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전시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전시상세정보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채집여행:탐구된 자연전

  • 전시기간

    2009-07-16 ~ 2009-08-27

  • 참여작가

    강민영,강신영,김성수,김수학,방명주,백기은,백연수,오예린,우주+림희영,윤정숙,이용석

  • 전시 장소

    이천시립월전미술관

  • 문의처

    031-637-0033

  • 홈페이지

    http://www.iwoljeon.org

  • 상세정보
  • 전시평론
  • 평점·리뷰
  • 관련행사
  • 전시뷰어
자연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창의성과 상상력이 결합된 12명 미술가들의 다채로운 현대미술 세계를 보여주는 전시




채집여행: 탐구된 자연
Trip to the Explored Nature


■ 조혜영 | 이천시립월전미술관 큐레이터


'채집여행: 탐구된 자연'전은 자연과 탐구를 주제로 창의성과 상상력이 결합된 12명 작가들의 다채로운 현대미술 세계를 보여준다. 생물학과의 현장실습인 채집여행은 육․해․공 동식물의 생물학적 연구 자료를 채취해 표본화하고 실험실로 가져와 기초 연구를 진행하는 활동이다. 초등학교시절 여름방학 과제인 ‘탐구생활’이 주로 식물과 곤충을 채집해 표본을 만들던 기초 수준의 학습이였다면, ‘채집여행’은 상위 개념의 진중하고 복합적인 성격으로 발전되어 나타난다. 전시는 10대와 20대를 거친 모든 이들의 학습기 동안 경험해왔던 낯설지 않은 이 용어가 예술가라는 특별한 크리에이터와 만났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개념의 확장을 작가의 시선으로 흥미롭고도 진지하게 보여주고자 한다. 유년기 식물채집의 추억을 섬세하게 떠오르게 하는 오예린, 인간과 자연과의 의미있는 관계맺음을 통해 성찰할 수 있는 강민영․김성수․이용석의 작품, 대자연과 예술적 상상력이 결합되어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보여주는 강신영․백기은, 세상과 우주의 생명의 근원을 진지하게 고찰하는 김수학, 나무와 동물 그 자연스러움이 따뜻한 안식처를 주는 백연수의 작품, 일상의 대상에 부여된 예술가의 특별한 시선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사물을 보여준 방명주․ 윤정숙 그리고 차가운 매체를 통해 따뜻한 이야기로 생명력을 그려낸 우주+림희영 등 미술가에 의해 ‘탐구된’ 자연(explored nature)이 예술이란 이름으로 다시 창작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주+림희영의 <푸른 물고기>는 물속이 아닌 잔디밭 위에서 두 마리의 푸른 물고기가 지느러미를 움직이며 느리게 숨을 쉬고 있는 모습을 담은 미디어아트이다. 색연필로 곱게 그리고 종이공예를 한 듯 오려 붙여진 물고기의 푸른 비늘이 섬세하게 움직이며 고른 숨을 쉬고 있다. 실시간 인터렉티브 플래쉬 애니메이션과 동영상으로 구성된 작품은 특별히 시간을 읽는 법을 알려주는 시계 역할을 한다. 꿈뻑꿈뻑 한번씩 열리는 눈동자엔 레이저가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현재 시각에서 잠시 멈춘다. 물고기의 지느러미는 하나씩 펼쳐지고 누적되어 분을 나타낸다. 이 두 가지를 체크하면 관람객은 현재시각을 읽을 수 있다. 시간을 거슬러 물속에서 푸른 지상으로 여행을 떠난 두 마리의 물고기를 밝은 동화적 색채로 표현하며 미디어란 매체가 주는 차가움을 따뜻한 색조와 상상의 이야기로 극복하고 있다. 사찰의 풍경(風磬)에선 쇳조각 모양의 물고기가 바람부는 대로 흔들리며 맑은 소리를 낸다. 산 위의 눈 뜬 물고기는 늘 깨어있어 현재를 직시하고 정진하는 마음가짐을 주지시킨다. 우주+림희영의 푸른 물고기는 직접적으로 시간을 읽는 방법을 보여주며 풍경 속 물고기처럼 깨어있어 현재를 직시하는 자세를 미디어라는 방편으로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




백연수는 자신의 일상을 통나무에 담아 드로잉한다. 따뜻하고 친근한 나무 덩어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네 다리 나무받침 위에 올려놓는 형식으로 동물들을 조각한다. 편안하게 얹혀진 동물들은 몽실몽실 흰털을 덮은 양, 옥색의 등껍질을 쓴 거북이, 듬성듬성 키 큰 나무 벌판 위에 손톱 크기만한 불곰, 그리고 등푸른 붉은 생선 고등어이다. 쓱쓱 거칠게 조각한 형태로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보다는 뚝뚝 잘라놓고 가볍게 색칠해 늘어놓은 작품들은 퍽 유쾌하다. 동물들과 어울려 함께 있는 은 작가의 창작공간인 작업대이다. 주부를 위한 주방 싱크대이면서 책상이고 작업실의 작업대로 복합성을 담고 있다. 각 쓰임새만큼이나 다양한 물건들이 놓여있어 여러 역할로 바쁜 일상을 소화하는 예술가의 분주한 생활이 느껴진다. 그 생산의 공간에서 톱으로 자르고, 끌로 쳐내고 사포질하며 바닥에 하나둘 모여 있는 작은 동물들을 낳는다. 우리는 날선 것처럼 날카롭고 빠르며, 삭막한 현대사회와 차가운 관계맺음이 익숙한 시대에 살고 있다. 작가는 기대고 싶은 큰 나무를 안겨주며 느린 손길이 담긴 동물들과 둥글둥글 어울리는 그림을 만들어 주고 자연스럽게 사는 느린 삶의 행복을 담아준다.




