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초반의 대형 옵티칼 페인팅, 60년대 중반의 네온 빛을 이용한 오브제, 건축 공간과 빛, 사운드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인조 사막> 시리즈로 ‘빛과 공간의 아티스트’라 불리는 더그 휠러(Doug WHEELER)의 개인전이다. 구겐하임미술관은 휠러가 1971년에 구상한 <PSAD 인조 사막 Ⅲ>을 미술관의 가장 높은 갤러리에 재현하였다. 동시 관람객의 숫자를 5명으로 제한하고 소음과 울림을 철저하게 배제한 건축 엔지니어링 기술을 도입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북아리조나의 넓은 사막에 온 것 같은 신비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작가는 이 작품의 구상을 위해 70년대초에 방문한 애리조나 주의 황무지에서 느꼈던 풀잎이나 작은 벌레 단 한 마리도 없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하고 말라버린듯한 감각을 재현했다. 이 결과물은 철저하게 추상의 형태를 띠고 있기에 그 비현실성과 무한성은 더욱더 깊이를 더하며 관람객을 압도한다.

- 김아미 미국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