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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리스-일곱 바다를 비추는 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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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보이스리스 - 일곱 바다를 비추는 별
전시기간
2018. 6. 26.(화) ~ 2018. 8. 15.(수) 


전시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1층
전시작가
송상희, 에르칸 오즈겐(Erkan Özgen), 임흥순, 장서영, 
조은지, 홍순명, 히와 케이(Hiwa K) (총 7명)

- 서울시립미술관은 우리 시대의 억압되고 배제된 존재들을 조명하고자 기획전 《보이스리스 - 일곱 바다를 비추는 별》을 개최

 - 전쟁, 난민, 여성, 죽음 등을 주제로 소외된 자들의 현실을 다루어 온 국내외 현대미술작가 일곱 명의 영상, 설치, 회화 작품 30여점을 선별, 동시대가 접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생각해보는 기회로 마련

 - 지역적, 경험적 특수성을 넘어 반복적으로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는 공통의 이야기들을 전시로 공유함으로써 타자에 대한 공감의 형성 속에 세상을 다시 읽어내는 방식을 제안

전시 개요

□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은 우리 시대의 목소리 없는 존재들을 조명하고자 기획된 전시 《보이스리스 - 일곱 바다를 비추는 별》을 오는 6월 26일부터 8월 15일까지 서소문 본관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 속에서 억압되고 배제된 존재를 조명함으로써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영역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다. 

□ 전시의 제목 ‘보이스리스’는 세상에서 배제되었기 때문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목소리 없는 존재를 의미한다. 부제목 ‘일곱 바다를 비추는 별’은 일본 작가 나나카와 카난의 연작단편소설 제목을 인용한 것으로, 이 소설은 넓은 의미에서 전시와 동일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 이 전시는 포스트식민주의 시대의 하위주체를 다룬다. 오늘날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맥락이 탈각된 채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으로 사용되는 포스트식민주의 개념은 적어도 서구와 비서구에서 매우 다른 의미를 지닌다. 과거의 역사적 경험이자 집단적 상흔으로서 식민주의는 현재에도 억압과 착취를 위한 지배 행위 및 이념으로서 형태를 바꿔가며 지속되고 있다. 그에 대항하는 실천적 담론이자 주체성을 회복하려는 일련의 정신적 활동이라고 볼 수 있는 포스트식민주의는 이 전시에서 현실의 구체적 정황을 참조하는 유동적이고 탄력적인 틀로 작동한다. 따라서 이 전시는 포스트식민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복합적인 맥락에 대한 인지와 그에 따른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하여, 모든 억압의 상황에 처해있는 목소리 없는 존재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른바 하위주체라고 불리는 이들은 다수와 소수, 혹은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라는 단순한 이중적 구분에 포섭되지 않으며,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배제된 존재들이다. 많은 동시대 작가들이 이러한 존재들의 삶을 다시 읽어내고 이들 스스로 발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예술작업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이 전시는 하위주체에 대한 탐구에 천착해 온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통해서 배제된 자들의 여정을 따라 세상을 다시 읽어내는 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 전시에 참여하는 일곱 명의 국내외 작가들은 영상, 설치, 회화 등으로 구성된 30여점의 작품을 통해 전시의 주제를 심화, 확장시킨다. 

   - 전시장 입구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히와 케이(Hiwa K)는 작년에 개최된 《카셀 도큐멘타 14》에서 거대한 파이프를 쌓아올린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라크 쿠르드족 출신의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는 쿠르드족을 중심으로 억압받고 고통받는 이들의 현실을 담은 영상 작품들을 선보인다. 

   - 임흥순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베트남 전쟁의 참전 군인들을 인터뷰하고 그들 개인의 목소리와 흔적을 담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은 베트남 참전 군인을 주제로 한 지금까지의 작품들 가운데 조형성과 시간성 및 서사성(敍事性)을 중심으로 재해석한 영상설치, 사진, 영상작품 등으로 구성되었다.

   - 전쟁, 여성, 죽음 등의 문제를 다루어 온 터키 출신 에르칸 오즈겐(Erkan Özgen)의 영상, 사진 작품도 선보인다. 특히 예술이 재난의 상황을 재현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제 15회 이스탄불 비엔날레》의 화제작 <원더랜드>를 만날 수 있다. 

