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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경 회화전:IN SY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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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경 회화전 : IN-SYNC



<In Sync>  
기하학적 풍경  
정윤경
                                               
정윤경은 2006년에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2008년에 영국의 슬레이드학교를 졸업하였다. 현재까지 영국에서 거주하면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정윤경은 영국 유학 이후에는 갤러리구에서 처음으로 국내 개인전을 갖는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친 후 영국으로 유학을 가게 된 것은 지형학적 전환뿐 아니라 예술가의 성향이 추상적인 표현과 세부적인 사항에서 변화를 가져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윤경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도 서양화 기반이었지만, 동양화에 대한 공부도 상당히 깊이 있게 접근하였는데, 이런 영향으로 정윤경의 추상화는 동양적인 고고함과 자연 속에 존재한다는 전통회화적 경향, 그리고 선적인 요소를 기반으로 다른 경험들이 교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뭇잎이나 새의 깃털을 연상시키는 큰 맥락 아래 새로운 복잡성을 보이고 있는 정윤경의 풍경적 추상화는 동양의 ‘경’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경’이 뜻하는 것은 풍경의 뜻과 더불어 서로 상충하는 반대 개념들의 공생 관계로 발전되는 것으로 화합의 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작품에서는 부드러운 것과 단단한 것, 질서와 혼돈의 충돌로 인하여 작품에서 밀고 당김의 흔적들이 느껴진다. 작가는 총체적 현상 속에서 관계를 설정하는 동양적 사상에 기초해 대립된 요소들 간에 공생의 구도에 주목하는데, 이때 자연계의 아름다운 현상인 ‘경’을 바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건축적인 형식과도 연계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서양의 충돌, 자연과 문화 사이의 충돌’을 함의하는 나뭇잎 모티브는 기하학적이면서도 건축적인 형태 안에 유기체 형태를 반복시킴으로서 화합을 향한 길로 이어진다. 또한 작가가 설정한 이러한 탄탄한 구조 아래에서 수천 개에 달하는 나뭇잎과 깃털, 저울, 갑옷들이 구축되어 간다. 


이렇게 자연의 풍경적인 요소가 하나의 이데아가 구축되어 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정윤경이 동양의 ‘경’ 개념을 도시로 투영시키기 때문이다. 도시는 자연물과 인공의 건축물 간의 패턴, 즉 기하학적 공간으로 구축되어 있고, 그 자체로 공생의 이미지를 위한 실험적인 공간이다. 인간의 조화를 시도하기 위한 에너지로 가득 찬 곳으로 정윤경의 추상작업의 바탕은 ‘경’이자 곧 ‘도시’이기도 한 것이다. 더불어 개인에 대한 구원은 개인의 기억이 새겨진 사물과의 만남을 통해 찾을 수 있다는 프루스트에게 영향을 받아 집단의 기억이 새겨진 사물, 오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도시의 풍경을 작업 세계의 바탕으로 삼는다. 그러한 기억이 하나하나 모여 거대한 이미지 집단을 만들어 내고, 그 집단은 하나의 살아 숨쉬는 생명체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물질적이고, 세밀한 요소들이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되고 조합되며, 생명의 힘까지 덧붙여지는 추상의 힘은 여러 가지 관계들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지향하고자 하는 나 자신과 안주하고자 하는 나, 소유하고 싶은 것과 그럴 수 없는 것 등의 상충과 모순, 불일치는 인간이면 겪어야 하는 당연하고도 힘든 내재된 갈등과 해결의 연속인 것이다. 타국에서 오랜 기간 전업작가로 지내오면서 겪어 내는 수행적 차원의 갈등과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 도시적 삶 속에서 묻어나온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정윤경이 주로 영향을 받은 건축가 파울로 솔레리(Paolo Soleri)는 미래도시를 뜻하는 ‘아르콜로지(Arcology)'라는 단어를 만들기도 하였는데, 생태를 기반으로 한 도시를 가리키는 신조어로 인간, 도시, 자연, 기술의 유기체적 결합을 꿈꾼다. 황무지 위에 수직적으로 다시 설계되는 생태도시로서 기술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하는 모든 것이 조합된 도시인 것이다. 또한 어떠한 상태로도 도달할 수 없는 먼 미래를 가정한 도시로서 여기에서의 모든 존재는 한정되지 않는다. 
갤러리구에서 선보이는 약 15점의 작업들은 이러한 이상적인 생태도시의 측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때로는 강하게 솟구치는 도시의 마천루 같이, 때로는 기하학적인 구조 속에서 리드미컬하게 세부적인 묘사가 드러나기도 하면서 어느 것 하나도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지속적인 수축과 확장의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각 요소들의 진행 방향이 언제나 일치되어 흐를 수는 없겠지만 그 안에서의 불일치와 갈등조차도 언젠가는 다가올 이상적 사회에서 모두 수용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정윤경의 추상화라고 하겠다. 


글/고윤정(그레파이트 온 핑크 편집장)




From the very last, 2014, 180x120cm,Acrylic on unprimed canvas



In Sync IV, 2015, 90x90cm, Acrylic on unprimed canvas





Solid of Void II, 2015, 50x40cm, Acrylic on si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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