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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 : 김아라, 박수환, 전진선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20-12-16 ~ 2020-12-30

  • 전시 장소

    고색뉴지엄

  • 유/무료

    무료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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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뷰어
도시산책 A Walk in the City
김아라, 박수환, 전진선
고색뉴지엄
2020.12.16 – 12.30


당신은 지금 산책에 나섭니다. 일상과 잠시 거리를 두기 위해서입니다. 
누군가는 이 도시가 잿빛이라고 하지만, 천천히 걷다 보니 당신의 눈에는 여러 빛깔이 들어옵니다.
들어선 전시장에서 방금 전의 풍경과 오묘하게 닮은 작품을 만납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순간들이 지금 여기, 이 안에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도시산책 중입니다.

You are starting for a walk. It is to briefly distance yourself from daily life. 
Some say this city is ash grey, but several colors enter your eyes as you walk slowly about. 
The moment you casually enter a gallery, you meet an artwork that profoundly and delicately resembles the scenery of just before. The everyday moments you had indifferently passed over are now here, in here.
You are currently strolling through the city.

경계에서 누리는 자각과 긍정

    ‘도시산책’은 참여작가 3인이 가지고 있는 키워드인 도시를 자연스럽게 아우른다. 산책은 일상을 완전히 벗어나지도, 그렇다고 그 안에 있지도 않은 가상의 공간을 생각하게 한다. 그 경계를 걷는 일은 크든 작든 일상의 관성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모습은 오래전부터 창작의 자유와 일반과의 소통 사이에서 예술가가 사회인으로서 취하게 되는 태도와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김아라 作



    과거와 현대의 건축물에서 채집해낸 이미지를 재조합하고 있는 김아라의 작품은 질서정연한 기하학적 형상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조형적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여러 조형 요소 중 단연 두드러지면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색이다. 채도가 높고 대비가 선명한 오방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019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공존하는 이미지’는 단청 종류 중 유교 건물에 주로 사용된 긋기 단청과 현대 건축물의 창문 등에서 보이는 패턴을 결합한 것이다. 작품의 제목은 2015년 ‘집합’을 시작으로 ‘Untitled’을 지나 ‘공존하는 이미지’로 변화하였다. 또 해를 거듭할수록 작품의 형은 단순화되어 가는 것에 비하여 색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이런 지점에서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색은 다른 요인보다 주요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일견 몬드리안의 작품을 떠올릴 만큼 엄격해 보이는 조형 요소로 구성된 작품은 색으로 연상되는 전통과 현대의 결합이라는 맥락에서 쉽게 유희할 수 있는 것으로 변화한다. 한국인은 물론이거니와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도 빼놓지 않고 찾는 고궁은 대부분의 일상과 거리가 있지만, 한국의 정체성과 긴밀하게 연결된 기억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의 색이 수원화성과 같은 고궁의 단청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관람객은 작품을 통해 자연스레 자신의 기억 속 고궁을 떠올리게 되고 자신 앞에 실존하는 작품 너머로 사색의 영역을 확장한다. 김아라의 작품은 이렇듯 관람객을 과거와 현대 건축물의 풍경 속에 담긴 ‘도시의 기억’을 살피는 시간 산책자의 자리로 안내한다.



