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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스전: 지질학적 베이커리-화강암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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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학적 베이커리-화강암의 맛》


- 베이커리로 변신한 전시장, <지질학적 베이커리> 합정점 
- 퍼포먼스, 공연, 연출, 워크숍 등 다방면에서 활동한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유머를 살펴볼 수 있는 프로젝트  
- 2019년부터 진행한 프로젝트와 2020년 연계 투어 프로그램 <빵산별원정대>의 탐구 과정 공유
- 어렵고 낯선 지질학적 감각을 일상에서 익숙한 빵과 연결, 매일 베이킹을 통해 오후 3시 지질학적 빵을 선보여  
- 땅을 근원적으로 이해하고, 매 순간 움직이고 변화하는 자연과 현상의 감각할 수 있도록 제안


합정지구는 7월 2일(수)부터 8월 1일(토)까지 합정지구(서울시 마포구)에서 안데스(1979~) 작가의 전시《지질학적 베이커리-화강암의 맛》을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9년 선보인 <지질학적 베이커리> 프로젝트의 연작으로 작가는 《지질학적 베이커리》(2019, 팩토리2)와 같은 방식으로 합정지구 전시장을 베이커리로 변환하고, 이듬해 기획·진행한 프로젝트 연계 투어 프로그램 <빵산별원정대>의 과정과 활동을 공유한다. 

2017년 남아메리카 버스 여행 중 작가는 창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산맥과 산을 바라보다 문득 산 형상의 기원과 원리에 궁금증이 생겼고, 문득 산이 기울어진 ‘케이크’의 형상과 겹쳐서 연상되었다. 이어 작가는 모든 산이 빵으로 보이기 시작했고 빵을 만드는 베이킹을 원리를 이해하면 물, 불, 흙, 바람으로 구성된 지구의 형성 과정도 알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게 된다. 그 후 베이킹과 물리학, 수학, 천문학, 지질학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빵의 장식적 아름다움이나 훌륭한 맛을 구현하기 위함이 아니라 지층의 형성을 오븐 안의 현상과 연계해 탐구하고 실험하기 시작했다. 단순하고 유머러스한 발상과 직관에서 출발한 <지질학적 베이커리>는 작가의 예술 활동이자 프로젝트로 2019년 전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질학적 베이커리》(2019)는 설치와 퍼포먼스 토크로 선보이며 베이커리 형식으로 팩토리2(구 갤러리 팩토리)에서 개최됐다. 지질학 탐구의 과정에서 빵을 먹으며 지질학적 감각을 일깨워 보는 전시로 작가는 갤러리에 베이커리를 차려 약 한 달 동안 지질학적 빵을 굽고 판매했다. 갤러리 문턱은 넘기 어려워도 빵집 문턱은 누구나 쉽게 넘을 수 있을 거라는 작가의 생각은 전시장을 찾는 목적 관람객과 빵집으로 착각해 들르는 방문객에게 산이 형성되는 과정을 베이킹으로 선보이며 지구가 매 순간 움직이고 변화하며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지질학적 감각을 전달했다. 

그 후 《프롬나드런》 (애무갤러리, 2019)에서 ‘매일 시멘트 위를 걸어다니는 도시인에게 케이크 같은 지층을 이야기한들 그들의 일상에 어떤 지질학적 환기가 될까?’라는 의구심으로 도시에서도 지질학을 이야기해 볼 수 있도록 도시의 땅을 이루며 들고 쌓기 쉬운 단위 개체인 보도블록을 도시지질학의 기본단위로 설정했다. 작가는 보도블록 형태의 빵을 만들거나 박물관처럼 박제시켜 맛볼 수 없으며 전시만을 위한 빵을 어떻게 감각하고 사유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졌다. 아시아 여러 지역의 삶을 담은 사물과 사람들이 국경을 넘나드는 여정과 사유를 담아낸 전시인 《궁극의 거래》(문화비축기지, 2019)에서 퍼포먼스 「시나붕 아레빠」를 통해 직접 가 본 적은 없지만, 인터넷에서 정보를 수집한 인도네시아의 지형을 연구해 빵으로 재현했다. 

