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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아나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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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제목 : 아나키스트

전시 작가 : 김 상훈

전시 기간 : 2016812– 99

전시 장소 : 그리고 갤러리 (Grigo Gallery)

 

그리고 갤러리는김상훈의 첫 개인전 아나키스트를 소개하게 된 것을 매우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전시는 김상훈의 첫 개인전이며 이번 전시에서 김상훈은 한국의 아나키스트 백정기, 이강훈, 원심창 의사의 초상화와 동시대 아나키스트인 일본과 중국의아나키스트 오스기 사카에와 루쉰을 그린 아나키스트 프로젝트작업을발표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기다린다

김상훈의 아나키스트 프로젝트는 그의 학부 시절에 제작된 초기작까지 합치면4년간의 기간동안 천작해온 작업이다. 과거의 인물을 불러내는 작업은 동시대에 그들을 다시 불러 세우는 일이기에 오래 전 그 시대의 풍경이 아닌 새로운 미학적 감흥을 불러 내야 하는 작업으로 대상에 대한집중력과 깊이 있는 내면 의식 탐구의 몰입을 요구한다.

김상훈의 회화적기법은 대상을 주관화하는 과정에서 상을 재배출 시키면서 고정된 틀을 파괴해 나가는 작업 방식으로 숙련된 기술과 사색, 그리고 한계치까지 밀고 가는 자신과의 싸움에 대한 치열한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한 작업 방식이다.

 

#봉인된 시간을 해제하기

김상훈은 수집된다큐멘터리 사진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시대적, 정치적, 문화적배경을 제거하고 외부 디테일을 무시한 채 대상을 최초의 반응, 하나의 모양새로 여기고 무의식적 흐름에의거한 즉흥적 감각으로 그린다. 시각적 틀에 시간과 공간을 넣지 않고 그 틀을 파괴하면서 다큐멘터리사진이 지닌 절대적 진실을 차용하여 자신의 회화에 그 진실성을 치환시키고 있다.  지운다라는 페인팅 기법을사용한 김상훈은 선명하지 않은 블러 상태의 대상을 통해서 원본의 인물 사진이 지닌 아우라를 파괴하고 그 자신의 아우라로 전환시키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역사 프로젝트에 대하여 작가노트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내가 바라보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나의 시선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중략) 어떤 인물을 재생했을 경우 그것이 일정부분 정치성을 드러낸다는것은 피할 수 없다. 때문에 잊혀진, 다시 발굴해내야 하는역사적 인물에 대한 선택적인 요소가 들어 있으며 그 동인은 작가 주관의 판단이 대부분이고 부수적인 것은 “현시대성’이라는 요청이 있기 때문이다.(중략)작업의 출발이 개념적 에스키스의 절차대로 꼭 들어맞게 진행되기보다는 계속해서 축적해온 추개념을 통한 감정요소, 보이지 않는 힘의 이미지, 그 동안 지속해온 용적측면, 재료를 다루면서 훈습해온 기술적인 감각적, 신체적 기억이 맞물려 하나의 형식을 토해 내는 것인데, 한 역사적인물의 형상적 미디어를 ‘참고하여’ 나의 추체험의 기억들을, 자신의 상을 ‘되받아 쓰는’ 것이 정확한표현이다. 이 되받아 쓰기는 작가자신의 신체를 형성하게끔 유도한다. 역사적얼굴성에 작가 자신의 비어있는 신체를 투여하여 자기를 되비춰 보게끔 하는 작용이다.

-2014 62일 김상훈의 노트중에서

 

#식민지에서 온 아나키스트

이번 전시에는 김상훈의 아나키스트인물화 작업에 덧붙여 독립기념관의 협찬을 받아 독립운동의 한 축을 담당한 아나키스트와 관련된 아카이브 자료들을전시한다. 김상훈 작품의 모태가 된 백정기, 이강훈, 원심창의 원본 사진들과 독립운동가인 아나키스트들의 활약상을 보여 주는 단체사진, 재판 판결문, 의열단 격문, 옥중일기, 군중 집회등이 실린 사진이 전시 된다.

김상훈은 역사적 인물과의 첫만남에서 받은 강렬한 인상과 기억을 지닌 채 오랜 기간 초심을 잃지 않고 굳건하게아니키스트 작업에 천작해왔다. 아무쪼록 아나키스트 연작 작업을 통해서 김상훈이 다시금 이 시대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담론에 귀 기울여주기 바란다. 아울러 한국 예술사에서 소외된 역사적 담론을 흔들림 없이끝까지 밀고 간 감상훈의 작가적 태도는 오늘날 예술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훌륭한 수행적 대답을 제시해 줄 것이다.