   - 장서영은 병들거나 불편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신체로부터 기인하는 근원적인 불안함을 탐지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 역시 제도화된 권력 앞에서 사각지대에 위치한 생산성 없는 몸의 무력함과 비가시성이 시간의 자의적인 수축과 이완을 겪는 존재의 고립감으로 표현된다. 

   - 조은지의 <봄을 위한 목욕>은 소의 피부에 맞닿는 즉물적인 감각을 소리와 영상으로 담았다. 지금은 철거되고 폐허가 된 서울의 한 집창촌(集娼村)에서 촬영된 <별똥별 노래>는 완전하게 애도되지 않는 타자에 대한 고집을 서정적인 울림으로 담아냈다. 

   - 홍순명은 이번 전시에 2004년부터 지속해온 ‘사이드스케이프’(곁에 있는 풍경이라 이름 지은 풍경화 연작) 대신 새로운 스타일의 회화를 선보인다. 파괴와 폭력의 역사를 조명하기보다는 패권주의적 역사서술에서 억압당하고 삭제되는 이야기들에 주목하는 홍순명의 작업은 시간과 공간의 위계를 해체하는 비선형적이고 탈식민적인 접근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 송상희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한 기차역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상설치작품 <한여름 밤의 꿈>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불편한 역사와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사랑의 이야기를 시공간적으로 겹쳐놓음으로써 궁극적으로 타자에 대한 예술적 성찰을 드러낸다. 

□ 전시를 이루는 개별 작품들은 특수한 시공간적 상황 하에서 일어났거나 일어나고 있는 구체적인 사건, 혹은 서사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 이 전시는 이야기다. 일곱 명의 작가가 사회의 보이지 않는 현실을 담아내고 또 펼쳐 보이는 가운데 생성되는 작은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것은 지역적 정체성과 경험적 특수성을 넘어 반복적으로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는 공통된 경험이자 현실에 대한 예술적 통찰이다. 그러므로 전시는 또한 공통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려는 시도다. 

□ 《보이스리스 - 일곱 바다를 비추는 별》은 예술이 지닌 사회적 함의와 가능성을 고민해보는 전시다. 전쟁, 난민, 여성, 죽음 등의 문제를 때로는 직접적으로 때로는 예술적 은유를 통해 풀어내는 각각의 작품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체득하고 빚어내는 작가적 태도와 재현의 윤리를 설파함으로써, 예술이 지닌 가치와 한계를 질문하고 있다.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혹은 ‘예술적 실천의 논리에서 파생되는 윤리적 재현의 문제를 어떻게 짊어질 것인가’를 고민하는 이 전시는 결국 재현할 수 없는 것의 재현이라는 예술적 역능으로부터 다른 사유의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미학적 기획에 근거하고 있다.

□ 삶의 조건과 예술의 재현(불)가능성에 대한 상호참조적 이해 속에서 전시가 공유하고자 하는 것은 예술언어로 불러내는 타자의 목소리다. 타자에 대한 공감의 형성으로부터 환대의 공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주체의 복원이 가능해진다. 관람객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세계를 읽고 해석하는 예술적 관점들을 수용하는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든 작품이 드러내는 시각에 동참하며 스스로 자신의 역설적 위치를 자문해 보는 계기이자 주체성을 재고하는 기회를 맞게 되기 바란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 전시 개막 후 첫 주말인 6월 30일(토)에는 이번 전시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3명의 작가(송상희, 에르칸 오즈겐, 히와 케이)가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7월 21일(토)에는 참여작가 홍순명과 장서영이 함께 구성하는 두 번째 <작가와의 대화>가 개최된다. 또한 참여작가 조은지의 작업을 모티프로 관람객과 함께 진행하는 <작가 워크숍>이 7월 11일(수)과 7월 18일(수)의 2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는다. 

※ 전시가 개최되기 한 달 앞선 지난 5월 26일(토)에는 서울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학회가 공동으로 사전 학술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본 전시와 동일한 제목과 주제로 진행되었던 행사에서는 안소현, 이나라, 곽영빈의 관련 연구논문 발표에 이어서 본 전시의 참여작가인 임흥순의 작가 프리젠테이션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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