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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안평 안견 창작상 수상 작가 초대전 김근중 개인전: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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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시 명  :  제4회 안평 안견 창작상 수상 작가 초대전 김근중 개인전 ’존재‘               

▪  전시장소  :  갤러리 도올 

▪  전시일시  :  2022. 7. 4 (월) - 7. 13 (수) (총 10일, 휴무일 없음)

▪  관람시간  :  10:00 – 18:00 (점심시간 12:00-13:30)

▪  입 장 료  :  무 료

▪  전시장르  :  회 화 

▪  전시취지  :  

갤러리 도올은 현재 한국 미술의 전통을 잇고 동시대를 이끌어가는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작가에게 ’안평 안견 현창 사업회‘로부터 창작상을 수상한 김근중 작가의 개인전을 갖는다. 존재를 탐구해온 작업 중 단색화 계열을 선보인다.


▪  전시개요  :  

존재를 탐구하는 화가로 알려진 김근중은 여전히 존재 자체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을 멈추지 않는다. 이번 전시에서도 물음은 작가의 평생에 걸친 작업의 화두로 등장한다. 해체하면서도 현상을 거스르지 않고 순간의 포착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을 잡아낸다. 


물체의 제시라 봐도 무방한 그의 근작들은 수많은 덧칠 혹은 겹겹이 부착된 거즈의 응결된 집합체로 쌓여있다. 이 질료들은 직관적으로 색채의 표현으로 보이지만, 그 밑에는 보이지 않은 수많은 색의 층이 쌓여있다. 이는 우리의 현재가 마주하는 과거의 수많은 사연, 서사, 사유들이 내면화되어 우리에게 지금 마주치는 존재 혹은 표상(表象)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원래 선악이란 없다. 선악이라는 생각만이 있을 뿐이다. 고로, 지지고 볶고 사는 세상이 꽃세상이다.” 라는 작가의 말에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반복적인 구상화-추상화-단색화 활동의 바탕에 자리 잡은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이것은 전시 제목에서도 일컫듯 ’존재(Natural Being)‘에 대한 정체성을 스스로 묻고 그것을 모두 긍정하고 마지막 하나까지의 생명력을 표현하기 위한 커다란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하고 싶다. 1980년대 시작되어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단색화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활동을 간략히 소개한다. 


동양 정신에 대한 고민의 결과로 자유로움에 다다른 작가는 초기 활동으로 거대한 크기와 화려한 표현이 더해진 벽화에 매력을 느끼고 고구려벽화와 돈황 벽화의 예술정신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포스트모던한 벽화를 제작하여 ‘김근중현대벽화전(1990)’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발표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화려한 색상과 형상이 빼곡한 그림 속에서 여기저기 박락되고 훼손된 곳을 짚과 진흙으로 보수하거나 그림이 떨어져 나가 희미한 채색의 흔적만이 남아있는 벽면들에 오히려 매료되었고 다양하고 화려한 수식이 사라진 텅 빈 공간이 더 깊은 말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은 작가는 그림에서 형상을 지속적으로 지우고 사라지게 만들었으며 역사와 형식에서 우리가 사는 현실, 삶 속으로 돌아와 이 세계에 존재하는 나란 존재는 무엇이고 타자들, 나아가 대자연의 존재들은 또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른 결과로 1999년 일본 켄지다끼 갤러리 개인전에서는 완전히 형상이 사라진 작품을 발표하고 몇 년간 단색 계열의 작품 활동을 지속하였다. 그러나 약 십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같은 주제와 표현 행위의 반복은 작가로 하여금 새로운 시도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였고 2000년대 중반 전시 중이던 12폭 모란 병풍을 보고 홀리듯 모란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화면에 가득 찬 화려한 모란의 색상, 동일화면의 12번 반복은 현대적 조형 어법을 연상시켰으며 작가에게 동양화전공으로 처음 사생으로 그렸던 것도, 대만 유학 시절 고궁박물원에서 본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이 오대 시대의 모란이었다. 

그 후 2014년 여름까지 10년간 모란을 줄곧 그려오다 다시 한번 변신을 꾀하게 되었는데 2014년 고려대학교 박물관 개인전을 통해 모란꽃 또는 꽃, 나아가 대자연 존재들을 상징하는 추상화를 발표하였다. 꽃의 형상이 주는 제약성, 감상자의 상상력을 차단하는 구체적인 형상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작가로서는 존재의 표현을 확보하고 감상자의 자유로운 상상을 제한하는 것을 극복하였다. 

이후 존재에 대한 내면 성찰을 지속하며 2017년경부터 다시 단색계열의 작업을 시작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작가란 존재 즉 대상으로서의 존재에 대한 성찰을 통해 구현한 꽃, 추상표현, 단색화는 조형 어법만 다르지 실은 하나이다. 삼라만상, 즉 존재에 대한 상징이고 환유이며 누구나 내면에 가지고 있는 욕망(사실화), 감정(추상표현), 정신(단색화)의 마음 상태를 드러낸 것일 뿐이다. 마음은 욕망, 감정, 정신이 함께 관계하며 현실에 적절하게 대응하며 드러나기 마련이지만 그 한계나 명확한 구분 역시 애매하다.


김근중 작가노트  


예술은 생각과 

영원한 평행이다.


예술은 틀 밖의 소식이다.

고정관념 안에서 살아있는 예술을 만나기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예술은 애초에 틀이 없기 때문이다.

예술이 생명을 갖기 위해서는 

틀이 틀이 아니어야 하는 것이다. 


예술은 틀이 없기에 허공을 나는 새에 종적 없음과 같다.

흔적이 없어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고 알래야 알 수가 없어 오직 찾는 놈이 사라지고 모르는 놈만 남아야 한다. 이처럼 예술은 모르는 것과 만날 때 문득 광야가 펼쳐진다. 

두려움과 호기심이 가득한 예술의 들판, 아무것도 모르기에 모든 것이 살아있음이다.


화면 위에 펼쳐지는 것들, 덧 붙히고 긁어내고, 칠하고 지우고 또 칠하고, 무수하게 반복되는 동안 생겼다 사라지는 수 많은 흔적들은 바로 우리 존재들의 생명의 서사시임과 동시에 진면목이며 바로 내 존재의 모습이다.        


2022. 5.     김 근 중



Natural Being (存在)21-6, 162x130cm, Pigment/Mixed Media on Canvas,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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