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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연 회화·설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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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일정 : 2016. 11. 2. (수) – 11. 29. (화)
오프닝 리셉션: 2016. 11. 2 (수) 오후 5시 


전시 소개

-  “장갑 작가”로 잘 알려진 정경연의 대규모 개인전 
-  작가에게 ‘장갑’은 캔버스에 불과 
-  작업은 늘 수행의 일환
-  일상적인 오브제의 조형화라는 일관된 주제를 선보여

현대화랑에서는 11월 2일(수)부터 11월 29일(화)까지 ‘장갑 작가’로 잘 알려진 정경연 작가 (b. 1955) 의 개인전이 개최된다. 정경연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2학년 재학 중인 1974년에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메사츄세츠 컬리지 오브 아트(Massachusetts College of Art)에서 학사를 마치고,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섬유을 전공하여 대학원을 마친 그녀는 1980년부터 현재까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섬유미술. 패션디자인과 교수로 재직중에 있다. 

정경연은 대학을 다니며 유학을 하던 1976년, 행여라도 딸의 손이 틀새라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면장갑을 받았을 때 무어라고 말할 수 없는 따스한 감흥에 젖었다고 한다. 작업하면서 유학생활을 하는 딸이 안타까워 한국에서 소포로 보내주신 어머니의 면장갑은 작가에게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떠올랐을 뿐 아니라 장갑을 끼고 일을 하는 쭈글쭈글한 할머니의 손의 표정에서부터 면장갑을 끼고 새벽에도 바삐 일하는 사람들의 손,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손, 수화하는 손 등 수많은 손의 이미지가 스쳐지나 갔다. 이 장갑안으로 손이 들어가면 사람들은 모두 평등하게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되어 현재까지 손과 장갑에 대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한 개의 면장갑을 4개 혹은 5개로 영역을 분할하여 각각 염색을 하거나 일일히 물감으로 채색을 한 이후, 말리고 찌고 다림질하고 캔버스에 붙이고 고정시키는 작업을 반복하여 작품을 한 점을 완성한다. 혹은 염색을 마친 면장갑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모든 올을 풀고 다시 캔버스에 붙인다. 작가는 이러한 모든 작업의 과정을 직접하면서 이를 수행의 일환으로 생 각하고 있다. 이같이 장갑에 자신의 생각을 40년동안 꾸준히 이야기해온 작가는 일관된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2000년대 초반의 모노톤의 작업으로 시작하여, 1990년대의 설치와 비디오작업으로 각 종교와 세대간의 화합과 안녕을 기원하고, 근작을 통해서 다양한 색과 재료를 연구함으로써 일상적인 오브제의 조형화라는 일관된 주제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회화작품과 설치작품, 비디오 작품 등 총 30여점으로 구성된다.

현재 그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한국,과천), 서울시립미술관(한국,서울), 삼성미술관 리움(한국,서울), 후쿠오카 미술관(일본,후쿠오카), 선재현대미술관(한국,경주), 타이페이시립미술관(대만,타이페이), 도야마미술관(일본,도야마), 홍익대학교박물관(한국,서울), 대림미술관(한국,서울), 워싱턴여성미술관(미국,워싱턴), 대만국립역사박물관(대만,타이페이) 등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되어있다. 


작가와의 짧은 인터뷰

-장갑은 작가님께 어떤 소재이며, 교수님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장갑’을 작품에 사용하게 된 계기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해있던 유학생활, 행여라도 손이 틀새라 어머니께서 기도와 함께 사랑으로 보내주신 면장갑을 받았을 때 무어라고 말할 수 없는 따스한 감흥에 젖었습니다. 면장갑을 보는 순간 고국에 대한,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오면서 정말 많은 생각들이 동시에 들며 쭈글쭈글한 할머니의 손의 표정에서부터 면장갑을 끼고 새벽에도 바삐 일하는 환경미화원,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손, 수화하는 손 등 장갑과 손의 수많은 이미지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장갑은 생활 속의 도구이며 손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물입니다. 인간의 신체를 보호하는 갖가지 기물이 존재하지만 장갑만큼 신체에 밀착된 것도 드물 것입니다. 그러기에 가장 신체적인, 또는 가장 인간적인 체취를 지닌 것이기도 합니다.

