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미술관 첫 기획전, 라파엘 로자노헤머 작가의 ≪Decision Forest≫
- 아모레퍼시픽 용산 본사로 이전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개관 기념 전시회
- 관계, 소통, 참여를 통해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미술관 방향성 제시
아모레퍼시픽미술관(Amorepacific Museum of Art, APMA)은 개관 기념 전시회인 ≪Rafael Lozano-Hemmer: Decision Forest≫(라파엘 로자노헤머: 디시전 포레스트)전을 5월 3일부터 진행한다.
라파엘 로자노헤머는 26년간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과 교감해 온 멕시코 태생의 캐나다 출신 작가로, 동시대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 중 하나다. 작가가 강조하는 사람과 관계, 공동체의 가치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잘 맞기 때문에 첫 기획 전시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건축, 디자인, 패션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통해 새로운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자 대중과 가깝고 친밀하게 소통하는 미술관이 되기를 지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라파엘 로자노헤머(Rafael Lozano-Hemmer, 1967-)의 1992년도 초기작 <Surface Tension>부터 세상에 첫 선을 보이는 신작 5점을 포함하여 작가의 26년간의 작업 세계를 조망하는 첫 번째 아시아 회고전이자 작가의 최초 한국 개인전으로, 한국에서 보기 드물었던 대규모 인터렉티브 미디어 전시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용산 신본사를 자연과 도시, 지역사회와 회사, 고객과 임직원 사이에 자연스러운 교감과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들고자 고심했다. 이에 1층부터 지상 3층까지는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공용 문화 공간인 ‘아트리움’을 마련하고 1층에 미술관을 두었는데, 로자노헤머의 주요 프로젝트 24개를 포함, 총 29점의 작품이 이 아트리움부터 미술관 로비, 지하의 6개 전시장 등 다양한 공간에 맞춰 새롭게 프로그래밍되어 관람객을 맞이한다.
미술관 로비에 달린 지름 3미터의 거대한 3D 원형 조각 <Blue Sun>은 지난 10년간 태양에 대해 NASA와 작가가 협업한 결과물이다. 아트리움의 <Mapped Han>은 거대한 노출 콘크리트의 공간이 ‘강’과 관련된 텍스트의 구조물로 변화되는 모습을 VR 체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2점의 작품은 기술적으로 업그레이드하여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인다. 그 중, 지하 전시장의 첫번째 작품인 <Sand Box>는 미국 LA의 산타 모니카 해변에서 진행한 공공프로젝트를 실내로 옮겨와 거대한 인공 해변에서 관람객들이 서로 어우러지며 한바탕 ‘놀이’에 참여할 수 있게 하였다.
전시된 모든 작품들은 키네틱 조각, 생체측정 설치작품, 사진, 상호반응 우물, VR, 나노 기술, 사운드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되었다. 우리의 일상을 둘러싼 뉴스, 문학, 취조실 거울, CCTV와 같은 감시장치 등이 작품 내용을 구성하며, 맥박, 목소리, 지문, 초상, 발화시 공기의 파장, 인체의 움직임, 상대방과의 거리 등 우리의 몸과 움직임이 인터페이스로 활용된다.
