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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송 개인전_ 심연의 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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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시 명  :  임채송 개인전_ 심연의 저편 beyond the abyss

▪  전시장소  :  갤러리 도올 

▪  전시일시  :  2022. 10. 7 (금) - 2022. 10. 23 (일) (총 17일, 휴무일 없음)

▪  관람시간  :  [매일]  11:00 - 18:00

▪  입 장 료  :  무 료

▪  전시장르  :  회 화 



「잠식당할 곳 #2」, 리넨에 유채, 162.2×130.3㎝, 2022


▪  전시취지 


작가의 그림은 분명한 형상으로 리얼함이 있지만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는다. 그보다 현실과 무의식이며, 이성과 욕망, 주체와 타자 사이에 경계로부터 나타난다. 색채의 화려함과 사물들이 즐비하지만 어느 순간 추상이 된다. 경험의 측면에서 현재가 있지만 사물들이 오브제처럼 변화되는 장면으로 초현실적이다. 지나친 우울함도 없으며 밝다고만 볼 수 없는 신비한 느낌으로 공간을 차지한다. 아치형에서 등장하는 사물들, 이곳에서 만큼은 주인공 이듯이 작품들은 그러하다. 패턴이 있으며 연결통로처럼 사각형과 원형이 있다. 애니메이션 같기도 하며 꿈같은 풍경이다. 평면 안은 현대 미술의 성격에서 일상적이나 비현실적인 것을 전제로 한다. 예술이란 성격 자체가 재현보다는 보이지 않는 영역을 보여주려는 것이기에 정답이 없는 것으로 창작자의 사적인 이야기가 수반됨은 당연하다. ‘심연의 저편’은 상식을 비트는 이야기로 깊이 들어가면 어렵고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공감받고 싶어 하는 양상이다. 꿈과 환상이 난무하는 현실보다는 저너머에 있을 것만 같은 공간으로 침잠해 들어간다. 어떤 것을 확연하게 드러내지 않는 기호화된 사물들이며 경험에서 비롯된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기억하듯이 장면은 연속적으로 달라진다. 공통적인 면도 있지만 사물들이 공간을 얼마만큼 장악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강박적이다. 다시 안정을 찾듯이 창문을 통해 사물들을 볼 수 있으며 무게 중심을 이루며 제자리를 찾는 저울은 자아 찾기의 방향을 제시한다.


작업의 오랜 주제로서 불안은 그림의 소재가 되어 주었지만 자신을 찾아가는 수단일 것이다.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결과의 아쉬움 아니면 단순한 욕구불만의 느낌일까. 깊어지면 우울이 되어 돌아오는 감정은 묘하다. 언제부터인가. 개인에 삶에 관련한 다양한 것들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각자 자유로운 삶이 영위돼야 하지만 근대화의 물결은 개인을 홀로 내버려 두지 않는 않는다. 관계의 지향 속에 나와 다른 이는 서로가 알지 못하더라도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야 하는 세상 속에 놓임이며 고독은 현대인에게 필수이다. 문득 찾아오는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때로는 나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사회이며 자신이 신념을 갖는다는 것은 갈등의 연속인 것이다. 형상을 덮는 컬러들. 대체로 짙은 편이며 인위적인 면도 있다. 오감을 자극하듯 강렬함을 남기며 중첩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한 여정이다. 작가만의 시선 속에 던져진 사물들이며 평면 안에서 변화를 꿈꾼다. 매 순간 고정되지 않는 감정을 알아보듯이 세상을 살피는 일이며 나 자신을 돌보는 일이기도 하다. 삶에 관한 이야기로 욕망의 상징은 분출되어 그림이 된다. 단순하게 바라보면 무질서가 질서로 잡히는 모양이며 이는 반복된다.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상징은 상호 유기적 관계에 놓인 현대사회를 연결시켜 놓는다. 나와 다른 이의 균형, 조화, 소통을 원하는 양상에 그림 안은 인간의 정서를 대변한다.


● 작업노트 ●


 공간의 주체는 그곳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다. 공간은 그들의 감각과 경험으로 무한한 변화를 반복하며,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우리는 자신이 속해있는 공간 속에 삶의 의미를 끊임없이 탐색한다. 이는 복잡하고 흔들리는 감정 속에서 캔버스의 틀에 보다 진실한 이미지를 그리기 위한 행위와도 유사하다. 영화에서 공간 연출로 주인공의 심리를 극대화하듯, 본인에게 공간은 불안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공간으로 재구성한다. 불안은 늘 가까이 존재하며 미로 속 보이지 않는 출구를 찾는 미스터리적 관점에서 보면 흥미롭다.


 화면 속에 상징적 오브제들을 배치하거나 서로 무관한 공간들을 중첩, 재배열하는 방식으로 초현실적 풍경을 표현한다. 불특정 오브제들의 나열은 그림 속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 단서들로 시선을 머무르게 한다. 이는 심리적 직관으로 인위적 색채와 멈춰진 풍경으로 조작된 낯선 공간이다. 익숙한 관계가 일상의 질서를 벗어나 뜻하지 않은 장소에 놓임으로써 합리적인 의식을 초월한 세계가 전개된다. 자신 앞에 제시된 공간을 넘어 저편을 보려는 의지는 자아를 마주하는 공간으로 데려간다. 때로는 그곳은 불편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안식처를 만들고자 하는 삶의 원동력으로 작용하여 끊임없이 투쟁하는 일상의 모습과 비슷하다. 강렬한 색채, 단정한 구조물이 이를 대변하듯 평면에 담담히 그려진다.


 우리는 마음의 공간을 들여다볼 여유를 갖지 않고 살아간다. 때로는 그곳을 거닐며 자신과 마주할 시간이 필요하다. 작품 속 공간을 응시하다 보면 관객의 상상력을 끌어내며 그들 자신만의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고 경험하길 기대한다.


─ 심연을 들여다보기 위해서 눈을 감고 상상해본다.

그럼 벽의 온도, 공기의 무게, 소리의 질감, 바닥의 밀도가 스쳐 강렬하고 선명한 기억을 남긴다. 나는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 경계의 선을 짓고 선명한 벽을 겹겹이 쌓는다. 


─ 가장 차가운 시간과 가장 뜨거운 심장을 팽팽하게 줄로 이어 중심을 잡아본다.

아슬했지만 지나고 보니 모두 아름다운 삶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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