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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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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한 정해윤은 Euro 작가공모전(런던, 2007), 죈 크레아시옹 국제공모전 (파리, 2008)에서 수상하였으며, 홍콩 소더비(2008)와 다카르 비엔날레(아프리카 다카르, 2008), 뉴욕 아트오마이(Art Omi) 레지던시 프로그램, 버몬트 스튜디오(미국 2009)에 한국대표작가로 참가하면서 해외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2008년 런던에서 첫 개인전을 연 후 열리는 이번 전시는 두 번째이자 한국에서 처음으로 여는 개인전이다. 작가는 장지 위에 동양화 물감을 사용하여 서랍 이미지들을 화면 가득히 집적시키고, 그것들 사 이로 새와 나무, 풍경, 인간상 등의 자연적인 요소들을 자유롭게 배치시킨 그림으로 작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적인 서랍 그림들과 처음으로 발표하는 스테인레스 그릇 이미지의 신작들을 100-200호에 이르는 대작 크기로 만나볼 수 있다. 개체와 전체의 조화

정해윤의 서랍들은 화면 밖으로 쏟아져 내릴 것 같이 역동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어느 것은 돌출되어 그 안에 담겨진 이야기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어느 것은 뒤로 숨어 제 목소리를 비밀스럽게 감춘다. 하나하나의 서랍 유닛들은 각기 다른 기억과 욕망, 진실을 말하려는 것처럼 다양한 이미지들을 한순간에 내보이지만 그것들이 조합된 화면은 불규칙하고 위태로워 보이기보다는 마치 조각퍼즐들이 모여 하나의 상을 그려내듯이 전체의 하나로 다가오는 교묘한 조화의 순간을 만들어 낸다. 그녀의 작품에서 부분과 전체의 조화라는 주제는 미술의 훌륭한 화면을 구성하는 비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어린 시절일기장 속에 적힌 매일 매일의 흔적들이 오랜 시간 후 추억을 만드는 단초가 되듯이 하나하나의 서랍 유닛들이 분명한 고유의 성격을 갖으면서 제 모양과 색깔대로 전체를 형성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길 희망한다. 예를 들어 <집으로 가는 길 memory on the way home>에서 하나하나의 길은 헨젤과 그레텔이 집으로 가는 길을 기억하기 위해 떨어뜨린 빵부스러기와 같이 그것들이 모여 목적지에 도달할수 있는 지도를 완성해주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Seeing & Hiding>에서는 드러나고 뒤로 물러선 서랍들을 통해서 사회에는 보이는 진실과 감추어지고 은폐된 진실들이 존재함을 그리고 각자의 시각과 입장을 평등하게 고려한 조화로운 시각을 갖도록 유도한다. 

사회 속 개인이 짊어질 역할의 그릇

개별적인 요소들을 나열하고 그것을 차곡차곡 집합화하여 견고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정해윤의 그림은 개별과 전체가 불가분의 관계로 서로를 지탱하고 있음을 은유한다. 관절인형의 형상을 한 인간의 모습 또한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인간을 표현함과 동시에 다른 언어와 문화, 가치관과 환경적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고 각기 다른 모습으로 형성되어 가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곧 많은 부분들로 이루어진 전체라는 것을 보여준다. 부분과 전체의 조화는 개체와 개체, 개체와 조직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는 마치 우리 삶의 단면, 인간문명의 역사 속에서 계속되어온 개인과 사회의 관계와 양자 간의 조화라는 이상적인 지점을 꿈꾸는 것으로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한 개체로서의 우리들이 짊어져야할 역할과 책임감에 대한 당위성을 동반하는 것이다. 정해윤은 전체 속 개체로서 충실해야하는 역할에 대한 상징을, 날렵하고 매끄러우며 쨍쨍한 소리에 녹슬지 않고 쉽게 깨지지 않는 스테인레스라는 물질 속에 담았다. 특히 에서 150호의 화면을 가득채운 스테인레스 그릇은 개인이 느끼는 책임이라는 거대한 압박감과 찌그러지더라도 기능은 여전할 것 같은 그 믿음직스러운 단단함을 잘 보여준다. 또한 에서는 스푼이라는 매체를 통해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그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을 제시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혹은 이상적인 진실

이렇듯 정해윤의 그림이 말하는 메세지는 직접적이고 단순명쾌하며 솔직하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일반적인 사실들이지만 또한 현실적으로 간과하기 쉬운 명제, 이루기 어려운 이상향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녀의 그림을 읽다보면 이러한 도덕적인 일면을 마주하게 되는데, <선악과 나무 A tree of Good & Evil>에서 낚시대에 매달린 탐스러운 사과로 인간의 욕망을 경계하고자 하거나 <집으로 가는 길 Memory on the Way Home>, 역할 그릇 작업에서 거시적인 목표점을 위해 하나하나의 과정이 충실히 이행되어야 함을 역설하는 것이 그러하다. 보편타당한 진리를 말하는 것이 어느 정도의 교훈 적 정서를 담고 있고 이상적인 삶을 향하도록 우리를 독려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안에서 우리가 짊어 져야할 수많은 역할들, 때론 버겁지만 감내해야하는 짐을 토닥인다. 그렇기 때문에 정해윤의 그림은 빈 틈없이 견고해 보이면서도 인간적인 동감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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