데이터 과학 용어이자 이번 전시 제목인 ‘Decision Forest’는 관람객의 선택, 그리고 관람객과 작품의 상호작용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결과값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통제할 수 없는 대중의 본성, 불완전한 지각의 과정, 불확실하고 규정되지 않은 공간에서 발휘되는 창의성 등 여러 가지 개념의 집합이기도 하다. 전시된 작품들은 관람객이 주인이 되어 만들어가는 창의적인 소통의 플랫폼이다. 전시를 방문한 관람객이 스스로 작품에 참여할지 여부를 선택하고, 그에 따라 관람객과 작품의 상황과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승창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관장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직접 작품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특별한 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며 “작품들이 전하고 있는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작품과 관람객 간 상호작용 과정을 통해, 대중과 함께 열린 마음으로 호흡하고자 하는 미술관의 방향성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전시 개요]
▶ 전시 제목: Rafael Lozano-Hemmer: Decision Forest
▶ 전시 기간: 2018년 5월 3일 ~ 8월 26일
▶ 관람 시간: 화요일 ~ 일요일, 오전 10시 ~ 18시 (17:30 티켓 발권 마감/ 매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12,000원 (일반 성인 기준, 할인 등 문의는 미술관 안내 데스크)
▶ 전시 장소: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100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문의: 안내데스크 02-6040-2345)
[참고] 주요 전시 작품
Blue Sun, 2018
LED 배턴, 알루미늄 및 나무 프레임, 컴퓨터, 태양 교류 방정식, 오픈프레임웍스, d3 프로그래밍, 지름 300cm
이 작품을 구현하는 메커니즘은 나사(NASA)의 SDO와 SOHO에서 관측된 최신 이미지와 유동성 역학 방정식들이다. 태양 표면에서 포착되는 불꽃과 얼룩, 요동치는 움직임이 구(球) 모양의 디스플레이에 나타나고 있다. 작품은 342개의 널에 부착된 25,580개의 LED 전구들로 구성되고 식물의 엽서(葉序)를 기술한 피에르 페르마의 방정식에 따라 나열되어 있다. 따라서 이 구체(球體)에는 소실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작품의 청백 색조는 태양 본래의 고유한 색온도를 나타낸다.
* 이 작품은 아모레퍼시픽 미술관과 퀘벡 현대미술관의 공동 지원으로 제작되었다.
Sandbox (Relational Architecture 17), 2010
적외선 감시 카메라, 적외선 조명기, 컴퓨터, 산업용 카메라, 프로젝터, 플라스틱 장난감, 캔버스 서버 (canvas server), 오픈프레임웍스 프로그래밍, 가변 크기
작품을 이루는 소형 모래 박스는 실내에 재현된 해변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작은 크기로 투사한다. 투사된 이미지들에 손을 대면 카메라는 이를 포착하여 영사기로 생중계하는데, 곧바로 해변 위로 손의 이미지가 투사된다. 관람객들은 이를 통해 작은 모래 박스의 이미지들과 실제 사람의 크기, 그리고 특수효과들로 인한 거대한 손의 크기와 같은 세 종류의 크기를 경험하게 된다.
Airborne Newscast, 2013
프로젝터, 컴퓨터, 감시 카메라, 델파이 프로그래밍,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 RSS 뉴스피드, 가변 크기
벽면에 투사되는 텍스트들은 KBS, 로이터, AP, TAss, Radio Canada, AFP, Alternet과 같은 언론매체와 기타 인터넷 뉴스매체들에서 생방송되고 있는 것들이다. 관람객들은 프로젝터의 빛을 스스로 차단하면서 그림자를 만들고, 이 자취들을 컴퓨터 감시시스템이 뒤쫓으며 그림자들로부터 연기를 피어오르는 이미지를 나타낸다. 관람객의 그림자 자체가 거대한 연기기둥이 되는 것으로 그림자와 그 그림자에서 나타나는 연기들이 텍스트를 공중에 날린다.
Pulse Index, 2010
프로젝터, 컴퓨터, 전자 현미경, 산업용 카메라, 메탈 박스, 자체 제작 소프트웨어, 델파이 프로그래밍, 가변 크기
<Pulse Index>는 참여자들의 지문을 기록하는 동시에 그들의 심박동수를 감지한다. 이 작품은 10,000명 관객들의 데이터를 계단식 디스플레이로 보여준다. 220배로 확대 가능한 전자 현미경과 심장 박동 측정기가 내장된 센서에 손가락을 넣으면, 센서를 통해 기록된 지문은 곧바로 화면의 가장 큰 칸에 나타나며 심장박동에 맞추어 진동한다. 다른 관객이 작품에 참여하면, 이전 기록은 옆으로 옮겨지면서 가장 오래된 지문은 궁극적으로 화면에서 사라진다. 이는 지문을 사용한 일종의 죽음의 상징, 즉 메멘토 모리라고 할 수 있다.
Pulse Room, 2006
백열 전구, 전압 컨트롤러, 심장 박동 센서, 컴퓨터, 메탈 조각, 델파이 프로그래밍, 가변 설치
<Pulse Room>은 240 개의 투명 백열전구로 구성된 인터렉티브 설치작품이다. 전시장 한 켠에 위치한 작품의 인터페이스는 내장된 센서를 통해 관객의 심장 박동을 측정한다. 관객이 인터페이스를 잡으면 컴퓨터는 맥박을 감지하고, 참여자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전구가 맥박의 속도에 따라 깜빡이기 시작한다. 인터페이스가 측정한 데이터가 전시장에 방출되는 순간, 모든 전구들은 꺼지고 기록된 시퀀스가 한 칸씩 이동하며 빛을 낸다.