백기은의 드로잉과 가변 설치작들은 본래 한 몸에서 나와 새로 개체 분열 중인 생명체들처럼 서로 닮고 어우러져 끈끈한 생명의 그물을 치고 있다. 한편으로는 독립된 개체가 되었지만 기생하듯 서로를 떠나지 못하는 그런 존재들 같기도 하다. 작가의 머릿속에서 항시 꿈틀대다가 적당한 시점에서 세상 밖으로 내보내진-또는 뛰쳐나온- 이 정체불명의 유사 생명체들은 온전히 상상력의 산물이다. 작가는 연필과 잉크로 집요하고 세밀하게 드로잉하거나 밤새 생각나는 것들을 뜨개질하듯 알미늄 철사로 꼬고 짜낸다. 백기은의 드로잉은 마치 생명 탄생의 고됨과 신비감마저 느껴질 정도로 치밀하고 생산적인 완벽한 조화에 놀라움을 준다. 뭉글뭉글한 생물들은 작가의 머릿속에서 창조돼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와 현실세계를 탐험하는 중이다. 이들이 끈끈한 진액을 남기며 기어갈지, 동글동글하니 굴러갈지, 숨겨진 다리가 나와 걸어갈지 아무 것도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존재 자체가 예술 에너지의 멋진 방출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자신 안에 내재된 창의적 에너지와 감각, 거기에 창작 터전이 선물한 특별한 자연환경을 만나 예술가의 상상력은 증폭되고 운명과 예술이 하나로 만난다. 강신영의 <나무고기>는 빛바래지 않은 유년의 기억과 현재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만나고 있다. 그리고 꿈꾸는 자의 미래를 향해 아름다운 발걸음으로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오는 중이다. 고즈넉한 여주 작업실은 오래된 느티나무와 시간을 함께 담그며 동거동락하는 작은 못이 있다. 그곳에서 작가가 들려주는 나무연못과 나무고기의 탄생 설화는 독창적이고 신비로운 내러티브를 가지고 태어난다. 열을 가하면 부러지고 말지 부드럽게 휘는 성질이 없는 강한 물성체를 숙련되게 다루어 유연하고 섬세한 상상의 유기체로 조각해 내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작가는 지금 그대로의 시적(詩的) 풍광 속에서 오래된 시간을 낚아 올려내며 사유(思惟)하는 수행자처럼, 때로는 묵묵히 한길을 가는 듬직한 장인처럼 길을 열어가고 있다. 태고의 순수를 간직한 못에서 나무를 닮은 다리로 걸어 나와 세상을 향해 희망을 전달하는 나무고기는 마치 신화 속의 마술적인 신이자 메신저인 헤르메스처럼 반갑다. 언젠가는 날개 단 헤르메스처럼 나무다리가 아닌 나무날개를 달고 더 큰 희망을 뿌려주기 위해 비상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김수학의 조각은 차가운 금속재료인 알루미늄을 단조(鍛造)해 만들어진다. 장시간 두드려서 빚어낸 대형작품에서는 생명의 진동과 울림이 크고 진지하게 느껴진다. 씨앗이 발아되어 싹 트는 과정을 포착한 <세상의 모든 씨앗>은 눈길 닿지 않는 아주 미세하고 느린 세계를 현미경이나 확대경으로 관찰한 듯하다. 형태와 색채가 진지하고 사실적이며, 꼼꼼하고 완벽하게 단조된 작품은 흙을 뚫고 나온 강한 생명력을 보인다.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씨앗 알갱이가 감추고 있을 조화로운 생명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그것이 품고 있다가 보여줄 아주 큰 세상을 그려보는 것은 깊고 의미있는 느린 시선이어야 가능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잉태하고 있을 아직 애처로운 것들을 향한 작가의 애정어린 관심이 차가운 금속을 녹여 뜨거운 에너지로 변화시키며 생명의 신비를 진중하게 보여주고 있다. 씨앗 하나를 통해 나와 네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싹 트인 모습에서 우리들이 어디로 향해 가는지를 생의 길목에서 생각해 본다. 씨앗으로부터 태어난 우리는 티운 싹이 바람따라 날라가 제자리를 찾듯 세상과 자연의 흐름을 자연스레 따를 때 진정 아름다운 코스모의 일부가 될 것이다.






채집여행: 탐구된 자연( Trip to the Explored Nature)
주최
이천시립월전미술관
기간 2009. 7. 16(목) ~ 2009. 8. 27(목)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장소 이천시립월전미술관 1층 1,2전시실
참여작가 강민영 강신영 김성수 김수학 방명주 백기은 백연수 오예린 우주+림희영 윤정숙 이용석

| 이천시립월전미술관 WOLJEON MUSEUM OF ART ICHEON
| 경기도 이천시 엑스포길 48번지(설봉공원 내)
| Tel. +82.31.637.0032~3
| www.iwoljeon.org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