이어 투어 프로그램으로 <빵산별원정대>를 기획해 10월 매주 토요일 서울을 둘러 싼 4개의 산을 등산하고 탐구했다. <빵산별원정대>는 크게 과정별 다섯 단계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참여자들에게 탐사 전 등산하는 산의 지질학적 특성을 담고 있는 스콘 형태의 빵이 제공되는데 이를 통해 참여자들은 빵과 산을 비교하며 빵이 어떤 지질학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 유추하며 산을 오르게 된다. 산행 후에는 지질학자와 비대면으로 워크숍을 진행하며 산행 중에 수집한 단서를 통해 지질학적 가설을 브리핑하고 지질학자에게 질문한다. 지질학자는 참여자가 질문한 것에만 대답할 수 있고 질문하지 않는 것을 설명하면 중재자에게 경고를 받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참여자가 주도적이고 발화의 중심이 되도록 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했다.

이처럼 《지질학적 베이커리》가 연구 결과를 전시하는 형태라면 <빵산별원정대>는 참여자들과 함께 수행적으로 산을 탐구하는 리서치 프로그램이다. 지질학적 관점에서 등산하고 빵을 만든다는 것이 우리 일상에서 어떤 새로운 환기점을 줄 수 있을지, 산의 다양한 지질학적 스펙트럼을 추적하며 우리가 사는 도시의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새롭게 상상할 수 있기를 바라며 작가는 2020년 10월, 30명의 원정대를 구성해 총 4회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원정대는 묻고 상상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서울의 산이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뤄졌다는 기초적인 과학적 사실의 확인으로 시작됐다. 산의 형성 과정을 베이킹의 원리와 방식으로 해석해 18가지 빵 레시피를 탄생시켰다. 전시 기간 중 매주 월요일 휴무일을 제외하고 매일 13시부터 15시까지 작가와 레시피를 만든 원정대가 18가지 레시피 중 매일 한 가지를 활용한 베이킹을 선보일 예정이다. 관람객은 베이킹 과정을 살펴보고 15시에 빵이 나오면 시식도 할 수 있다

<빵산별원정대>에 등산 가이드로 참여한 기계비평가 이영준은 안데스의 활동을 “예술과 과학을 연결한다는 시도는 대개 과학을 기술적 수단으로 삼아서 화려한 전자쇼 같은 것을 만들지만 속은 공허한 경우가 많다. 상상력과 유머가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안데스의 상상력과 유머는 지질학자를 녹여버렸다. 그리고 마침내 단단한 바위도 녹여서 빵처럼 만들어 버렸다. 바보 같은 질문은 녹여서 상상력의 촉발제로 만들었다. 이제 안데스는 또 뭘 녹일까“라고 평한 바 있다. 

안데스 작가는 “빵산별 원정대원들이 해석한 각자의 레시피가 모여 북한산을 또 인왕산을 더욱 풍부한 맛으로 만들었습니다. 다양한 서울 산을 맛보러 오세요”라고 말했다. 전시를 담당한 전그륜 큐레이터는 “안데스는 퍼포먼스, 공연, 연출, 전시, 리서치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는 빵과 지질학의 연관성을 찾는 프로젝트의 중간 실험 보고서와 같다. 여전히 독특하고 유쾌한 그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으며 관객은 작가가 안데스산맥을 보고 빵을 떠올렸던 그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이지만 많은 관객이 그의 실험을 함께 즐길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합정지구는 2015년 마포구 합정동에 개관한 비영리예술공간으로 젊은 문화예술창작자들이 전시, 프로그램, 교육, 출판 등 여러 가지 형태의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조직하고, 동료들과 긴밀한 협업관계를 구축하며, 창작과 연대를 통해 지금의 시대를 예술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합정지구(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40)와 홈페이지(http://hapjungjigu.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 서문

