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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식 서양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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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 박준식개인전“예술의 신(辛)
전시작가 : 박준식작가
전시기간 : 2012년 10월 12일 ~ 10월 26일
Opening Hour 11:00 ~ 18:00 (Tue~Sun) 매주 월요일 휴관
Opening Reception : 2012년 10월 12일 오후 5시
장    소 :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132-30 아트 컴퍼니 긱.
전시문의 : T. 02-323-7395 / www.artcompanygig.co.kr 참조 

 

 


 

 

작가노트


나는 희생에 따른 인간성의 회복에 작업의 의미를 둔다.
그간 경험했던 인간들은 굉장히 선한 사람들도 있었으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던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고 그에 대한 반응이 작업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느낀다. 20대 이후에 나의 위치는 대부분의 조직의 항상 최하위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상실감과 절망감에 솔직하게 노출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었고 실제로 그런 일들이 자주 일어났으며, 그 당시의 현장의 사실을 가감 없이 작업을 통해 표현하였고 그들의 인간성의 교정이 아닌 현실을 직면하게 함에 가치를 둔다.  
희생을 통한 회생으로 세상의 죄를 용서한 신(神)의 구조를 예술적인 구조로 가져가기 위해
연금술의 방식을 연구하였고 생명을 다한 무엇인가가 다시 살아난 효과를 만들어 냈다. 불(火)로 무엇인가를 가열하면 특정 물질이 무색에서 흰색으로, 없던 무늬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변이를 일으킨다. 나는 그 과정을 통해 희생의 과정을 화학적인 방식으로 재현한다. 그런 작업의 한점과 시간이 지나면 황변이 오는 다른 그림한점을 준비한다. 대부분 그림의 변색과 보존성을 염두하는데 나는 계획적으로 변색에 약한 작품을 불로 제작한 작품과 결합을 시켜 나만의 구조를 만든다. 시간에 무기력 하게 황변을 겪는 약함은 마치 나와 같았으며 나에게는 희생을 해서라도 자식 잘되게 할 부모가 없었기 때문에 두 개의 작품을 결합함은 인간성을 상실한 인간에게 전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간의 경험상 비단 내 삶만이 대단한 이야기가 아닌 통상의 널린 흔해빠진 그런 일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나는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비인간적인 일들의 대한 위로를 작업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평론

소멸(消滅)과 생성(生成)의 반복을 통한 삶의 흔적

 


일반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회화(繪畵, painting)’라 칭한다. 페인팅이라는 사전적 의미 자체는 바로 ‘그림을 그린다’ 라는 의미와 ‘...를 칠한다’ 라는 등의 의미를 지닌다.‘칠한다’… 흔히들 화가가 하나의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저마다 다양한 방법을 구사 하겠지만 보통은 붓이나 나이프를 가지고 칠을 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형상을 묘사 하거나 표현하면서 점차 작업의 완성도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박준식은 그런 통상적인 화법을 뛰어넘어 아주 이색적인 행위로 작업을 진행하는 특이한 작가다. 바로 붓을 사용하지 않고, 안료(顔料)를 끓여서 작가가 의도하고자 한 형상을 이루어 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작업을 완성시켜 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캔버스 위에 얹혀진 안료를 불로 끓여서 형태를 구성하고 열이 가해진 색은 기존의 색에서 점차 분리되어 새로운 회화를 창조하는 기법으로 결국 안료가 다 끓고 난 얼룩을 캔버스 안에서 자연스러운 흔적으로 남기게 하는 것이다. 


안료를 열로 가해서 특유의 색과 형태를 구성하는 것은 일반적인 회화의 재료들과 성격을 구분하기 위한 작가의 개성이기도 하지만 평범한 안료 자체는 “열”이 가해짐으로서 화학적인 기법을 통해 독립적인 성향을 가지게 된다는 점이 특이하다.  고온의 “열”이 캔버스 위에서 끓어오를 경우 안료에 변색을 부과하고, 식어서 굳혀지면 화면에 적당한 재질감, ‘마티에르’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는 고온으로 인해 기존 안료의 성질은 소멸되지만 열이 가해지고 난 후 캔버스 위에는 또 다른 새로운 형상으로 생성의 과정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함이다.


