도시인들이 겪는 자연에 관한 향수와 그리움, 그리고 그들이 느끼는 새로운 자연과 그 속에서 나름의 적응 방식을 체득한 인간의 문명에 관하여 말한다. 그들은 일정부분 전통의 도상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하며 새롭게 재탄생시키거나 서양화의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청대에 유행했던 다보각경(多寶閣景)에서 출발한 책가도와 같은 민화의 유행이 주변 환경의 영향과 교류에서 그 유행을 같이 했듯이 작금의 동양화 또한 서양화와 사진, 미디어와의 친연성을 보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자연과 인간을 말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작가가 고민하는 존재(being)자체에 관하여 은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작가론적 고민은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의 아미타를 대면하기 위한 16가지의 관상(禪定, meditation)처럼 무수하게 잉태되는 인식의 과정을 보여준다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11인이 펼쳐내는 즐거운 몰입의 여정은 풍부한 형과 색의 변주를 보여주며 새로운 동양화의 전통과 가능성을 마련해 주고 있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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