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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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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_

 

 

비침과 투영을 통한 아름다움   

 

                                      

장준석(미술평론가, 한국미술비평 연구소 소장)

 

 

 

 곱게 물든 가을 나뭇잎들이 은은하게 드러나는 달빛 아래 고깔 쓰고 살포시 춤을 추는 여인을 떠올려 본 적이 있는가. 깊은 산 속 어느 고찰(古刹)의 얇은 한지 창살에 아른거리는, 춤추는 한 여인네의 그림자를 만나본 적이 있는가. 박민희의 작업세계는 이러한 한국의 정서와 미감을 얇은 한지 등을 겹쳐 표현하는 기법을 통해 오롯이 담아내면서 한국적 정취와 기운을 조형적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세월 속에 드러나는 은근함, 소박함, 투박함을 담고 있으며, 겹침을 통한 우리 전통 종이의 은은한 비침과 투영의 미학이 미적으로 승화된 것이다. 

 낙엽이 뒹구는 어느 날 작가 박민희와 인사동의 한 작은 갤러리에서 만나기로 약속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갤러리 창 너머로 체구보다 훨씬 더 커서 무게감이 느껴지는 작품을 가져 온 작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야무짐과 성실함 때문인지 얇은 한지 등을 붙이며 뜯고 겹치는 지극히 평범한 조형 어법의 작품인데도 상당히 매혹적인 이미지와 아름다움을 표출하고 있었다. 이는 언제나 변함없이 자신의 길을 걸을 것만 같은 미적 힘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처럼 자연스럽고도 깊이가 배어있는 박민희의 최근 작품에는 확실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작품 초기에는 조각보 등 우리의 정서가 깃든 서정적 이미지에서 조형적인 착상을 하였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꾸준하게 고민하며 변화시키려는 감성적 노력 속에서, 신선한 한국의 현대미와 정신성을 토대로 한 투영의 미학이나 비침의 미감을 만들어 왔다. 따라서 여느 한지 작가들처럼 단순히 기법 혹은 형태 등만을 드러내는 게 아닌, 보다 정감어린 한국적인 미감을 추출하여 조형화시키게 되었다. 말하자면 한국적인 감흥을 전통적 한지나 종이를 통해 드러내고자 자연성과 내적 이미지를 독특한 겹치기와 투영 그리고 색상의 번짐 등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작가 박민희는 꾸준하고도 성실하게 그림을 즐겨 그려온 작가, 혹은 세월의 흔적을 단 하나의 종이로 압축·형상화시킨, 힘이 넘치는 한국성을 담은 예술가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한지나 종이를 중첩시키는 꾸준한 작업을 통해 우리의 감흥과 정서 그리고 우리만의 조형성을 보여주는 야무진 작가이기도 하다.

