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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 200전

  • 전시분류

    아트페어

  • 전시기간

    2020-12-02 ~ 2020-12-19

  • 참여작가

    감성빈, 고우리, 권순익, 금민정, 김민송, 김한나, 류명렬, 박주호, 상환, 신대준, 유재연, 윤병운, 이선경, 이영지, 이지은, 이희준, 정이지, 하루.k, 한진수, 홍지민, Shumu

  • 전시 장소

    아트소향(구 소향갤러리)

  • 문의처

    051-747-0715

  •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sohyang_art

  • 상세정보
  • 전시평론
  • 평점·리뷰
  • 관련행사
  • 전시뷰어


<Under 200>

1. 전시개요
전 시 명: Under 200展
전시기간: 2020년 12월 2일(수) ~ 12월 19일(토)
참여작가: 감성빈, 고우리, 권순익, 금민정, 김민송, 김한나, 류명렬, 박주호, 상환, 신대준   
유재연, 윤병운, 이선경, 이영지, 이지은, 이희준, 정이지, 하루.k, 한진수, 홍지민, Shumu
전시문의: 아트소향 /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55 B1
T. 051-747-0715 (화-일 11:00-18:00, 월요일 휴무)
www.artsohyang.com / facebook.com/sohyangartgallery


2. 전시소개

아트소향은 2020년 12월 2일(수)부터 12월 19일(토)까지 약 20인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Under 200>展을 개최한다. 지난 2016년을 시작으로 매년 아트소향에서 마련하는 소품전으로, 역량있는 신진 작가 약 20인의 오리지날 작품 약 100점을 부담없는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는 전시이다. 동시대 젊은 작가들은 기성세대와는 다른 새로운 관점과 실험적 시도들, 그리고 매년 변화해가는 작가들의 작업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묘미이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들의 목소리를 한 자리에서 만나보고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컬렉션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유명한 작가의 고가의 컬렉션에 대해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자신의 취향으로 고른 손수건, 찻잔, 화병, 포스터, 드로잉, 작은 그림 등도 컬렉션이 될 수 있다. 주로 200만원 이하의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그림을 처음 구매하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전시이자, 전업 작가로서 활동할 젊은 작가들에게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전시이다. 젊지만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는 작가들로 구성되어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자신의 취향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미 국내외의 미술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청년, 중견 작가들을 그저 모은 전시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을 한 자리에서 프리미엄 아트페어 형식으로 만나 동시에 작가들의 생각을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문화를 소비하는 일이 점점 대중화되어 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작품 위주인 전시와 달리 <Under 200>展은 200만원 이하의 소품 위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때문에 이 전시로 첫번째 컬렉션을 시작한 이들도 있었고, 학생 컬렉터들도 생겨났다. 이번 전시는 앞으로의 세대를 책임질 재능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전시인 동시에 미술 대중화에도 큰 보탬이 되는 전시가 될 것이다. 전시는 12월 2일부터 19일까지이며 전시 기간 중 11시~6시 운영, 월요일은 휴무다. 
(문의: 051-747-0715)


3. 작가 및 작품소개
대표 작품 사진 작가 소개



 
감성빈 (b.1983~, 한국)
HUG
2020
캔버스에 유채, 나무에 조각액자
67x32cm
중국 북경중앙미술학원 출신의 감성빈 작가는 중국 전국 대학생 조각대회에서 우수작품상 수상, 경남 차세대 유망 예술인 지원 작가에 선정된 부산의 촉망받는 작가이다. 사람의 감정이 오롯이 담겨 있는 조각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회화 작업으로도 그 영역을 넓히고 있는 작가는 인간의 감정 중 특히 슬픔에 주목한다. 그의 조각과 회화의 인물들에 유독 시선이 가는 이유는 얼굴이 아니라 몸의 제스처 때문이다. 잔뜩 풀이 죽어 어깨가 움츠러든 모습, 서로의 몸에 의지해 간신히 서 있는 듯한 그 형상들은 일반적인 조각에서의 얼굴이 하는 역할 이상으로 슬픔이라는 감정을 환기시켜 관람객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건드린다. 이상하게도 슬픔을 묘사하는 작가의 작품에 위로와 위안을 느끼는 것은 마음의 결을 하나하나 다듬어 완성한 작가의 손길이 그 어떤 한 마디의 말보다도 순수하고 진실되기 때문이다. 지극히 극적이고 대담하지만, 정직하게 슬픔을 여러 형태로 표현하는 그의 작품은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위로 받음과 동시에 사람들의 아픔을 연결해준다.

