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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중효 - 눈꽃 속의 봄 나들이

  • 전시기간

    2008-02-27 ~ 2008-03-11

  • 참여작가

    鞠重孝 KUK JUNG HYO

  • 전시 장소

    빛갤러리

  • 문의처

    02-720-2250

  • 홈페이지

    http:// www.vit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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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노래하는 화가 -국중효 화백

허형만 | 시인, 목포대 교수


늙어 온몸에 검버섯으로 덮인
오랜 고목도
그의 붓 끝에 닿아야 꽃을 피우니
봄날이면 피어나는 매화도 산수유 꽃도
그저 철되어 피었으리니 생각은 착각이다

아무리 오랜 고목도
한겨울이면 봄을 준비하고
마침내 화사한 꽃을 피워낼 수 있음은
어둠이 출렁이는 한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오직 그의 붓 끝이 불어 넣은
생명 때문임을 우리는 알고 있나니
오직 그의 불꽃같은 정신이 뿜어내는
빛살 때문임을 우리는 알고 있나니

또한 그의 한량없는 붓끝이
쓰러지는 고목을 일으켜 세워
마침내 숨소리 술렁이게 하고
밝은 햇살을 토해내며
생명의 노래를 듣게 하는 힘이 있음도
우리는 알고 있다.



국중효 예술세계
눈꽃 속의 봄 나들이


정금희 | 미술평론가. 전남대학교 교수


오늘날 지구 온난화로 점점 따뜻한 겨울로 변해가고 있는데, 그에 반해 올 겨울은 아득히 깔린 길 위에 눈 덮히는 날들이 이어져 역시 추운 계절답다. 그렇게 추운 시간일수록 어느 산골 양지녘, 어느 마을, 어느 뜰 보이지 않는 곳에 어여쁜 봄이 꽃망울을 깊이깊이 간직하며 봄날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짧은 봄, 아직 뼛속 깊이 머물던 계절이 지나가기도 전에, 온 천지가 죽은 듯이 마른 가지 마른 빛깔로 건조하게 서있을 때 기적처럼 피어나는 매화꽃을 본 사람은 자연의 신비로움과 생명의 존엄성에 가슴 벅차오름을 느낄 것이다. 차가우면서도 화사한 분위기의 매화를 바라보는 마음에는 이미 찬란한 꽃바람이 일렁거린다.
화가 국중효의 근작 중에는, 매화가 화면을 압도한다, 아예 하얀 꽃밭, 흰 벌판으로 뒤덮이던 배꽃이 눈부시게 빛나던 소개에서 매화로 옮겨오면서 표현 기법 역시 더 대담해졌다. 배밭 풍경들이 옹기종기 이야기꽃을 피우는 포근한 가족을 떠올리게 한다면, 매화로 가득한 화면은 아름다운 대상을 마주하고 주체할 길 없어 하는 한 예술가의 초상 같다. 아니 어쩌면 형형한 눈빛을 한 선비의 꼿꼿한 자태를 그렇게 표현했는지도 모른다. 매화꽃 한 잎이 다르고 무더기로 흐드러져있는 모양이 다르고 가까이서 멀리서 풍겨나는 매화향이 각각 달라 그 모습을 담아내기에도 숨 가쁜 듯 잔잔하기만 한 화면이 기운생동으로 가득하다.



매사에 세심하고 꼼꼼한 성품의 국중효는 작품에 있어서도 구성이나 조형성이 아주 치밀하고 정치하지만 매화꽃을 담아내는 작품에는 작가의 감성이 절제되지 않고, 매화를 맞이했을때의 그 최초의 흥분된 감정이 되살아나는것 같다. 매화밭에서는 이상하게도 첫사랑의 떨림같은 너무나 짧아서 안타까운 불멸의 청춘같은 이미지가 감돌아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국중효의 작품에서 매화와 함께 시선을 사로잡은 소재는 지리산 기슭 구례산동마을의 산수유 꽃들이다. 산비탈 아래부터 마을초입에 이르는 산동의 봄은 아우성 치는 봄의 기별같은 것이였다. 그에의해 노오란 봄이 명산 지리산을 온 화면에 가득히 물들였는데 그 빛깔은 고목에서 소생하는 생명의 환희, 생기의 힘이었다. 산수유 꽃에 심취된 작가는 산수유 열매가 영그는 산동풍경을 빨간색 계열로 화면을 구성했다. 작가의 고백에 의하면 ‘작품에서 빨강을 찾은것은 거의 최초라고’ 밝힌것을 보면 또한 새로운 발견이라 할 수 있다.



국중효는 한 시절 풍미하는 미술사조나 걷잡을수 없이 새로움에 속도로 현기즐을 일으키는 현대미술의 유행에 초연하면서 서양화에 있어서 회화가 추구하는 궁극의 지향점에 충실한 작가이다. 그것이 때로 세상에 홀로 동떨어진 느낌을 지우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지형을 개조해 가면서 까지 개벽을 이뤄 나가는데 대상이 주는 감흥에 몰입하여 예술세계를 펼쳐나가는 작가를 오히려 귀하게 여긴다.
그렇다고 국중효는 스스로 이룩한 조형성 만을 고집하는 것만은 아닌것 같다. 섬세하고 심지굳은 작가의 성품마냥 그의 조형세계는 ‘느리게 느리게’ 변해왔다. 그는 작품의 소재나 기법, 작품의 감정이입해 가는 양상에서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며 어느새 다른세계 다른면모를 보여주곤 한다.
그의 예술세계의 변천을 개략해 본다면 석불의 조형화를 시도한 ‘해탈’, 산동네 판잣집을 그린‘우리동네’, 배밭의 이미지를 담은 ‘아낙네’시리즈로 이어지면서 꾸준히, 더디게 변화해 왔다. 기법또한 작가가 고심 참담한 대목이다. 서양화지만 우리것을 소재로 한 우리 미학을 담기에 가장 알맞은 기법으로 화강암의 마띠에르를 사용했다. 이 작업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한 없이 더디고 공력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다. 투박하면서도 우둘투둘한 화강암의 질감을 표현하기에 좋은것은 나이프의 칼날같은 느낌이 아니라 수없이 덧칠하면서 밑색을 우려내여 발색하게 하는 반복된 붓질에서 가능한 것이다.



국중효 예술의 조형세계는 화강암의 표면처럼 조성시킨 화면 질감의 두드러진 조화와 짜임새 있는 구성, 대상을 명확하게 단순화 시켜 평면적이 전개로 화면의 질감을 더욱 부각 시키며 특히 그가 즐겨 사용한 흰색, 보라색, 초록색 등에서 무궁무진한 색조의 분위기를 연출 시키고 있다. 각각의 색채에서 얻어진 미묘한 색조의 변화는 국중효가 오랜세월 동안 쌓아 이룩한 연륜으로 완숙한 기교를 뽐낼수 있는 그만의 독자성을 창출했다.
작가의 꽃을 향한 여정은 이른봄에서 시작된다. 살아있는 어느한순간도 꽃을 생각하지 않은적이 없는 작가의 꽃을 통한 세상과의 소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꽃은 생명의 기적이다.
자연을 고즈넉하게 바라봄이 있는 그 눈길에는 언제나 꽃만이 밟힌다. 그래서 꽃이 있기에 이 봄이 진정한 봄이 되는것이다.
국중효는 석불, 배밭, 아낙네, 산촌동네 등의 친근한 소재로 자연과 인간의 친화력을 조성하며 따뜻한 감성을 유발 시키고자 했다. 그리하여 물질주의에 사로잡힌 메마른 현실 보다는 영롱한 정신을 우위에 둔 인간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여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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