 

김상훈 인터뷰

진행: 그리고 갤러리

인터뷰 및 글: 강신영

날짜: 2016 6 26


Q: 작가님, 현재 하고 계신 작업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현재 작업에서는 거의 역사 인물을 소재로 다루고 있습니다. 여러 동기가있는데 군 복무 시절 최전방에서 경계를 서면서 고민했던 사회, 정치 및 외교적인 문제들 그리고 제대후 개인적으로 독립의 문제 등 여러 생각을 하면서 저에게 맞는 주제를 찾게 되는 과정을 거친 것 같습니다. 대학에복학하고 소위 아나키즘, 이상주의를 지향하셨던 역사적 인물을 연구하여 캔버스에 표현하게 되었는데, 깊이라는 것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졸업 후 3년 동안 작업 자체가 형식에 있어 크게 변한 것 없이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졸업 전시 후 제 작품들을 눈 여겨 보신 분들이 있어 여러 도움을 주셨고 지금까지 용기를 가지고 계속 작업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Q: 작품에 특정 인물이 나오는데 어떻게 그리고 왜 이런 인물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개인적인 측면을 떠나서, 우리가 역사적인 측면을 다룰 때, 특히 독립의 경우 역사적 인물이 한, 두 명이 아닌데  여기서 작품을 위한 선택의 문제가 생기게됩니다. 기존의 정치적인 이념의 분리로 인해 갈등이 많은 정치색보다는 앞에서 언급하였듯 소위 아나키즘, 이상주의를 지향하던 분 중 좌절되거나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을 연구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인물들은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되어있지 않거나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분들로, 이들이 지니고 있는 배경을 종합적으로 연구한 후에 작품을 위한 인물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처럼 연구하고 캔버스 위에 재조명하는 작업을 하면서, 현실, 역사 등을 비추는 미술의 기능을 생각하고, 텍스트 없이도 사람들과공감할 수 있는 미술의 초월적인 입장에 대해 다시금 고민해보는 시간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작품을 위해 준비하는 인물 연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여러 매체를 활용합니다. 역사 인물에 대한 텍스트의 경우 인터넷 정보보다는도서관 자료들이 질적으로 우위에 있었고, 이미지는 인터넷을 통해 좀 더 최적의 것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Q: 인물에 따라 캔버스 크기 변화가 생기기도 합니까?

 

변하긴 하나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예전 작업이 100 F 호에 그려졌다면, 새로 한 작업은 100 P 호 입니다. 큰 변화는 없죠. 앞으로 아나키즘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일본인과 중국인을 30호에그릴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역사 그리고 문화라는 것이 끊임없이 상호 간에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기때문에, 다루는 소재, 인물에 있어 한국에만 머무르지 않고계속 확장하면서 틀을 깨보고 싶었습니다.

제 생각에 역사는 결국 어떻게 시간을 바라보느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시간의절대성보다는 과거를 탐험해 가면서 새로운 시각을 얻어내고 싶습니다.


Q: 화면속 인물들을 보면 모두 상황이 배제된 정적인 모습의 초상화인데, 이같이 표현한 이유가 있습니까?

 

상황이 배제되어 많이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지 선택에있어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인물이 어떤 상황에서 이런 사진을 찍었다에중점을 두기보다는, 사진 선택의 경우 좀 더 직관적인 선택에 맡겼습니다.

 

Q: 그렇기에 일반 관객들이 캔버스에 인물 자체만을 보고 역사적 사건이라든지 정치적 이념을 파악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렇죠. 그런데 이념은 이미지에 함축되어있는 부분이고,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시각적으로 직관적으로 파악되는 역사 인물이 아니라 작품을 표현해내는 방법론적인부분입니다. 그것이 바로 지우는 행위입니다. 역사적 인물은화면에 들어와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지운다는 행위에서 나타나는 흔적들이라든지가변적이고 민감한 톤의 변화들이 한 화면 안에 보이면서 직관적인 결론을 유도하는 작업인 셈입니다. 이러한결론에 도달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망상에 빠져 객관적인 형상을 잊어버리고 심상적으로 들어가면, 물러나서 봤을 때 거의 객관이 없는 추상이 되어버립니다. 그렇다고심상적인 것과의 적정한 거리를 잊어버리고 객관에만 치우치면 껍데기만 남아버리게 됩니다. 이 둘의 중간지점을 계속 찾아가고자 하는 것이 현재의 작업입니다.

