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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코 to 뭄바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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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징마켓의 주역으로 꾸준히 그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러시아 인도 작품은 문화적 유구성과 전통을 반영하면서 현대성과 철학 및 사회의 다층구조와 맞물려, 특유한 색채를 선보이고 있다. 그 중 1부인 러시아 작가전은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더욱 주목 받게 된 러시아 대표작가 AES+F와 BLUESOUP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Moscow to Mumbai
- 러시아 인도 작가 3인展


러시아 작가展 2008.04.05-05.31
작가 _ AES+F , BLUESOUP

인 도 작가展 2008.06.20-07.31
작가 _ PRJAKTA POTNIS PONMANY 외



브릭스(BRICs) 국가 중 하나인 러시아는 지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8%에 달했고 외국인투자가 급증하는 등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면서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최근 정치 외교 경제 등 각 다양한 부분에서 약진하고 있어 냉전 이후 잊혀졌던 영광을 다시 찾아 가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관심 가운데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분야는 바로 '예술'일 것이다. 극동에서 유럽까지 연결된 거대한 영토와 여러 민족들이 제공하는 '문화적 다양성'과 예술의 자유가 억압 받기 이전에 이미 화려하게 꽃 피었던 문학, 미술, 무용 그리고 음악에서 '성취'를 새삼스럽게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급격한 자본주의화와 자유의 물결은 러시아 현대 미술을 새로운 차원으로 실현 시키고 있다. 아티스트들은 과거의 이념, 체제, 정치, 경제 그리고 문화의 잔재와 기억을 작품에 반영하고 더불어 그들이 겪고 있는 현재의 변화와 이상 등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4명으로 이루어진 AES+F는 모스크바에서 활동하는 러시아의 유대인 아티스트 그룹으로 건축을 전공한 타티아나 아자마소바(Tatiana Arzamasova), 레브 에브조비치(Lev Evzovich), 그래픽 아트를 공부한 에프게니 스비야스키(Evgeny Svyatsky) 등과 1995년 합류한 사진작가 블라디미르 프리케스(Vladimir Fridkes)가 각자의 이름의 이니셜을 넣고 탄생하였다.
세계시장의 꾸준한 주목을 받다가 작년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 이후 더욱 입지를 굳힌 AES+F는 각기 다른 분야의 구성원들이 만들어낸 이질적인 소재들로 러시아 작가만이 가질 수 있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색다른 공간을 창출해낸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모델들은 볼쇼이 발레 단원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무기를 휘두르고 있다. 모든 것이 팽팽한 긴장의 순간임에도 유혈의 흔적은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놀라울 정도로 반짝이는 상처 하나 없는 아이들의 피부는 극적인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 배경 또한 군대의 야영지와 탱크, 일본식 절과 중국식 용, 그리고 고딕 건물이 존재하는, 다문화가 뒤섞여있는 특별한 공간을 구현함으로써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요소요소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흥미진진한 긴장감이 선사해 주고 있다. 1990년대에서 현재까지 소비에트 연방에서 러시아가 되기까지의 사회적 배경은 이들 작업에 결정적인 메타포로 작용한다. AES+F의 작업은 냉전시대의 이미지에 익숙한 후기 소비에트 연방의 사회적 시스템과 문화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여기에는 전체주의적인 반전이 숨겨져 있다. 소비에트 연방을 겪은 작가들에게 대중매체는 현실을 조작하여 그렇게 보이는 것의 질서를 부과하는 정치적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20세기의 전쟁은 www.americasarmy.com을 통해 보여지는 비디오 게임과도 같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걸프전은 이미지 없는 전쟁이었던 것이 아니라 미군 사령부가 완전히 통제한 영상으로 포화된 전쟁이었다. 군사 전략은 CNN 채널이 그 원칙적 수행자였던 형상화의 정치적 전략이 곁들여져 있다.



군복을 입은 아이들의 세상인, 공격하는 자와 희생자의 구분이 사라진 '파라다이스'는 새로운 미래이다. 글로벌리즘과 다문화주의라는 미명하에 하나로 연합된 유럽의 조화로움을 부르짖는 서구의 의도를 무색화시키면서 그들만의 사회적 영역에 관한 놀이를 한다. 작가노트에서도 밝혔듯이 이 작품 속 세계에서 재현되는 순간은 이데올로기, 역사, 윤리의 끝을 찬양한다. 이들은 후기 소비에트 연방 국가의 지적인 위기와 함께 또한 국가적 정체성과 개인적 정체성의 문제와 함께 얽혀져 있는 작업을 한다. 또한 이들은 '소셜 리얼리즘'(Social realism)이 추구했던 사회주의 유토피아를 가상현실에서의 유토피아로 대체하고 있다.
이렇듯 이 그룹은 사춘기 이전의 아이들, 군사 무기와 프로파간다 형식 그리고 온갖 문화적 요소들을 디지털 몽타주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은 바로 가장 급진적이고 에로틱한 모든 상상이 가능한 가상의 3차원 세계와 그 세계 안의 유일한 정체성인 기존 체제, 사회를 전복시키는 최후의 폭동(Last Riot)라는 특성일 것이다.

AES+F와 함께 전시되는 BLUESOUP는 1996년에 결성된 비디오 매체를 사용하는 젊은 아티스트 그룹이다. 알렉스 도브로프 (Alex Dobrov) 다니엘 레베데프 (Daniel Lebedev), 발레리 포트코넨 (Valery Potkonen), 알렉산더 로바노프(Alexander Lobanov)가 모여 사진과 영상으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들의 작업은 웅장한 자연의 산과 호수들을 사진 작업으로 표현하는데, 라이팅 박스 안에 보여지는 이미지들은 러시아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허상임에도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신비한 느낌을 준다. 매우 뛰어난 기술들로 정교하게 창조해낸 이 풍경들은 완벽한 재연의 틀 안에서 작위적인 디지털 이미지의 여운을 남김으로써 우리들의 자연에 대한 서정적 감응에 인공적 잔상의 파장을 만들어 낸다.
BLUESOUP이 집착하는 것은 재현의 오브제가 아니라 부재, 부조화 그리고 이런 상황이 주는 낯섦 등의 양가적 감정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이는 테크놀로지, 매체와 재현 대상에 대한 실험이면서 동시에 러시아가 역사적으로 추구했던 혁명, 서구화에 대한 희망과 일시적인 절망이 형성한 허무주의적 전통의 영향으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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