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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된 사진의 귀환: FSA 펀치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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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된 사진의 귀환: FSA 펀치 사진

전시기간 2016. 5. 3 (화) - 6. 4 (토)
전시장소 갤러리 룩스 (서울시 종로구 옥인동 62)
관람시간 화요일-일요일 11:00 - 18:00
관람료 무료

전시부문 사진
전시기획 박상우
전시주최 갤러리 룩스
관련행사 심포지움 "이미지 파괴와 새로운 사진이론" (2016. 5. 13 (금) 14:00 - 18:00, 참가비 무료)


■ 1930년대 미국 농업안정국(Farm Security Administration)에 의해 배제된 사진, 펀치 사진의 재발견
■ 권력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워커 에반스, 아더 로드스타인, 벤 샨 등의 펀치 사진들로 구성
■ 사진사, 사진철학의 오래된 담론에서 배제되었던 '선택'과 '선택하는 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전시


사진가이자 사진이론가 박상우가 기획한 《폐기된 사진의 귀환: FSA 펀치 사진》이 2016년 5월 3일(화)부터 6월 4일(토)까지 갤러리 룩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1930년대 미국 농업안정국(Farm Security Administration, 이하 FSA)의 거대한 사진 아카이브 중에서 펀치로 구멍이 뚫린 사진들로 구성된다.
펀치 사진은 당시 FSA 사진 아카이브의 책임자였던 로이 스트라이커(Roy Stryker)가 FSA의 이념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된 사진 원본(필름)에 무차별적으로 구멍을 뚫어 사용할 수 없게 만든 사진이다. 스트라이커라는 권력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이 펀치 사진은 총 10만장에 달하며 FSA 사진가의 의지와 상관 없이 역사의 무덤에 지금까지 파묻혀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당시 FSA 사진가로 활동했던 워커 에반스, 아더 로드스타인, 벤 샨, 칼 마이더슨, 러셀 리 등이 촬영한 사진 중에서 지금까지 공개된 적이 없는 수 백장의 펀치 사진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상우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은 이 하찮은 사진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펀치 사진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진에 관한 모든 '담론'을 뒤흔들 수 있는 결정적인 것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시의 의의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번 전시는 우선 다큐멘터리 사진의 역사는 실재를 투명하게 반영하는 역사가 아니라 인간의 선택과 배제라는 행위를 통해 '구축된' 역사라는 것을 상기시킬 것이고, 또한 다큐멘터리 사진과 사진 일반을 둘러싼 오래된 담론(객관성, 사실성, 진실성)이 얼마나 신화적이고 허구적인가"를 알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우는 이어서 “이번 전시는 나아가 기존의 사진철학을 새롭게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펀치 사진은 롤랑 바르트를 비롯해 지금까지 사진철학자들이 간과한 '선택'이라는 사진 행위와 사진의 또 다른 주체인 '선택하는 자'에 대한 개념을 가장 극명하게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선택이라는 개념은 단지 펀치 사진이 속한 다큐멘터리 사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개념은 보도사진, 예술사진, 광고사진, 일상사진 등 사진의 모든 분야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박상우는 “이번 전시에서 핵심인 ‘선택’의 개념은 사진의 본질을 건드리며 현대 사진철학의 중심에 맞닿아있다”고 말한다.
특별히 이번 전시와 함께 『다큐멘터리 사진의 두 얼굴: FSA 사진 아카이브』(이영준·박상우 저, 갤러리 룩스, 경기문화재단 후원)가 출간된다. 또한 사진이론가 박상우, 이영준, 박평종 등이 참여하는 심포지움 "이미지 파괴와 새로운 사진이론"이 5월 13일(금)에 진행될 예정이다.


