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메리옹 (Charles Meryon/1821-1868)의 1850년대 에칭작업들에 등장하는 대도시  파리는 악마적 형상을 한 공상적 존재들에 의해 엄습당하는, 어둠의 마력과 빛에 둘러싸인 중세적 파리로서 표현되어 있다. 이러한 흔치않은 표현특징들로 인해 최근까지 메리옹의 작품들은 그가 앓고 있던 정신병과의 관련속에서 대부분 설명 되어왔다. 1789년 혁명 이후 70년 이상 잠들어 있던 프랑스 부식동판화 예술을 부활시킨 초기 개혁자들 중 하나로서 인정받는 샤를 메리옹. 이번 전시는 메리옹의 에칭예술과 특별한 모티브세계를 그가 살았던 시대의 핵심과 예술적 전제조건들과의 밀접한 연관성 속에서 이해해 보고자 시도한다.

- 김경훈 독일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