 이런 느낌은 아마도 한 성향의 조형을 꾸준히 나름대로 분해하고 고뇌하며 느끼고 표현해 온 때문인 듯하다. 확실히 한지나 종이를 제재로 한 작가의 작업은 이런 부류의 여느 작가들과 같은 단순한 예술적인 시도의 차원을 넘어섰으며 독창성과 창의력을 지닌 조형성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조형성의 구축은 새로운 것으로서 비침과 투영을 통한 예술적인 추구에서 비롯되었다. 창호지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달빛에 대나무 형체가 아른거림에서 얻어진 작가만의 상상력이 환원과 확산을 반복하듯 자연스럽게 화면 위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과하거나 강하거나 넘치는 것보다는 작고 부드럽고 소담한 것을 마음에 두고 그 느낌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그의 예술가적 상상력은 그의 작업만큼이나 맑고 투명하다. 그는 이십여 년 이상을 찢고 붙이며 뜯고 바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자연에서 얻어진 세월의 흔적을 담아(淡雅)한 조형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또한 작가는 찢고 붙이며 투영시키는 2000년까지의 작업세계를 토대로 하여, 형상이 담긴 그림으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조형적인 변화는 아마도 2000년부터 2002년까지의 미국 버클리에서의 예술가적 삶에서 비롯된 듯하다. 환경의 변화에서 오는 심경의 변화는 형상이 서서히 사라지는 조형성을 추구하도록 하였다. 2004년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한지를 통한 투영과 비침에 대한 관심이 더욱 예술적으로 승화되면서 조금은 눈에 거슬리던 형체들이 화면 속에서 사라지고 맑고도 순수한 무형의 조형세계가 펼쳐지게 되었다. 더욱이 최근에 집중적으로 표현되는, 자연과 세월에 대한 인간 심성의 투영과 비침의 조형은, 얇은 화선지에 물감을 발라 판화 식으로 찍으면서 더욱 극대화되었다. 자연의 시공간과 작가의 심미적 상황이 얇고도 투명한 종이 위에 겹겹이 드러나면서도, 그 속으로부터 우러나는 느낌과 이미지를 투명하게 압축시켜 자연과 인간에로 소통시키는 과정을 통해 말이다. 처음에는 작품에 대한 모티브를 전통 조각보에서 얻었지만, 차츰 꽃이나 새, 나뭇잎 등 생명 있는 것들의 압축된 세월의 두께를 투명한 이미지 속에서 겹겹이 풀어 드러내었다. 생명 있는 자연의 시공간의 흔적에 대한 심미적 조형과도 같은 감흥을 멋들어지게 화면 위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박민희는 최근 오랜 세월의 흔적을 지닌 거북이의 모습에서 자신의 작품 속에 압축된 이미지와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새로운 느낌과 이미지의 새로운 조형성을 모색 중이다. 거북이의 이미지를 통해 시공의 영겁과 디테일한 이미지를 마치 포정(庖丁)이 커다란 소(牛)를 신기가 들려 단숨에 풀어헤치듯 자연의 신선함이 깃든 조형적인 메시지로 보내준다. 작가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담담하고 은은하며 전통성이 내재된 아름다움은 현대를 사는 한국인들의 마음에 풍요로움과 포근함을 선사할 것이다. 작가 박민희의 작품은 물질만능사상과 허영, 가식, 이기심 등이 만연한 오늘날에 맑고 투명한 하나의 물방울처럼 작은 희망이 될 것이다. 

 

 

이미지_

 

 

 




 

박 민 희 (朴敏喜)Park, Minhee 

 

학력

1989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졸업

1991 서울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전시경력

-개인전

1996  제1회 개인전 (서경갤러리)

1999  제2회 개인전 (인사갤러리)

2000  제3회 개인전 (모인갤러리)

2001  제4회 개인전 (The Fig Tree Gallery, Berkeley, U.S.A)

2004  제5회 개인전 (이목화랑)

2007   제6회 개인전 (공갤러리)

2012   제7회 개인전 (노암갤러리)

2013   제8회 개인전 (스페이스 이노)

 

-단체전

1989   한국화 - 새로운 형상과 정신전Ⅲ(관훈미술관)

           靑林展Ⅰ(동덕미술관)

1990   4人 - 일상과 작업(관훈미술관)

1992   한국화 - 새로운 형상과 정신전Ⅳ(미술회관)

           박민희·이윤정·이지선展Ⅰ(나화랑)

1993   서울예고 창립 40주년 기념전(예술의 전당)

           박민희·이윤정·이지선展Ⅱ(나화랑)

           한국 현대회화 모색전(크렘스역사 박물관)

           靑林展Ⅲ(나화랑)

1994   제6회 그루터기展(백악미술관)

           박민희·이윤정·이지선展Ⅲ(서경갤러리)

1995   靑林展Ⅳ(인데코화랑)

           제7회 그루터기展(서경갤러리)

1996   박민희·이윤정·이지선展Ⅳ(인데코화랑)

           제8회 그루터기展(갤러리 2020)

1997   박민희·이윤정展(인데코화랑)

           제9회 그루터기展(종로갤러리)

1998   27人의 인간과 자연展(인사갤러리)