 

고우리 (한국)
Exterior2 08
2018
Acrylic on canvas
73x73cm
단색에 가까운 색들이 여기저기 흐릿한 형상으로 어우러진 고우리 작가의 작품은 인간 본연의 감정을 이 얼룩들을 통해 드러낸다. 작가는 일반적으로 회화에서 사용하는 붓이 아닌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데, 이번 전시에서 보이는 작품들은 빨래를 빨 듯 캔버스를 물에 빨아 짠 뒤, 그 표면에 남은 구김과 흔적들에 또 다시 물감을 얹고 빠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최초에 보였던 불안, 슬픔, 불편함과 같은 감정의 격렬함은 사라지고 오히려 명상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작가는 이 수행과도 같은 작업을 통해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에서 우연히 그리고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감정, 상처들을 순화시킨다. 

 

권순익 (b.1959~, 한국)
적연(무아-신기루)
2012
Mixed meida on canvas
60.6x50cm

권순익 작가는 한국 고유의 색을 현대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국제 시장에서 주목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유수의 국, 시립 미술관에서 초청받아 전시를 해왔으며, 현재의 작업은 아트 스테이지 싱가폴, 아트파리 등 국제적인 아트페어에서 호평을 받으며 세계 무대에서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검증 받았다.
서양의 재료를 기본으로 하지만 모래나 흑연을 물감과 함께 쓰는 재료적인 특이성은 동양적인 색감과 질감으로 구현되어 한국만이 나타낼 수 있는 독특한 감성을 보여준다. 도예가로도 활동했던 작가의 경험은 그림의 표면에 두텁게 올라오는 마티에르에서 계속적으로 드러나는데, 이 마티에르를 다시 올리는 반복적인 과정에서 작가는 자신의 내면으로 깊이 파고들어 심연의 무아를 발견하게 된다.
 


금민정 (b.1977~, 한국)
희망_고대리 포구
2019
LED digital frame(10inch), single channel(00:03:59) loop, wood, steel
35x55x5cm

조각을 전공한 금민정 작가는 미디어, 캔버스 프레임, 화이트 큐브를 조각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바라본다. 작가는 이 모든 것을 조합한 ‘비디오-조각’ 작업을 통해 독특한 풍경을 그려낸다. 미디어가 쇠나 나무와 같은 전통적인 조각의 재료들처럼 하나의 재료로서 여겨진다는 점이 독특한데, 작가가 더욱 풍성하고 자유롭게 사용하는 재료는 인간의 감정이다. 사람들은 너무나 다양해서 하나의 풍경을 가지고도 느끼는 바가 제각각 이다. 작가는 평범한 ‘제주’라는 관광지의 풍경을 욕정, 환희, 회환, 후회, 희망 등 여러 감정으로 치환해 삶의 다채로움을 보여준다. 

 

김민송 (b.1990~, 한국)
2020
Acrylic on canvas
18x25.8cm

깊은 밤 꿈처럼 몽환적인 풍경의 김민송 작가의 작업은 낯설면서도 친숙하다. 작가는 쏟아질 것처럼 무수히 많은 별빛 아래 이국적이며 신비로운 식물들로 가득한 사막인지 정글인지 모를 풍경을 화려한 색채에 담아낸다. 사방을 에워싼 어둠은 신기하게도 무섭거나 두렵지 않고 오히려 따뜻한 느낌마저도 든다. 환한 대낮에는 약하고 희미한, 마음 속 깊은 곳에 침전되어 있는 기억과 추억들은 어둠이 오면 엷은 빛으로 사방을 에워싼다. 삶을 지탱해 주는 것은 이런 나약하지만 은은하게 빛나는 기억과 추억들이며, 이것이 작가가 말하는 예술이다.
 


