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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근 : 현묘지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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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개요

  ❍ 전 시 명 : 최영근-현묘지예 

  ❍ 기    간 : 2013. 2. 28~3. 31(32일간)  ※ 휴관일(매주 월요일)

  ❍ 장    소 : 대전시립미술관3, 4전시실

  ❍ 작    가 : 최영근

  ❍ 작    품 : 창세기 외  104여점

  ❍ 개막행사 : 대전시립미술관 2층 로비, 2월28일(목), 오후4시



1.

한국의 대표적인 칠예술(漆藝術)작가로서 한 길을 걸어온 최영근은 전통의 칠예술을 지키며 현대적 감성으로 새로움을 찾는 고된 작업을 해 왔으며, 한평생 교육에도 힘써온 교육자이기도 하다. 특히 대전지역에서 디자인 계열을 개척한 공로가 지대하며 많은 역할을 담당하였다.  


현대에는 미술 분야의 다양하고 현란한 기법들이 많지만, 이와는 달리 그의 작품은 옻칠의 바탕위에 한 점 한 점 박힌 자개와 난각(卵殼), 금박, 은박 그리고 색편(色片)들은 엄청남 노력에 의한 시간의 축적이며 고뇌의 흔적이다. 그가 선택한 재료들은 우주를 품은 검은 현(玄)을 기조로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심포니를 연주하는 것과도 같다. 이 울림들은 빛과 시간의 교향곡이며, 천지창조와 탄생의 교향곡이다. 그것은 현(玄) 위에 피어난 빛의 꽃이다.


이 전시는 한국미술의 전통을 생각하게 하며 과거와 현재가 만나 칠예술의 새로운 장을 여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에 대한 작가의 집중력을 엿볼 수 있으며, 끊임없이 힘든 작업에 정진해 온 아름다운 예술가의 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

최영근의 작품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현묘(玄妙)의 예술’이라 할 수 있다. 현묘는 이치나 기예의 경지가 헤아릴 수 없이 그윽하고 미묘함을 뜻한다. 그의 작품을 이렇게 부르는 이유는 그의 작품 하나하나가 많은 시간과 노동의 힘든 과정을 거쳐 만든 결과로 기예와 품위가 넘치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들의 기조를 이루는 검은색은 단순한 검은 빛깔이 아니다. ‘흑(黑:까만)’이나 ‘암(暗:어둠)’과는 다른 것이며, 이 색조는 작가가 의도하는 검은 빛, 즉 현(玄)이며 창조적 생성의 모태가 되는 빛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우주와 창조에 대한 주제가 많다. 이 우주의 창조적 신비는 현묘함을 바탕에 깔고 있다. 

현묘 사상은 오묘한 진리의 길이 있음을 『삼국사기(三國史記)』를 통해 전하고 있는데, 이는 신(神)과 선(仙), 그리고 무(巫)가 합쳐진 풍류적인 맥락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우주적 신비이자 도리를 나타내는 질서이며 명상인 것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유들까지 포용하는 흑칠의 명상적 바탕은 그래서 현묘하며, 천지인(天地人)에 관한 철학적 단상들을 떠올리게 한다. 


최영근은 옻칠과 자개의 물질적 특성을 우주와 창조, 빛, 신앙과 연관하여 해석한다. 우주는 공간이며 그 안에 나타나는 질서는 그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조형의 원리가 된다. 이 조형의 원리는 예술로의 영원성을 향한 시선으로서 시간과 공간의 씨줄과 날줄을 엮은 것이다. 주로 빛, 에너지, 탄생, 바람, 대지, 별 등을 주제로 삼은 것은 천지창조의 장엄한 세계와 그 원형적 질서를 찾고자 하는 태초의 생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주제들은 우리 삶에 대한 어떤 믿음이거나 혼재 속의 질서를 통해 절대적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그가 추구하는 조형의 형태들은 종교적·과학적 주장의 현현(顯顯)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그는 한국의 전통칠에 대해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천 년의 시간 동안 주로 나전칠기 기법에 의존한 결과 당초문(唐草紋)이나 십장생(十長生)의 소재를 벗어나지 못함을 아쉬워했다. 그는 이에 대해 전통칠의 재료를 다루는 방법은 지키고 활용하되 조형적으로 전개하고 실험하는 시도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시도야말로 ‘한국적인 것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며, 천 년의 문을 여는 일’이라는 그의 의무로 생각했다.

최영근은 이처럼 한국 미술과 문화에 대한 해석에서 온전한 통일 국가인 고려의 미술적·문화적 특성에 주목하고 있다. 고려의 예술은 중세에 꽃피었고 어찌 보면 다양한 한국적인 특성들이 생생히 살아 있다고 생각했으며, 이를 독자적이고 힘이 넘치는 완성된 예술로 파악한 것이리라.


첨단과학의 초스피드 시대, 대량 복제가 일상이 되었으며 찰나적인 감성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그는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인간의 원초적 가치를 만나려는 지극히 어려고 힘든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칠예(漆藝)라는 분야에서 장르를 초월하여 “예술의 형식과 원리는 하나”라는 포괄적인 인식으로 작업을 한다. 지금도 그는 현(玄)의 우주적 무한성에 빛과 우주, 시간성과 생명의 본질을 한 조각 한 조각 새겨 땀으로 일궈 내고 있다. 따라서 그의 암묵적인 검음의 바탕은 난각이나 자개, 색편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으로 하늘을 향해 펼쳐져 있다.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무한의 현묘함으로 하나하나 빚어낸 이 시대예술의 본질적인 모습을 보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은 우주의 이치와 예술적 향기가 그윽하게 넘치는 ‘현묘지예(玄妙之藝)’가 되어 영원히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3.

최영근은 1948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났다. 충남고등학교에서 이동훈의 지도를 받았으며 당시 대전시내에 있는 고등학생 미술단체인 <미상록>의 창립에 참여하며 활동한다. 70년대 초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과를 졸업하고 대전으로 귀향하며 이때부터 많은 활동을 전개한다.

이 시기부터 충청남도미술전람회에 계속 출품하여 1976년과 1978년에 공예부문의 최고상을 두 차례 수상했고, 1979년에는 전체 최고상을 수상했다. 1979년에는 강지민, 남홍태, 이종훈, 정해조 등과 ‘충남디자인협회’를 창립하고 창립 기념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다. 같은 해 한남대학교에 부임하여 공예 작가와 디자이너를 길러 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으며 ‘대전공예가협회’를 창립하였으며, 1984년에는 대한민국미술대전 공예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디자인 개발에 적극 참여하여 한국표준연구소 심벌디자인(1983), 선양주조 CI(1991), 충청은행 CI(1993), 대전광역시 CI(1994), 한남대학교 CI(1996), 대전 대덕구청 CI(2000), 대전 서구청 CI(2002)를 완성했으며, 지역의 미술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한편 한국 전통칠의 가능성을 재발견하고자 1987년부터 한남대학교 디자인학과에서 전통칠 교육을 시작했다. 1990년에는 이러한 전통칠 연구와 목공예 작품을 모아 제1회 개인전을 열었다. 이처럼 전통칠의 현대화에 앞장서 온 최영근은 일본과 중국 등에서 활발히 국제전을 개최했으며, 2002년 일본 이시카와(石川) 국제 칠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3년 일본 가나자와(金澤)에서 열린 「세계 공예와 예술의 현재―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각 지역 21인 특별 초대전」에 출품했다. 이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초대작가로 선정되어 출품했고, 2009년과 2010년에는 이안갤러리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두 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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