           제10회 그루터기展(종로갤러리)

           藝友大展(서울시립미술관)

1999   박민희·이윤정·이지선展Ⅴ(인사갤러리)

2000   밀레니엄, 한국미술 내일의 전망(서호갤러리)

           현대미술 20人의 눈(갤러리 LIKHI)

           서울대학교와 새 천년전(서울시립미술관)

           2000청년작가 초대전(서울시립미술관)

           제20회 이원展(아트 사이드 넷 갤러리)

2001  Group show-Pablo, Suzanne, Minhee, Adeleh (The Fig Tree Gallery, Berkeley, U.S.A)

           The Fig Tree Gallery Annual Show(The Fig Tree Gallery, Berkeley U.S.A)

           제21회 이원展(모인화랑)

2002   BACA Annual member's showcase(Berkeley Art Center, U.S.A)

           제22회 이원展(모인화랑)

2003   제 25회 한울회 작품전(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제23회 이원展(아트링크)

          ‘집합과 비전’-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승격 기념전(종로갤러리)

2004    제24회 이원展(모로갤러리)

            2004  ART SHANGHAI 2004 (中國, 上海)

2005    제25회 이원전(모로갤러리)

2006    제26회 이원전(모로갤러리)

            東洋畵  새 千年-한국화의 힘(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006 전시기획자가 선정한 오늘의 작가전(광화문갤러리)

            겸재와 함께 하는 미술여행(세종문화회관 미술관본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60주년 기념전

2007    제27회 이원전 (모로갤러리)

            예동전(그랜드힐튼호텔)

           “낯선 땅과 멋진 삶”(아천미술관)

            작은그림展(렉서스갤러리)

            2007 서울오픈아트페어(코엑스 컨벤션홀)

2008    제21회 詩가 있는 그림展(한가람미술관)

            artexpo-NEWYORK(Javits Convention Center, U.S.A)

            제28회 이원전(빛뜰갤러리)

            四校四色展(신한은행PB센터)

2009    제29회 이원전(모로갤러리)

            Symphony of Korean Artists(CHUWA Gallery, Tokyo, Japan)

            2009 KIAF-한국국제아트페어(코엑스 콘벤션홀)

2010    2010상하이 국제 엑스포기념 상하이 한국문화원초대-

            한중현대미술초대전 (상하이 한국문화원 전시장)

            植物庭園展(Hyatt Gallery, Osaka Japan)

            화수목금토전2010( 스페이스 이노)

            제30회 이원전(공갤러리)

            2010 한국화여성작가회 기획전-사군자, 新사군자(한전아트센타)

2011    서동요展-서울대학교 동양화 동문의 노래(부남미술관)

            제31회 이원전(공아트스페이스)

            2011 한국화여성작가회기획전-산.수.풍.정(서울시립미술관)

            SHANGHAI ART FAIR 2011 (中國, 上海)

2012    제45회 한국화회(Gallery LVS)

            제32회 이원전(SPACE 599)

           2012 KIAF-한국국제아트페어(코엑스 콘벤션홀)

           크리스탈아트전(한국미술센타)

2013    植物庭園展(츄와갤러리, 도쿄, 일본)

            서울예술고등학교 개교60주년 특별전-‘예술-영원한 빛’(예술의 전당)

            제33회 이원전(갤러리봄)

 

수상경력

1990  제9회 대한민국 미술대전(국립현대미술관)

          제13회 중앙미술대전(호암갤러리)

1992  제11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국립현대미술관)

          제15회 중앙미술대전(호암갤러리)

1993  제12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국립현대미술관)

          93’MBC 미술대전(예술의 전당)

1995  제14회 대한민국 미술대전(국립현대미술관)

          95’MBC 미술대전 특선(한가람미술관)

1996  96’동아미술제(국립현대미술관)

          제15회 대한민국 미술대전(국립현대미술관)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남송미술관

서울대학교, 강원대학교, 경희대학교, 서원대학교 강사역임

010-9131-0442/ mingky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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