김한나 (b.1981~, 한국)
길게 생각하기
2018
Oil on canvas
22x27.3x2cm

김한나 작가의 작업은 회화에서 시작해서 조각, 애니메이션으로 까지 범위를 넓히며 발전해왔다. 20대 후반에 이미 국내외에서 주목받으며 활동했던 그 때부터 작가는 ‘한나’와 작가의 분신이자 친구인 ‘토끼’의 일상 생활에 머물렀다.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주는 한나와 토끼의 일상 속 기쁨과 아픔, 그리고 성장의 과정은 작가의 상상 속 내러티브로 이 일상의 단편들을 통해 관객들은 우리의 현실은 불완전하지만 그 불완전 마저도 끌어안으며 작가와 토끼에게 공감하고 기쁨을 느끼며 힘들고 지친 어른들의 삶에서 잠시나마 활력을 얻는다.
작가의 작품은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대개 어린 아이나 동물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귀여움의 영역에만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게 매력이다. 작가는 이전부터 88만원 세대의 비애, 1인 문화 트랜드, 미세 먼지 등의 환경 문제 그리고 최근에는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에게 필요한 연대감 그리고 슬픈 상황과 부드럽게 대결하는 방식을 한나와 토끼의 모습을 통해 한다. 작가는 그녀만의 섬세한 시각으로 일상의 은밀한 아름다움을 찾아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고, 관객은 특별한 일상과 마주하고 기댈 수 있게 하는데, 그것은 바로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연민의 시선 덕분일 것이다.
 

류명렬 (한국)
소나무
2020
Acrylic on canvas
40.9x27.3cm

국내에서 소나무 그림으로 손꼽히는 작가 중 한명인 류명렬 작가의 소나무는 굳건하며 울창한 소나무이 아름다움을 잘 묘사하면서도 부드럽고 감성적이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흘리고 뿌려 얼룩을 만들고, 그 얼룩 속에서 소나무의 형상을 찾아내 작업한다.
소나무 줄기는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볼 때 그 웅장함을 더 잘 느낄 수 있고, 솔잎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볼 때 그 푸른 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작가는 한 화면에 그 특징을 모두 담아 실제 소나무보다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표현한다. 그렇기에 작가의 소나무는 매우 사실적이지만 다시점이며 실존할 수 없으나 역설적으로 소나무의 푸르른 기운은 그 어떤 작가들보다도 아름답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커진다고 한다. 작가의 소나무는 친숙하지만 우리가 언제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고향 같기에 많은 이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박주호 (b.1980~, 한국)
Building virtue
2009
Oil on canvas
91.0x116.7cm

박주호 작가는 느슨하면서도 강렬한 터치로 ‘쌀’이라는 소재의 단순한 재현을 넘어 “쌀” 한알 한알에 우리네 삶의 궤적을 담았다. 마치 우리 옛 선조들의 붓글씨 마냥 붓질은 탄력이 넘치는 데 반해, 바탕의 화면은 정적이다. 이는 한국의 미를 풍기면서도 마치 서양의 색면 추상과도 같은 느낌 때문에 단순하면서도 세련되고, 무한한 깊이를 간직한다. 작가는 “쌀”과 “그릇”이라는 이미지를 반복해서 그려왔는데, 이를 통해 가장 일상적이고 친숙한 것이 때로는 가장 아름다우며 새롭게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상환 (한국)
One-sided relations 2-3
2019
High-resolution print
63x63cm