기획의 글


《폐기된 사진의 귀환: FSA 펀치 사진》
박상우

《폐기된 사진의 귀환: FSA 펀치 사진》은 다큐멘터리 사진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사진 아카이브인 1930년대 미국 농업안정국(Farm Security Administration, 이하 FSA)의 사진 중에서 펀치(구멍 뚫은 도구)로 구멍을 뚫은 사진을 보여준다. 이 사진 아카이브의 책임자인 로이 스트라이커(Roy Stryker)는 FSA의 이념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된 모든 사진 원본(필름)에 펀치로 구멍을 뚫어 다시는 그 사진들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워커 에번스, 아더 로드스타인, 벤 샨, 칼 마이더슨, 러셀 리 등 당대 내로라하는 FSA 사진가들은 자신들의 사진이 스트라이커라는 권력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이 전시는 이처럼 FSA 사진가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역사의 무덤에 파묻혀있던 총 10만 장의 구멍 뚫린 사진을 발굴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중에서 2백여 점을 선별하여 이 버려진 사진에 숨겨진 막중한 의미들을 드러내고자 한다. 지금까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 펀치 사진에는 다큐멘터리 사진, 사진 아카이브, 예술 사진, 사진사, 사진철학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이 복잡하게 교차한다. 
  펀치 사진을 처음 보는 사람은 먼저 사진 중앙에 뚫려 있는 커다란 구멍이 제공하는 시각적 스펙터클에 압도당한다. 하지만 펀치 사진은 우리에게 단지 이처럼 새로운 시각적 충격 혹은 흥미만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충격적인 사진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진에 관한 모든 ‘담론’을 뒤흔들 수 있는 결정적인 것을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우선 기존의 주류 사진의 역사에서 ‘배제된 역사’를 새롭게 역사의 무대로 드러낸다. 펀치 사진은 우리가 사진사를 통해 배운 FSA 사진의 역사 뒤에는 일련의 선택하는 자들에 의해 배제된 또 다른 역사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펀치 사진은 FSA 사진의 역사, 그리고 이 사진을 둘러싼 다큐멘터리 사진의 역사는 실재를 투명하게 반영한 역사가 아니라 인간의 선택과 배제라는 행위를 통해 ‘구축된’ 역사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또한 그것은 다큐멘터리 사진과 사진 일반을 둘러싼 오래된 담론(객관성, 사실성, 진실성)이 얼마나 신화적이고 허구적인가를 가리킨다. 
  펀치 사진은 나아가 기존의 사진철학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게 할 수 있는 좀 더 근원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지금까지 사진철학이 거의 주목하지 않았지만 사진의 모든 프로세스(기획, 촬영, 편집, 배포, 수용)에 개입하는 ‘선택’이라는 행위이다. 롤랑 바르트를 비롯해 기존의 사진철학자는 사진에서 ‘촬영하기’ ‘촬영되기’ ‘바라보기’라는 세 가지 행위에 주로 관심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펀치 사진은 이 세 가지 외에 ‘선택하기’라는 또 다른 행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사진에서 선택 행위는 단지 FSA 사진이 속한 다큐멘터리 사진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보도사진, 예술사진, 광고사진, 일상사진 등 사진의 모든 분야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바로 이 같은 필연성 때문에 ‘선택’이라는 개념은 사진의 선택적인 속성이 아니라 근본적인 속성이다. 따라서 우리는 FSA의 펀치 사진을 통해 기존의 사진철학에서 망각된 ‘선택’이라는 행위와 ‘선택하는 자’라는 새로운 사진 주체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다. 선택, 선택자라는 개념은 미술과 문학과는 다른, 사진만의 고유한 속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시는 결국 펀치 사진처럼 기존의 사진의 역사에서 배제된 혹은 무시된 사진들을 들춰냄으로써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사진 역사와 사진 철학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위대한 작가, 위대한 걸작 위주로 전개된 사진의 역사 대신에, 이 역사에서 지금까지 배제된 사진들 – 미숙한 사진, 실수한 사진, 잘못된 사진, 아마추어 사진 등을 역사의 무덤에서 다시 꺼내어 그것이 지닌 두터운 의미를 새롭게 탐색하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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