조형예술에 있어 물질의 개념은 단순한 매재(媒材, medium)로 인식돼 왔고 표면, 질감, 물질 등에 매료당한 ‘질료(質料) 화가’들에 의해 그 자체의 의미를 나타내는 주체로 인정되어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구사하는 것은 이미 일반화 되어 있다. 하지만 안료를 열로 가열하여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행위 그 자체는 상당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도 남음이 있다. 
질료는 형상을 그리는 재료라기보다 안료의 감각적인 성질, 촉각적인 마티에르로서 작가의 정서를 직접 투사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질료는 형상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이며 형상의 특성은 질료의 특별한 물성과 융화과정을 거치면서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소멸과 생성 과정의 반복, 그것은 바로 작가 박준식에게 있어서 ‘희생을 통한 회생’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가 지향하는 작업의 목적인 것이다. 그러한 행위는 바로 자신이 살아온 삶의 흔적이자 개인적인 경험과 염원을 반영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작가 박준식의 성장과정은 여느 가정처럼 그리 평범하진 못했으며 어릴 때부터 남다른 상처를 안고 성장해온 영향이 작가정신에 깊이 스며든 게 아닌가 생각된다. 


필자가 처음 그를 대했을 때 다소 엉뚱하기도 하고 요즘 흔히들 말하는 4차원의 세계를 지녔다고나 할까? 그런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늘 밝고 웃는 모습이었으며 그 웃음 뒤에는 어딘지 모르게 그가 살아온 쓸쓸한 삶의 여운이 나타나곤 했다. 어쩌면 그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하여 그런 마음의 상처를 승화시키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성장과정에서 겪은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 한국이란 나라에서 한 집안의 며느리로, 어머니로서 고된 삶과 희생을 삼켜야 했던 어머니의 뼈아픈 삶의 흔적을 추적하는 것이 그의 작가정신이었다. 그래서 그는 생전에 남긴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 끊임없이 그림을 그려왔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그린다’기보다 “끓인다”는 표현이 적합한지도 모른다. 열로 가열하여 이루어지는 그의 독특한 회화 창출법 즉, ‘소멸과 생성과정…’ 그의 작업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은 인간의 정신적인 문제들, 그리고 그에 따른 반응 중 극단적으로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죽음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박준식에게 있어 작업이란 삶의 반영이자 자신을 떠나버린 어머니에 대한 원망이나 죄책감 그리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료를 불로 끓이고 고온으로 가열하는 작업방법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열에 의해 이미 소멸되어 사라진 것 같이 보이지만 그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상이 만들어지기 위한 하나의 생성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바슐라르(Bachelard, Gaston 1884~1962)는 물질은 사고의 맨바닥을 이루고 있는 가능성의 대상이며, 형식을 이루고 있는 무의식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물질은 고정화되고 패턴화된 형식에 상반되는 개념으로서 유동적이며 자유로운 원초적 무의식이며 시간과 공간을 결정하는 매체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아무런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단순한 물질에 불과했던 안료가 작가 박준식의 손을 거쳐 캔버스 위에서 토치(torch)로 가열 되면서 그 물질은 변화의 과정을 거치며 유동적인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색감의 분리과정을 거치게 된다. 무광과 유광으로 분리된 색감은 서로 차이를 가지면서 의도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무늬가 형성된다. 또한 무색이었던 안료가 열에 의해 우윳빛으로 변하면서 열에 의해 끓어 오른 안료는 열이 식혀진 후 또 다른 형상으로 변성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런 과정들은 캔버스 안에서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완성도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특정 색에 따라 안료의 색감분리 현상이 다소 다르게 표현되기도 하는데, 블랙(Black)의 경우 무광으로 된 그레이(Gray)색과 유광의 짙은 블랙(Black)으로 나누어져 무늬를 형성하게 된다. 레드(Red)의 경우엔 열이 가해지면서 무늬가 갈라지는 현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고온의 열이 안료와 결합되면서 하나의 회화를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박준식의 작품에서 보인 물리적인 행위는 언뜻 봤을 때는 무목적성의 추상표현주의의 한 양식인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의 형식적인 측면을 따라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감성과 내면의 목소리를 담고자 했으며, 그래서 구축된 화폭위의 이미지 속에서 보는 이들은 뭔가 모를 신비한 형상 속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이미지보다 명상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는 데 그 목적성을 지니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이미지의 파괴다. 이미지가 사라진 자리에는 또 다른 새로운 흔적이 남는다. 이 흔적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내부, 외부의 목소리, 개인적인 고통이나 투쟁, 도덕적 딜레마, 논쟁적인 대화, 편집증, 자기반성 등의 요소들이 그 흔적으로 자리하게 된다. 
캔버스 위 안료를 가열한다는 것은 가열하기 전 상태의 회화의 이미지를 해체해 나간다는 의미인데, 인간의 삶도 하나씩 벗겨보면 결국은 인간 스스로에 잠재된 자신의 인격적인 문제가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작가 박준식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인격적 장애를 회화로 재구성하여 이를 극복하고 승화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미애 (수성아트피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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