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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만발(畵滿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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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만발(畵滿發)전
2018-02-09 ~ 2018-03-10
갤러리마리



[전시 개요]

전시 제목 : 개:화만발전
전시 기간 : 2018년 2월 9일 (금) – 3월 10일 (토)
전시 장소 : Gallery Marie 서울시 종로구 경희궁 1길 35, 11:00 – 20:00 (일요일 휴관)
문     의 : T 02-737-7600


[작가]

김경민 김광한 김구림 김근중 김동철 김상수 김상철 김선두 김선형 김종우 김품창 김 현 다발킴 박방영 박병춘
반미령 오수지 오치균 이수동 이영섭 이종목 이현열 임 효 전병현 정길영 정해윤 주후식 최석운 최현주 하태임




김경민 , 당신의 자리 , 43*11*16, ACRYILC ON F.R.P, 2005



[전시 기획 의도 및 전시 내용]

한 동물병원에 걸려 있는 글귀에 저의 눈이 멈췄습니다.
“생명입니다. 사람보다 짧은 시간을 살지만, 그 짧은 순간을 늘 감사하고 즐거워합니다.”
글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동료입니다. 이 아름다운 지구의 시간을 함께 하자고, 밝고 맑은 기운을 나에게 나누어 줍니다.”
그리고 글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가족입니다. 그 누구보다도 나를 믿고 사랑하며, 나의 모든 부족함도 지지해 줍니다.”
결국 생명,동료,가족이라는 단어들이 저로 하여금 이번 전시기획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한국현대미술의 오늘을 대표하는 30인의 작가들과 함께 ‘개:畵滿發’ 전을 선보입니다. 미술에 있어서 다양한 환유의 대상인 개를 소재로 한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정신에 대한 다양한 은유와 풍자의 예술세계를 경험하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특별히 이번 전시기획에는 수의사님들도 함께 하시게 되었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나톨 프랑스는 “한 동물을 사랑하기 전까지 우리 영혼의 일부는 잠든 채로 있다”고 설파했습니다. 애완동물을 넘어 반려동물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매우 공감 되는 말입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나름의 영혼을 가진 생명체라는 통찰이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그것이 공존과 평화,행복에 이르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황금개띠해에 본 전시가 미술계와 관람객 모두에게 복을 부르는 문배도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정마리 갤러리 마리 대표




김광한 , 향기 가득 , 38*38, OIL ON CANVAS, 2018



갤러리 마리는 한국현대미술의 오늘을 대표하는 30인의 작가들과 함께 개:畵滿發전을 선보인다.

미술에 있어 다양한 환유의 대상인 ‘개’를 소재로한 작품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정신에 대한 다양한 알레고리적 예술세계를 경험하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나는 개발바닥의 굳은살을 들여다보면서 어쩌면 개 짖는 소리를 알아들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세상의 개들을 대신해서 짖기로 했다. 짖고 또 짖어서, 세상은 여전히 고통 속에서 눈부시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었다.”

소설가 김훈은 『개: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을 통해 개의 내면에는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방대한 삶의 질감이 있으며 개를 대신해서 그 내면의 풍요로움을 묘사한 것이라 했다.



김구림 , Yin and Yang 17-S. 51 , 53*41 , Mixed media on Canvas , 2017



공존의 역사

인간과 개의 공존 시간은 약 1만 5,000년 동안으로 이 관계는 빙하기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급속한 기후 변화로 사냥꾼들은 인간의 능력과 한계를 뛰어넘는 동물적 감각과 조력자가 필요했고 늑대流는 자신의 야생적 능력을 빌려주고 그에 따른 보상과 친밀을 얻어 개로 변종하였다.

이후 수렵에서 목축이나 농경사회로의 혁명적 전환에 있어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역사를 더욱 극적으로 변화 시켰는데 그것은 가축화된 동물이 인간의 삶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맡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개는 가축을 돌보고 지키는 역할 뿐 아니라 인간의 가장 가까운 동반자가 되었다.

처음부터 개와 인간은 긴밀한 유대를 맺었고, 그 후 수천 년에 걸친 변화를 견디면서 정신적으로 더욱 단단하게 결속되었다. 그 과정에서 개는 인간의 모든 역사적 순간을 함께 했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인간을 관찰하는 인류학자가 되기에 충분했다.



김상철 , 皆運 (개운 ), , 종이에 수묵 담채 , 2018



알레고리적 상징

『Faust 파우스트』에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에게 접근할 때 검은색의 개(푸들)로 모습을 바꾼다. 개가 악마화된 인간으로 환유된 사례이다. 문학과 연극에서 개는 이성이 부족할 때 즉 잠을 자고 꿈을 꿀 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알아채고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여겨졌다. 비이성과 비존재를 감지하는 대상인 것이다.

메소포타미아, 고대 이집트는 물론 그리스와 로마 등 많은 고대 유적에서는 의도적인 개의 매장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질서와 균형의 회복이라는 신화〮종교적으로 강력한 영적 의미 때문이다. 이는 개가 인류를 보호하고 도덕적 행동에 대한 심판관으로 저승길로 향하는 인간을 인도하는 의식의 주도자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도미니크 수도회, 불교와 흰두교, 무속뿐 아니라 고구려 고분 벽화 속에서도 개는 천국과 지옥의 수호자로 여겨졌다.

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과 함께 살면서 사람에게 헌신하는 충복이자 가장 오래된 친구로서 충직과 신의의 상징이다. 시대를 넘어 개가 그 주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거나 주인을 찾아 수천 킬로미터의 강과 산을 넘은 이야기들은 인간에 대해 오랫동안 유전자에 뿌리 박힌 개의 충성심을 보여준다.

개는 악령과 재앙을 쫓고 복을 비는 벽사와 복운의 상징이기도 하다. 조선 시대 영모화나 세화의 소재로 개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이다.

한편 지혜를 가진 자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고 신석기 혁명을 이루며 신인류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가장 훌륭한 조력자 개가 있었고 이러한 공존이 개를 더욱 영리하게 변종시켰으나 불행히도 개는 늘 인간과 비교하여 비천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최현주 , 'H I, MAN ~!', 33*53, Acrylic on canvas, 2018



개:화만발

미술에 있어서 개의 도상은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죽음, 악령, 마녀, 수호자, 신령, 비이성, 광기, 충직, 영리, 비천, 익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인간의 삶과 정신을 환유하였다.

이번 전시에서 30인의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선사하는 개의 도상이 2018년 오늘 어떻게 읽혀지고 사유되는지 개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보고자 한다.

- 아트디렉터 차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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