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라트 클라페크(Konrad Klapheck, 1935-)는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났고, 그곳에서 미대를 졸업하였으며, 모교에서 교수생활까지 한 그야말로 뒤셀도르프 터줏대감이다. 195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그는 일관되게 구상작업을 고수해 왔다. 그는 재봉틀이나 타자기 그리고 다리미 등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기계들을 사실적으로 화면에 담고 있기 때문에 팝아트와 비교되기도 한다. 반면 그의 작품은 기계적인 금속성을 강조하면서 화면을 하나의 대상으로 가득 채우기 때문에 초현실주의적 맥락에서 읽힐 수 있는 여지도 제공한다. 회화와 스케치 등 모두 70여 점이 소개되는 이 전시를 통해 클라페크가 걸어온 길을 몇 걸음 동행할 수 있다.

-김석모 독일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