전그륜 큐레이터

안데스의 작업을 본 적이 있다면 익히 알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해야 하는 이야기가 있다. 안데스는 남미에 있는 산맥을 따라 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버스를 타고 가다 창밖의 산을 보고 불현듯 ‘기울어진 케익’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이 거대한 산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빵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알면 지구가 형성되는 이치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다소 엉뚱한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빵과 지질학의 연관성을 찾기 시작했다. 산은 물, 불, 흙, 바람의 운동에 따라 형성되는데, 그에 따르면 빵 역시 물, 오븐에서 나오는 열, 밀가루, 이스트로 만들어진다. 그렇게 그는 지질학과 베이킹을 배우며 지구가 만들어지는 원리로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의 실험실에서는 발효종이 부풀다 못해 터져 나와 흘러내리기도 하고, 표면이 찢어진 빵이 구워지기도 한다. 안데스는 마침내 그만의 지질학적 빵을 만들었고, 2019년 베이커리를 열었다. (《지질학적 베이커리》2019, 팩토리2) 합정지구에서 열리는 ‘지질학적 베이커리’는 이 빵집의 2호점이다. 1호점에서 그는 매일 아침 빵을 구워 판매하며 실험 결과를 관객과 나눴다. 이번 2호점에서는 결과를 공유하기 이전에, 그가 처음 산을 보고 빵을 떠올렸던 그 경험에서부터 관객과 함께하려 한다.

안데스는 지난해, 서울의 산을 탐사할 참가자를 모집하여 도봉산, 북한산, 안산, 인왕산을 올랐다. 이렇게 모인 ‘빵산별 원정대’에게 안데스는 빵 하나를 나누어 주었는데, 초콜렛과 견과류가 박힌 스콘이었다. 화강암을 닮은 이 빵은 지질학적 단서가 되었다. 탐사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화상회의 플랫폼에 모여 자신이 채취한 돌, 발견한 지질학적 특징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스콘이 그들을 잘 이끌었던 걸까. 참가자들이 산을 보며 그것의 맛과 식감을 떠올리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또 어느 순간부터는 그들이 발견한 지질학적 특징을 설명하던 지질학자도 산을 빵에 빗대어 말하거나, 빵에서 산을 보기 시작했다.

《지질학적 베이커리-화강암의 맛》에서는 빵산별 원정대가 산을 탐사하는 일련의 과정을 볼 수 있다. 앞서 말한 독특하고 기이한 워크숍은 지하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1층 전시장은 베이커리가 된다. 빵산별 원정대는 워크숍의 마지막에 자신이 발견한 지질학적 특성, 화강암의 형성원리를 떠올리며, 자신만의 베이킹 레시피를 만들어 공유했다. 안데스는 매일 합정지구에서 레시피를 만든 참가자와 빵을 함께 굽기를 관객과 함께 빵을 굽기로 한다. 그 레시피는 성공할 수도 있고 완벽하게 실패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빵을 함께 구우며 다시 한번 빵과 산의 관계를 떠올리는 것이다. ‘지질학적 베이커리 2호점’에 온 관객은 서울의 산을 닮은 이 빵을 먹어보며 그들의 지질학적 실험이자 베이킹에 참여할 수 있다. 2호점에서는 배달서비스를 제공하여, 방문이 어려운 관람객에게도 “화강암의 맛”을 전하려 한다. 

