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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자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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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과 다른 문화, 환경에서 물질, 육체, 정신과 영적 세계를 관찰하고 대입, 시켜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아이러니 하게 표현하는 이번 전시는 복합장르로서 주제에 대한 표현의 확장을 이룬다.
Rencontrer l'essence de l'?tre au voyage
여행에서 만난 존재의 본질






김미진 | 예술의 전당 예술감독, 홍익대교수



아름다움이 지니는 내적질서의 균형은 자연과 자유 사이의 진정한 중간영역이며 그 양자를 결합하는 영역이다.(1)



이 시대는 많은 매체의 등장과 디지털 혁명으로 수많은 이미지가 새롭게 생산되며 복제되어 범람하는 시대다. 또 예술의 형식도 전통적인 장르뿐만 아니라 다양한 혼성매체에 의해 범위가 확장되어 수많은 조류를 탄생시킨다. 어느 시대나 작가들은 낯선 영역과 표현에 도전하며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것은 처음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어느새 인류의 정신세계를 확장시키며 발전이란 명분을 통해 역사에 자리 잡게 된다.



섬유, 패션, 텍스타일 디자인, 건축, 회화 등을 전공한 서자현은 자연스럽게 그녀가 다루었던 매체들을 조합하여 자신만의 독창적 표현으로 작업한다. 작품의 주제는 많은 여행경험을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과 다른 문화, 환경에서 그녀가 쭉 관심을 가져온 철학적 명제인 물질, 그와 접한 육체, 그리고 더 나은 세계(신의 영역)로 나아가고자 하는 정신과 초월적인 영적세계를 관찰하고 대입시킨 것이다. 그리고 캔버스라는 정해진 물성에 사진, 섬유, 회화라는 세 가지 다른 형식을 혼용해 표현함으로 오늘날의 변종된 문화(포스트모던)안에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주변의 친숙한 인물부터 남미, 아프리카, 유럽각지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서 관찰되고 느껴진 작가의 경험은 현실 그대로의 인물이지만 그 안에서 그들이 살아온 삶을 엿보게 된다. 기타를 치는 노숙자, 보따리를 들고 헤매는 노파, 거북이 등 안에 들어간 안내원 등에서 인간적 삶뿐만 아니라 신의 영역으로 대입된 불쌍함과 구원에 이르기까지 복잡하면서도 총체적인 인간의 근원적 문제에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주변의 평범한 인물들을 관찰하며 여러 가지 사회적 종류의 상징성을 가진 인물로 대입시키고 그들의 거듭남에 대한 행보를 때로는 성스럽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아이러니하게 표현하고 있다.

서자현은 여행 중에 만나게 되는 사람, 장면들을 순간적인 감각으로 사진을 찍고, 컴퓨터의 포토샵을 통해 변형시키고, 캔버스에 스캔을 받고, 그 위에 드로잉을 하거나 색채를 사용해 그림을 그린다. 다시 캔버스를 잘게 자르고, 잘린 천들을 금색실로 규칙적으로 묶고, 그 틈새에 금색의 구슬들을 붙이거나 화면에 마티에르로 사용한다. 사진, 섬유, 회화의 표현기법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표현되어진다. 서자현이 혼합장르를 사용하는 것은 미술사적인 새로운 방법론의 제시이기도 하고 주제의 표현의 확장이기도하다. 그것은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고, 이질적인 것의 속박을 풀고,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영적인 범위를 넓혀나가고자 하는 실험적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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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카시러/박지형옮김, 르네상스 철학에서의 개체와 우주, P.242, 민음사,1996 질료(육)의 수집, 표현(혼)의 혼재, 내용(영)의 부활



데카르트는 육체에 일어나는 모종의 변화에 따른 지각인 의식적인 상태를 정서, 정념이라고 표현하였고, 성경에서는 ‘거듭 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서자현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영, 혼, 육의 세 가지 단계를 그녀의 작업에 대입시켜 질료(육)와 표현(혼)과 내용(영)으로 표현하고 발전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만나고 경험하게 된 환경과 인간들을 물성에 대입시켜 표현하는데 그녀가 기록한 여행을 통해 현실에서는 잘 보기 힘든 야생적이며 객관적인인 형태는 더욱 생생하고 실감나게 와 닿는다.

