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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인류(인간) 속에 저장된 기억의 태고적 단계를 가시화하는데 몰두해온 히로시 스기모토(Hiroshi Sugimoto, 1948-)는 고향 일본의 전통과 서구적 상상을 교차시킴으로써 고유한 사진미학을 발견, 발전시켜온 예술가이다. 이번 전시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15점의 새로운 작업시리즈 <Revolution>은 지금까지 인정받아온 스기모토 사진의 법칙과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암시한다. 바다와 하늘, 달만이 보이는 밤바다풍경을 담은 사진들은 90도 회전(시계방향)을 통해 이야기를 담은 수평에서 독특한 추상적 수직이 되고, 마침내 회화적 반향을 일으키는 그림으로서 감지된다. 스기모토가 새롭게 내놓은 혁신적인 예술적 비젼을 이전 작업시리즈들과의 연관성 속에서 가늠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된 전시다.

- 김경훈 독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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