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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만: 사람풍경, 그곳에 사람이 있었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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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서울이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세계를 ‘사람’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엮은 사진작가 오철만의 사진전, '사람풍경'이 인사동의 중심 '갤러리 인사아트'의 기획으로 7월 3일부터 7월 16일까지 2주간 열린다.


작가가 20여년 넘게 인도와 한국의 어딘가를 걸으며 탐구했던 것은 늘 ‘사람’이었다. 그래서 명상의 시간이자 자기 수행의 과정이었던 사진 작업은 언제나 '사람'으로 귀결되었고 새로운 시작점이 되어 그를 다시 세웠다. 


이번 전시주제는 제목 '사람풍경'에서 알 수 있듯이 역시 사람이다. 선명한 모습으로 정물이 된 사람들, 하나의 점이 되어 풍경을 구성하는 사람들, 그리고 흔적마저 남기지 못한 채 풍경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 사람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이어붙일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인도와 서울, 두 세계를 연결하고 부드럽게 위안하려고 한다.


특히 아주 작은 점으로 선 성스러운 도시 바라나시의 사람들과 흐릿한 형체로 사라지는 최첨단의 도시 서울의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선명한 대비는 때로는 충돌하고 화해하며 아름답게 서로를 물들인다. 완전하게 분리되어 도저히 닿을 수 없어 보이던 두 세계는 불편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각각의 시간 속에서 아름답게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이어붙일 수 있는 세계, 애초에 다름이 존재하지 않던 세계로 나아간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디지털과 필름, 흑백과 컬러, 과거와 현재의 작품 등 대비를 이루는 요소가 많다. 중형필름에 다중촬영하여 첩첩이 포갠 서울의 풍경을 한지에 프린트한 작품과 

과거 한강을 걸으며 흑백필름에 기록하고 작가가 직접 은염 인화한 작품, 5월에 출간한 작가의 사진에세이집 '길은 다시, 당신에게로' 에 수록된 필름 작품들, 그리고 인도 곳곳에서 작가에게 투영된 울림의 시간을 밀도 있게 기록한 작품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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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그곳에 사람이 있었다.

천상의 바람이 길게 휘파람을 불어대는 히말라야 고원, 거친 열기가 대지를 숨죽이며 활활 타오르는 타르 사막, 그리고 세상의 모든 슬픔과 분노를 잊게 만드는 자욱한 안개의 도시 바라나시. 

나를 설레게 만들던 인도의 풍경들 속에서 사람들은 소박하고 수더분하게 먹고 일하고 사랑하며 기도하는 각자의 소중한 생을 부지런히 살아내고 있었다. 

인도의 오지들을 여행하며 나는 영원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받아적으며 삶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배웠다.


그곳에 사람이 있었다.

서울의 한복판 종로, 을지로, 충무로, 명동, 남산, 그리고 서울역. 

서울의 낮과 밤이 교차하는 시간을 걸으며 어두운 도시를 밝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 풍경들은 나를 20대의 설렘 가득했던 청년으로 돌아가게 했다. 중년이 된 사진가에게 애증의 도시 서울은 여전히 뾰족한 목소리를 내지르지만 겨울의 각진 빌딩 숲 사이에서 밝고 따뜻한 빛줄기를 느끼기도 했다. 그런 쓸쓸한 도시를 밝히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뿜는 부드러운 빛을 붙잡고 싶었다. 오랫동안 나를 놓아주지 않던 한겨울의 서울을 카메라에 담으며 도시의 풍경 속으로 사라진 사람들, 용기 있게 청춘을 바쳐 이 도시를 살아있게 만들던 사람들의 자국을 남기고 싶었다. 



나의 사진은 그들의 모습을 기록하여 살아있음을 노래하기 위한 것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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