안데스에게 ‘먹는다’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 단순히 빵을 만들기 때문만은 아니다. 같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구체적인 경험을 같이하는 것을 뜻한다. 함께 보고, 냄새 맡고, 그것의 식감을 살피면서 같은 감각을 공유하게 된다. 만약 음식을 해본 사람이라면 여기에 어떤 재료가 들어간 것 같다거나, 어떻게 조리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맛을 즐기는 것을 넘어서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상상하고 추적하면서 그 음식을 나누는 사람과 감각은 물론 사고의 흐름까지 공유하게 된다. 안데스가 빵산별 원정대와 탐사를 시작하기 전, 빵을 나누어 준 것은 이 때문이었다.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작은 빵을 먹고 조사를 시작하면 산을 보고 빵이 생각나고 점차 빵과 지질학 사이의 비약은 점차 사라지게 된다. 종래에는 산과 빵이 겹쳐 보이다가 산을 보며 또다른 빵을 떠올리게 된다. 빵과 산의 모든 것이 뒤바뀌는 것이다. 터무니없어 보였던 그의 가설은 어느 순간, 그럴 수 잇겠다며 사실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그의 빵을 먹기만 하면 그에게 설득당하는 건 순식간이다. 

그러니 여기, 지질학적 베이커리 2호점에 들러 “화강암의 맛”을 한번 맛 보시라. 그의 말이 생뚱맞다고 여길수록 빵과 지질학의 거리는 너무 멀다고 생각할수록, 만약 안데스의 말이 구미가 당긴다면 더욱 와야 한다. 그의 빵을 먹어보는 순간, 당신은 빵과 산을 떨어뜨릴 수 없게 될 것이다. 

빵산별 원정대가 그랬던 것처럼!




작가소개

안데스(1979년~)

홍익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퍼포먼스와 전시, 공연을 선보이며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갤러리팩토리(2019, 서울)와 문래예술공장(2016, 서울)에서 개인전과 퍼포먼스를 개최했고, 인사미술공간(2007)과 아르코미술관(2009), 대안공간루프(2011), 국립아시아문화전당(2013), 국립현대미술관(2016), 서울시립미술관(2018), 서울미디어시티서울(2018) 등에서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두산아트센터(<식사>, 2020)에서 공동 창작과 출연으로, 국립현대미술관(<타이거마스크의 기원에 대한 학술보고서>-김기찬에 의거하여, 2017)에서 연출로 참여했으며 코리아나미술관(<트랜스> C-lab 5.0, 2021)과 서울시립미술관(<이불-시작>, 2021), 국립현대미술관(<예기치 않은> 다원예술프로젝트 연계 교육프로그램, 2016) 등에서 워크숍과 리서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문화비축기지(2019)와 두산갤러리 뉴욕(2019), 라에네(2017, 부에노스아이레스), 인사이드-아웃 뮤지엄(2017, 베이징), 두산갤러리(2014), 아르떼바(2012, 부에노스아이레스), 김대중컨벤션센터(2011), 쌈지스페이스(2010), 일민미술관(2007) 등 국내외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금천예술공장(2011, 2012), 에이펙스 아트(2013, 뉴욕), 라에네(2014,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레시던시에 입주한 바 있다.




《지질학적 베이커리-화강암의 맛》, 합정지구 전시 전경, 2021



합정지구 소개

‘합정지구’는 젊은 문화예술창작자들이 전시, 프로그램, 교육, 출판 등 여러 가지 형태의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조직하고, 동료들과의 긴밀한 협업관계를 구축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개척하기 위한 비영리예술공간이다. 2015년 2월에 개관한 이래로,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 비평가, 기획자들을 소개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컨텐츠를 위한 기회를 넓혀왔다. 이러한 기회들은 이제 막 시작하는 청년작가들과 잠깐의 시간 동안 잊혀지거나 적절한 방식을 만들지 못한 중/장년작가들을 새롭게 호명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연령층과 관심사들이 만나고 어우러질 수 있는 형태를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다. 전시 외에도 비정기적으로 외부 인사를 초청한 공개 강연, 참여 작가와의 대화, 여러 가지 주제의 세미나와 워크숍도 합정지구의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합정지구’의 전시와 프로그램은 작가와 기획자들의 자발적이고 다양한 협업구조로 운영되며, 참여 예술가들과 함께 창작과 연대를 통해 지금 시대에서 예술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운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튜디오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처럼 비영리 공간과 작가, 미디어가 조우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 활동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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