인간의 사랑은 항상 변하지만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 동물들은 오직 주인을 향한 맹목적인 사랑을 위해 있는 것만 같다. 작가 상환의 작품은 자신의 반려묘 ‘산토’로부터 시작한다. 작가는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반려 동물과 반려인의 관계를 통해 보여준다. 작품에 나오는 개와 고양이들은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지만은 않다. 야생의 모습이 남아 있으면서도, 주인과 함께한 시간이 그 들 사이의 견고한 공존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피를 나눈 가족처럼 말이다. 반려 동물들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우리가 이상과 목표에 대한 욕망으로 가던 길 속에서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신대준 (b.1985~, 한국)
시그널
2020
Acrylic on canvas
100x65cm
돌이켜보건대 우리 모두는 심리적으로 우리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한 명 쯤은 있었다. 소년에게 빨간 코끼리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신대준 작가의 작품 속에서 소년과 함께 동행하는 빨간 코끼리, 그리고 최근에 등장한 푸른 고양이는 그 존재만으로도 든든하고 평온함을 준다. 소년의 긴 여정처럼 하루 하루 아슬하게 지탱해야 되는 삶 속에서 빨간 코끼리는 소년에게 무조건적인 사랑과 신뢰를 주는 존재이다. 빨간 코끼리는 부모님, 남편이나 아내, 친구 혹은 반려 동물이 될 수도 있다. 코끼리와 소년이 보여주는 완벽한 호응은 힘든 일상 속 어른들의 삶에서 우리 곁에 있어 소홀히 여겼던 존재에 대한 소중함,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우리가 얻게되는 사랑, 삶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
 


유재연 (b.1988~, 한국)
Night shore
2019
Oil on canvas
60.6x50.5

작가들에게 유년기란 어떤 의미일까? 유재연 작가의 작업은 유년기의 환상과 현실이 만나는 간극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들을 모아 시각화 한다. 드로잉이 주는 강렬하지만 간결함 힘에 매력을 느끼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밤의 드로잉을 모아 놓은 회화 시리즈를 선보인다. 밤은 일상과 환상이 동시에 공존한다. 소년이 스케이터를 타고, 소녀가 아이패드를 보며 밤의 해변에서 휴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은 활기차고 귀엽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그 안에 숨겨진 간극, 예를 들어 이상과 현실, 개인과 사회, 과거와 현재가 만났을 때의 미묘한 감정, 파편들은 이 젊은 페인터의 작업이 마냥 즐겁고 활기찬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며 더욱 더 궁금하게 한다. 

 

윤병운 (b.1976~, 한국)
Crossing Into
2020
Oil on canvas
33.4x53cm

윤병운 작가의 그림은 고요하다. 한 겨울 땅에는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고 진눈깨비처럼 눈이 흩날리는데, 단정한 느낌의 벽돌집과 나무들이 화면에 대칭을 이루며 안정적으로 그려져 있다. 차가운 겨울의 풍경이지만 왠지 따뜻한 벽난로를 킨 실내에서 바깥을 바라보듯 따스한 느낌이다. 실제 풍경처럼 보이지만 그의 작품은 가상 세계이다. 초현실적이며 치밀하게 구성된 풍경은 정확한만큼 또한 광범위한데, 모호함으로 가득한 세계를 더욱 모호하게 이야기 위해 작가는 정교하게 계산된 무대를 그려낸다. 회화를 창문에 비유하는 작가는 창을 통해 의식과 무의식이 뒤섞인 듯한 가상의 세계를 그려낸다. 의식과 무의식, 가상과 현실이 뒤섞여 모호한 경계가 흥미로운 그의 작업은 관객들이 그의 의도를 완전하게 알지 못한 채 그의 비밀의 세계를 엿보도록 한다. 윤병운 작가는 홍익대에서 수학했으며 서울과 필라델피아에서 개인전을 하고 한국, 중국, 미국 등 해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작가는 동아미술대전 동아미술상, 경향 PAG 오늘의 젊은 작가상 그리고 단원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수상했다.

 

이선경 (b.1975~, 한국)
봄날
2019
Conte on paper
170x140cm
탁월한 색채 감각과 뚜렷한 주제 의식이 돋보이는 이선경 작가의 작업은 시각적으로 불편할 수 있다. 여성이라는 성별을 넘어 인간 내면을 깊이 탐구하는 작가의 작품은 따뜻한 공감과 시각적 불편함이 공존한다. 초기에 작가의 자화상들은 많은 갈등과 상처, 불안으로 어긋난 자아를 보였다. 반면 최근의 작업들은 고난의 시간이 지나고 성숙해진 자신을 덤덤하게 바라보는 모습이다.
이번 전시에서 보이는 ‘봄날’은 40대 중반의 여성 작가로 살아가며 작가가 겪었던 혼란과 두려움에 대한 고백이자 여성의 연대 의식을 담은 작품이다. 그림 속 여인은 눈부시게 화려한 벚꽃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그녀의 날개는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설상가상으로 그녀가 안고 있는 달팽이 껍질 안에는 아기마저 있으니, 날아 갈 수도 없고 일어설 수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지하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그녀의 눈빛에서 읽을 수 있다.
 