서자현은 여러 겹의 표면을 만들어내며 육적인 실존의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면서 영육간의 교통과 거듭남을 표현한다. 가까이서보면 물질의 현란함과 테크닉의 다양함속에 형태를 알 수 없으나 조금 뒤로 물러서 보면 드러나는 형상을 보게 된다. 선으로 간략하게 드러낸 구상적 형태와 표면의 극도의 장식성, 금색, 캔버스의 찢고 묶고, 구슬을 붙이는 과정의 추상적 형태는 서로 혼용되어 마치 팝 아티스트 라우센버그가 표현한 ‘오브제 팔레트’를 한층 더 발전시킨 것 같다.




규칙적으로 찢어진 표면, 그리고 금실로 묶음, 그 사이로 붙여진 수많은 작은 구슬은 작가의 실존에 대한 강한 의지 및 관계 항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것은 한가지만의 장르가 주는 고정적 관념에서 다양한 장르를 혼합하여 부동적 장애로서가 아닌 해체로서 변화의 의미를 부여한다. 작가가 사용한 재료는 진짜가 아닌 현란한 금색의 구슬이며, 컴퓨터에서 조작된 색채고 인조로 된 금실이다. 가짜질료와 혼합된 장르의 기교는 비트적인 감각이며 붙이고, 묶는, 시간을 요하는 수공과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본질적 고상함이며 작가는 이 모두를 실험하고자 한다. 찢어진 단면과 실로 묶는 행위는 인물들이 살아오면서 만나게 되는 연쇄적인 관계의 사슬이며 반복적이기도 하고 새로움이기도 한 경험이다. 그리고 단면 그 하나하나를 펼쳐 보게 되면 긴 시간의 연속성으로서 삶의 여정이다.


그녀의 인물들은 때로는 기하도형이나 물질 속에 갇혀있거나 어두운 화면에서 방황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들의 얼굴은 사악하게 보이기도하고 인간의 육적 속성을 내보인다. 하지만 연속적인 시리즈작업을 통해 그들 역시 구원받는다. 그녀가 표현한 빛의 표현과 가끔 비워두는 형태로 그들이 만나게 되는 형이상학적 유토피아의 정신적 안식처이다. 물질이 우위에 있는 오늘날 유혹에 빠진 아담과 이브들이 십자가에 의해 거듭난 피조물로서 나아가기가 어느 시대보다 힘들다. 작가는 만난 사람들이 현실 안에서 흠과 죄와 허물로 얼룩진 것 같으나 실제 그 사람 안에서의 순결함을 발견하고 또 구원받기를 원하는 신의 마음이 대입되어 결국은 최종 목적지 빛으로 향하게 한다. 서자현의 작업은 마치 바그너의 긴 오페라를 보는 것 같다. 삶의 흔적에서 보이게 되는 기억의 파편들, 지옥과 천상의 이미지들, 자아, 영적 신성함 등 인간의 모든 존재론적 숙명이 모두 담겨 있다.





그리고 그녀의 편집적인 이미지는 우리시대의 어디로 갈지 모르는 갈겨 찢겨진 문화를 대변하며 금빛으로 영적거듭남을 제시하며 희망적 메시지를 담는다. 한편의 거대한 존재론적 인간의 삶에 대한 서사시는 설명적 이미지와 시각의 혼돈 모두를 사용해 작품에 배태시키고자 한다. 40대의 왕성한 영, 혼, 육을 가진 작가의 수집된 질료와 심오한 내용의 주제탐구에 대한 에너지 넘치는 작업은 앞으로 더욱 자기언어로 발전시키며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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