박수환 作



    박수환은 작품 전면을 대부분 아파트 외관으로 채워나가고 있다. 작품의 크기와 형태는 다양하지만,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그려져 부적을 떠올리게 한다. 또 작품은 그 안의 시점이 아파트 외관을 정면이나 아래에서 응시하고 있다. 부적을 만들 때 사용하는 경면주사를 작품의 재료로 활용하였고, 작품 제목도 주술(呪術)에 사용되는 ‘빌 주呪’를 의식주 중 ‘살 주住’의 자리에 치환하였다. 한국 사회에서 작품의 소재인 아파트가 가지고 있는 ‘욕망의 대상’이란 상징이 재료로 더욱 강화되었다. 다소 지나친 감이 있는 예이지만 마치 혈서(血書)와 같이 작가는 작품의 주제 의식과 그 작품의 재현방식을 최대한 일치 시켜 의미전달에 있어 상승효과를 구상한 것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작품이 표면적으로 소환하고 있는 상승효과에 오른 욕망이나 주술과 같은 의미가 감정적으로는 온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더 좋은 삶, 더 안전한 삶을 욕망한다. 또한, 주술은 의지와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는 비원을 품는 사람의 괴로움을 한시적으로나마 해소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욕망과 주술이란 개념은 이처럼 그 자체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기에 결과적으로는 작품은 욕망이나 주술이 아닌 그 주체가 되는 사람을 향한다. "좋은 삶을 위한 수단이 목적 그 자체가 된 것은 아닌가?", 이러한 풍경을 무심결에 받아드리고 있던 우리에게 마치 거울 앞에 선 듯한 자각의 기능을 한다.



전진선 作



    전진선은 유리 거울을 작품의 주 소재로 삼고 있다. 이 소재만큼 작가에게 중요한 지점은 제작과정인 ‘갈아내는 행위’이다. 유리 거울의 뒷면을 종이사포로 갈아내면 페인트와 알루미늄 등의 금속이 점차 벗겨진다. 이 벗겨진 부분은 거울의 비추는 기능을 상실해 투명한 유리가 된다. 전시장에 놓인 작품마다 작가가 갈아낸 정도의 차이가 확연하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거울을 종이 사포로 직접 갈아내는 이 행위 자체가 부끄러운 나 자신을 닦아내는 행위일 수 있겠다”라고 창작 동기를 밝혔다. 주지하다시피, 거울은 심리치료에서 많이 사용하는 소재이다. 작가가 길에서 우연히 버려진 거울을 발견하고 작업실에 가져와 소재에 대해 품은 창작 동기는 심리치료의 자기 이해나 자기 치유 목적과도 일치한다. 작품은 벽면이나 공간의 구석이 아닌 전시공간 중앙에 배치되어있다. 이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변형된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게끔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요인이 된다. 갈아낸 정도가 점차 옅어지는 작품은 작가의 심리적 변화를 암시한다. 거울은 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소스나 라캉의 거둘 이론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인문학 담론을 함의하고 있다. 하지만, 거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의미는 전진선의 작품에서는 그 조형 행위가 지니는 의미보다 앞서 보이지 않는다. 관람객은 작가가 남겨놓은 자기 치유의 흔적을 따라 전시장을 걸으며 자신의 내면 풍경을 돌아보게 된다.
    전시가 열린 고색뉴지엄은 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폐수처리장을 리모델링하여 만든 공간이다. 실내는 어두운색의 마감재를 입힌 노출콘크리트로 일반적인 흰 벽면의 갤러리 공간과 달리 동굴과 같은 인상을 준다. 재생과 순환이란 맥락을 지닌 이 재생공간에서 펼쳐진 3인의 이번 전시는 도시라는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지녀야 하는 태도를 생각하게 한다. 경계에서 누리는 자각과 긍정. 

김정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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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라
경기대 환경조각학과 석사 졸업

개인전
2016 수원 대안공간눈 등 4회 

단체전 
2019 SIMA FARM, 수원시립미술관
2018 제3회 뉴 드로잉 프로젝트,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등 다수

수상 및 레지던시
2020 팔복예술공장 3기
2017-2018 매홀창작스튜디오 1·2기
2013 한국미술협회 경기미술대전 특선 등


박수환
경기대 환경조각학과 석사 졸업

개인전
2018 경기상상캠퍼스 등 5회

단체전
2019 아트경기x유니온아트페어, 성수동 S Factoty
2018 안녕하신가영, 수원시립미술관 등 다수

수상 및 지원
2018-2019 수원문화재단 유망예술가지원
2016 경기조각상


전진선
경기대 환경조각학과 학사 졸업
영국왕립예술학교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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