이영지 (한국)
넌 머물고 싶은 꿈
2020
장지 위에 분채
162x130.3cm

이영지 작가의 작품에는 평범하지만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시간과 정성을 담아 밑 작업을 칠하고, 그 이후엔 쌀알 같은 잎사귀를 수만 개 그려 나무를 완성하고, 그 주위를 노래 부르며 날아 다니는 새들을 그려 넣는다. 작가의 나무는 유독 싱그럽고 생동감이 넘친다. 마치 봄의 여신이 생명의 에너지를 막 뿌린 듯한 느낌이다. 
작가는 잎사귀 하나 하나에도 장인과 같이 많은 정성을 들여 작업했는데, 찬란한 기쁨에는 처연한 슬픔도 함께 있듯이 잎사귀 하나 하나가 각자의 이야기를 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런 점에서 작가의 작품은 우리의 삶을 함축한 그림일지도 모른다. 행복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지만 결국 우리의 소소한 일상이 행복이었다는 그런 이야기 이다.
 


이지은 (한국)
참새사냥
2018
Oil on canvas
31.8x31.8cm
이지은 작가가 그리는 찰나의 풍경은 너무나 익숙해서 우리를 놀라게 한다. 해변이나 들판에서 강아지와 산책을 하고, 스쿠버다이빙, 프리다이빙 등을 즐기는 소년의 모습은 쓸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물의 차가우면서 따뜻한 느낌, 냄새, 햇빛이 수면과 만나 만들어내는 반짝거림 등 각자가 바다나 수영장에서 가지고 있는 추억과 감각들을 생생하게 끄집어낸다. 작가는 시각적이면서도 동시에 정서적으로 느끼게 되는 모든 감각들을 오로지 물감과 붓, 캔버스만으로 그 어떤 작가보다도 절묘하게 감각적으로 구사해 낸다. 작가의 작업이 매력적인 것은 현실을 그린 구상화이면서 비현실적이고, 초현실적인 적이기 때문에 묘하다. 
 

이희준 (한국)
Hollyhocks to the sky
2020
Acrylic and Photo-Collage on Canvas
53x53cm
이희준 작가는 삶 주변의 곳곳에 녹아있는 현대적이고 디자인적인 미감을 수집하고 그 풍경을 확대, 편집함으로써 추상적이며 기하학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최근에 시작한 연작에서는 현대 회화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연구를 통해, 회화 고유의 특성을 관찰하고 드러내고자 한다. 캔버스에 콜라주된 사진들은 흑백에 흐릿하며 미묘하게 이미지들이 끊어지기도 하고 이어지기도 한다. 그 위에 덮혀진 기하학적 추상 이미지들은 포토 콜라주들을 일부 가리면서 두터운 마티에르를 보여준다. 작가는 sns를 통해 소모되는 오늘날의 이미지들과 회화의 가능성에 대해 질문한다. 
 


정이지 (b.1994~, 한국)
동쪽 숲
2020
Oil on canvas
53x73cm

마치 스냅 사진이나 영화의 클로즈업 샷을 연상시키는 정이지 작가의 작업은 특유의 분위기와 색감이 인상적이다. 현재를 이루는 찰나의 감정들이 간결하고 투명한 붓자국으로 맑게 그려진다. 작가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과 대화하고, 눈을 마주치고, 식사를 하며 세상에 대해 알아간다. 실제로 작가는 차를 타고 어딘가로 가던 중이라도 자신이 이 순간의 기억을 기억하도록 잠시 멈추어 달라고 부탁한다고 하는데, 작가의 작품 바깥에는 무엇이 있는지, 이 그림의 드라마는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과 정물 등 평범한 일상 속 주변에 대한 정성과 애정 어린 시선이 녹아 있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하루.k (b.1980~, 한국)
맛있는 산수(바닷가재)
2020
한지에 수묵채색
27x39cm
하루.k 작가의 산수화는 즐겁고 흥겨운 것들로 넘쳐난다. 초현실주의 화가들이 사용했던 데페이즈망 기법을 사용해 크기가 다른 소재들을 적절하게 뒤섞어 기존의 산수화에 새로움을 불어넣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맛있는 산수’, ‘수집된 산수’ 시리즈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산수를 즐기는 방법이다. 현대인의 음식, 삶, 여가, 사회 모습과 산수를 전통 한국화 소재인 먹과 분채로 그려 산수를 관람하고 즐기며 풍류를 즐겼던 산수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였다.
 