인체의 부위 가운데 가장 풍부한 표정을 지니는 것이 다름 아닌 손이고 손에 꼭 끼이는 도구로서의 장갑 역시 손의 풍부한 표정을 대신한다고 보아야할 것입니다. 

-작품에 주로 쓰인 소재-‘장갑‘이 가진 의미는?

장갑은 저에게 때로는 캔버스와 동일시되기도 하고, 작품 속에 하나의 오브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민적인 소재라는 점이 끌립니다. 손을 통해 우리는 의사소통을 하고 의미를 표현합니다. 손은 마음의 표정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또한 손을 감싸고 있는 면장갑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땀과 삶의 애환이 녹아있습니다. 

장갑이 의미하는 것은 기능적으로는 손을 보호하듯, 그 이면에는 일을 마친 사람들의 아픔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 속에 그 마음의 표정을 현대적인 조형미로 풀어내어 손과 장갑에 얽힌 휴머니티를 담고자 하였습니다. 손을 보호해 주는 장갑을 통해 인체에 대한 내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우리 중생살이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영감을 받는 작품이나 계기가 있나요?

불교의 ‘반야심경’입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기본개념이 함축된 작품을 위해 애를 씁니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것으로 경쟁해야 한다. 내것은 내가 만들어야 한다는 정신이야말로 한국작가가 지녀야 할 의지이자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에서 영향받아 겉으로 드러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한 나만의 정체성이 구현된 작품을 이끌어내고자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분명한 것은 혹시나 어설프게 만들어진 작품으로 대중을 일순간 눈속임 할 수는 있겠지만, 자기자신만은 속일 수 없는 것이 작가적 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신뢰감을 전할 수 있는 확고한 의지의 작품을 계속해서 만들기 위해 ‘반야심경’에 대한 수행은 계속 될 것 같습니다.

-작품의 제목이 Untitled / Harmony / 어울림 등이다. 이유는?

나의 작품의 Untitled 은 Nontitle이 아니라 무한한 제목이라는 뜻이다. 반야심경에서도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고 하듯 무제가 곧 유제라는 말과 같이 어떤 사람은 장갑시리즈 중 한 작품을 보고 만남이라는 기쁨을 생각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헤어진 연인과의 작별을 떠올리기도 하는 등 대중들이 자신이 느끼는대로 떠오르는대로 직접 제목을 붙여주시면서 작품을 즐기기를 바랐습니다. 명제에 사로잡히지 않고 대중들이 느끼는 그대로 느낄수 있도록 직접적이면서도 추상적으로 구현했다. 

-정경연 작가님의 작품관은 무엇입니까?

사람들에게 장갑작가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되는데 나는 실제로는 여러 가지 재료로 다양하게 실험하여 표현하였지만 보는이들에게는 장갑의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나의 모든 실험 작업들은 정해진 개념의 틀과 의식의 굴레에서부터 벗어나기를 원합니다. 현대미술에 있어서의 공예라든가 디자인, 순수예술과 같은 어떤 특정한 장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그저 순수 시각적 조형요소로서 다양한 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있어 장갑이라는 것은 서양화에서 캔버스, 조소에 있어서 브론즈와 돌, 동양화에 있어 화선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작업표현의 도구 역할을 하는 수단일 뿐입니다. 

누구나 평등하게 대하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이 저의 작품에 표장되기도 하였습니다. 장갑안에 손이 들어가면 노숙자의 손이던 대통령의 손이던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를 암묵적으로 표현했고 대중들이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소통하고자 했습니다. 무제가 곧 유제입니다. 명제에 사로잡히지 않고 대중들이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였습니다.

장갑은 곧 모성의 표상임과 동시에 서민적이고 구수한 한국의 향기가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소재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첫작품이 1976년 섬유예술이란 틀을 벗어나 미술장르간의 영역을 파괴,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현대조형으로서의 가능성을 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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