Wavefunction (Subsculpture 9), 2007
선형 액츄에이터, 컴퓨터, 의자, 감시 카메라, 전기 회로, 오픈프레임웍스, Wiring 프로그래밍, 가변 크기
<Wavefunction>는 찰스와 레이 임스(Charles Eames, Ray Eames)가 디자인한 의자(1948)들을 배열하여 구성된 키네틱 조각작품이다. 관람객이 이 작품에 접근하면 컴퓨터 감시 시스템이 움직임을 감지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가장 가까이 있는 의자들로부터 움직임이 시작되고 전체로 확대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마치 물결처럼 공간을 점유한다.
*이스탄불 보루산 미술관 소장
Zoom Pavilion, 2015
프로젝터, 적외선 카메라, 컴퓨터, IR 조명기, 이더넷 스위치, HDMI 및 USB 연장선, 케이블, 오픈프레임웍스 프로그래밍, 가변 크기
<Zoom Pavilion>은 라파엘 로자노-헤머와 크지슈토프 보디치코(Krzysztof Wodiczko)의 협업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얼굴인식 및 형태감지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참여자들의 모습과 전시공간 내에서의 그들의 공간관계를 기록한다. 벽에 투사된 이미지는 함께 기록된 한 무리의 사람들을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작품 안에서 관람객 서로가 맺은 관계 및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멕시코국립대학교 현대미술관 커미션으로 제작
Pareidolium, 2018
초음파 아토마이저, 알루미늄 및 스틸 프레임, 전자 장치, 컴퓨터, 물, 카메라, 디스플레이, 오픈프레임웍스 프로그래밍, 180 cm(지름) x 66 cm(높이)
어두운 공간 한 켠을 차지하는 이 분수는 컴퓨터가 제어하는 수백 개의 초음파 분무기로 이루어져 차가운 증기 기둥을 발생시킨다. 관람객이 물 속을 들여다보면 얼굴인식시스템이 이미지를 추출하여 증기로 재현하게 되는데, 순식간에 사라지는 이 이미지들은 각기 화면에 기록된다. 모니터 상에는 앞선 9개의 초상화가 보여지며, 한국에서 초연되는 이 작품을 위해 소량의 설화수 향수가 첨가되었다.
Voice Array (Subsculpture 13), 2011
인터컴, 라이트, 스피커, 자체 제작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오픈프레임웍스 프로그래밍, 가변 크기
<Voice Array>는 목소리를 시각정보로 변환시켜 빛의 패턴을 만들어내는 작품으로, 관람객이 인터컴에 말하는 목소리를 소재로 한다. 관람객이 녹음한 소리에 따라 빛의 패턴이 유동적으로 물결치고 목소리는 점차 낮은 톤으로 변형된다. 앞서 누적된 약 288개의 다른 소리와 새롭게 누적된 목소리가 섞여 새로운 청각적 환경을 연출하며, 빛의 움직임과 조화를 이루며 다채로운 공간을 생성한다.
Last Breath, 2012
모터, 벨로우즈, 플렉시글라스, 디지털 디스플레이, 전기회로, 아두이노 프로세서, 튜브, 페이퍼 백, wiring 프로그래밍, 장치 60 x 27.5 x 23 cm; 튜브 1,500 cm
<Last Breath>는 사람의 숨을 저장하여 평생토록 순환하도록 고안된 작품이다. 벽면에 설치되어 있는 모터 장치는 하루 만 번을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는데 이는 158번의 한숨을 포함한 성인 일인당 평균 호흡 횟수를 나타낸다. 이번 아모레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쿠바의 전설적인 가수 오마라 포르투온도(Omara Portuondo)의 숨을 담아 선보인다. 이 작품은 포르투온도가 작고한 후에 하바나 국립음악박물관(National Museum of Music)에 영구 소장될 예정이다.
Rafael Lozano-Hem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