 

Q: 지운다는 행위는 작가님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물감을 올린다는 행위가 저는 이것을 자기의 본성에 덧칠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이를 다시 비워보고 싶었습니다. 지우는 행위를 통해 점점 톤이 분열되고 복잡해지는 것을 보면서, 과연내가 확고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옳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자신만이 옳다는것에 치닫게 되면 그것이 파시즘으로 가게 되는 것이고, 그렇다고 비관적인 생각에만 갇혀 있을 수는 없고화면에서 보이는 톤의 분열이 개인적, 사회·정치적 가치가 계속해서 분열하고 있는 것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한다면 저 자신이나 제 그림을 보는 관객들에게 어떠한울림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Q: 말씀하신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서 정말로 심상과 객관의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3년 정도 이 같은 방법론을 가지고 작품 활동에 전념하였기에 어느정도 감은 오는데, 그래도 너무 심상에 치우쳐 있을 때면 기름의 농도 조절이 잘못되어 상이 완전히 일그러져버리기도 합니다. 시각적으로나 직관적으로 그 중간 지점이 한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많지 않습니다. 한 작업당 적으면 2번 많은 면10번 정도의 실패를 하게 됩니다. 그 성공과 실패의 지점은 학술적 연구를 통해서이기보다직관적인 이미지에 대한 소통이 제대로 맞물릴 때 찾게 되고, 제가 미진하거나 잡생각이 많으면 실패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여러 연구와 시도를 통해 방법론을 확장해볼 생각도 있습니다.

 

Q: 다른 매체를 통해 지우는 행위를 시도해보고 싶지는 않으신가요?

 

매체를 많이 다뤄보고 싶습니다. 블랙을 수평으로 지우면서 점점 끝을향해 가면 접힌 층에 블랙과 화이트가 미세하게 융합되면서 가변적인 톤의 변화를 보여주고, 마지막으로화이트 톤이 나오게 되면서 끝에 다다르게 됩니다.

지금은 유화 블랙의 한계치에서 놀고 있는데, 다른 매체에서 이를 시도하면물리적인 부분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감각적으로나 직관적으로 매체 본연의속성과 잘 융합시키며 컨셉을 보여줘야겠지만요.


Q: 인물에 따른 색의 변화를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작업을 시작하면 습관적이고 좀 더 익숙한 것들을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한번은 레드를 사용하여 실험해본 적이 있는데 안료가 품고 있는 다른 색, 형광 분홍색과 같은 이질적인베이스가 드러나더라고요. 현재 사용하는 브라운 블랙은 아이보리 색이 나오거든요. 안료 실험 또한 필요한 것 같습니다.

 

Q: 인물아래 레이어가 끊기면서 빈 여백이 생기는데, 어떻게 이런 구도가 잡혔나요?

 

이런 방식이 지금은 나타나지 않는데, 초기에는 액션 페인팅처럼 흘러내리거나튄 젯소 자국을 활용해보고 싶었습니다. 컨셉을 마련해놓고 작업하는 현재와는 달리, 개념적인 프로세스를 생각하고 그렸다기보다 이미지에 자체에 치중해 있던 상황이라 이 같은 시도를 해봤던 것 같습니다.

 

Q: 작가노트를 읽어보니 다양한 주제와 여러 방법론적 접근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혹시 계획하거나해보고 싶으신 작업이 있나요?

 

3년간 지금 작업에 몰두해왔기 때문에 해보고 싶은 것은 많습니다. 이 작품들을 위해 연구를 하면서 너무 저 자신이 매몰되어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 전시가 끝나고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 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자신을 스스로 제약하고 있어 답답한 측면도 있습니다.

 

Q: 연남동에서 김포로 작업실을 옮기셨다고 들었습니다. 연남동에 계실 때는 작업하는 분들과 서로 작품에 대한 피드백을받을 수 있었을 텐데 지금 공장 지대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어떻게 작업하고 계시는가요?

 

전적으로 작업에 집중하게 된 것은 1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작업 이외에 다른 경제 활동도 해야 했거든요.

김포 작업실로 옮겨오면서 혼자 작업하다 보니 깊이 있게 연구는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불안감이나 생각의 흐름이 어지럽혀질 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체될위험도 있고 하지만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공장 기계 소리에 작업할 동기를 부여 받기도 합니다.


Q: 지금하고 계신 인물 시리즈의 마무리라 할 수 있는 시점이 있을까요?

 

없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형식 면에서의 변화나 리히터처럼 추상으로빠져나갈 가능성은 있습니다. 혹 다른 카테고리 내의 인물을 다루거나 방법론에 있어 여러 변화도 있을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변화의 가능성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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