한진수 (b.1970~, 한국)
Socket branch
2020
전원 소켓, 전원 플러그
11.8x11.8x10cm
키네틱, 설치 조각을 하는 한진수 작가의 작업은 기계의 반복과 우연에 의한 발생하는 시적 변주가 눈길을 끈다. 작가의 작업은 시간의 축적을 염두해 두고, 기계 매커니즘의 최소한의 개입을 사용해 작업하는 ‘로우 테크’ 기반의 작업으로 모터나 도르래와 같이 단순한 장치를 통해 반복적으로 간단한 행위를 반복시킨다. 작가의 기이한 기계들이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를 보는 것은 매우 중독적인데, 그 움직임은 기계 장치가 만들어낸다고 하기엔 너무나 우아하고 호소력 있어서 마치 동양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비애’의 감정, 혹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연민, 덧없음이 느껴 지기도 한다. 작가는 세계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한다고 믿기 때문에, 기계가 그려내는 반복되는 움직임을 통해서 일상의 반복적인 일과에서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관객은 작품의 조형 언어가 그려낸 현실적이지만 비현실적인 정경 속에서 각자의 풍경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홍익대 조소과와 동대학원 졸업 후 SAIC(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유학한 한진수 작가는 토탈미술관, 자하미술관를 포함해 뉴욕, 베이징, 도쿄, 홍콩, 싱가폴 등 전 세계의 유명 미술 기관에서 전시해왔다.
 


홍지민 (b.1983~, 한국)
Ho in Forest
2019
Acrylic on canvas
20x20cm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회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회화과를 수료한 홍지민 작가는 십장생도와 같은 전통적인 민화의 소재와 화풍에 영감을 받아, 사시사철 변하는 한국의 풍부한 자연을 비현실적이지만 아름답고 익살스러우면서도 우아한 풍경화로 표현하였다. 
반복된 선과 패턴, 다양한 색면으로 이루어진 배경속에서 어린시절의 기억을 바탕으로 창조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호, 샤인, 베어킨과 같은 캐릭터들은 가상의 생명체들이지만 점점 인격을 지니고 스토리를 갖는 개체로 거듭나고 있으며, 캐릭터들이 살고있는 홍지민의 풍경화는 하나의 세계로 발전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과 더불어 회화를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 필름과 동화책 제작도 하고 있다. 

 

Shumu (b.1994~, 한국)
Sweet Dreams5
2020
woodcut
30x30cm
슈무 작가의 작업에는 멸종 위기에 처하거나 학대받고 있는 동물들이 등장한다. 코알라, 펭귄, 올빼미, 여우, 알락꼬리여우원숭이 등의 동물들이 종이가 아닌 판화 원판에 한땀한땀 세심하게 새겨져 있다. 대개의 정밀묘사가 특유의 치밀함으로 팽팽한 느낌이 드는 것에 반해, 슈무 작가의 작업은 상냥하고 따스한 기운이 만연하다. 오로지 자신의 편의를 위해 자연을 파괴한 인간들 때문에 현실의 동물들은 보금자리를 잃고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지만, 슈무 작가의 작업 속 동물들은 다르다. 나무에 매달려 누워있거나, 잠들고, 풀 숲에서 친구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물들에게 작품 속 공간은 현실을 탈출해 유일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안락함을 누리고 있는 동물들의 표정에서 우리는 평안함과 온유함을 누리고 싶은 것은 인간만의 갈망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슈무 작가의 작업이 우리를 매료시키는 점은 인간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 이외에 다른 생명들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아니라 섬세하게 새겨진 흑백의 명암이 공기 중에 은은하게 빛이 비치면서 그것은 지적이라기 보다 안락함과 편안함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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