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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상 50여개의 실상을 분석한다

김달진

미술상 50여개 실상을 분석한다 - 1995



1990년대 우리 미술은 다양한 전개 상황 속에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이 시점에 국제화의 과제와 대응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외국작품의 국내 전시회보다 한국미술 해외전이 앞서는 것이 그 예이다.
한편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이 92년 6월부터 시행되고 문화재단 연구소 학회가 늘어나고 있다. 미술관 화랑 등 전시공간이 개관되고 각종 공모전이 지속적으로 신설된다. 또한 미술현장의 창작 열기가 이루어낸 성과에 상응하는 미술상 제정이 러시를 이룬다. 이는 국내 미술계가 활성화되고 성장된 때문이다.
작년에는 미술세계선정작가상?추사서예대상?한국화랑협회미술상?전라미술상? 반영미술상 5종이, 금년에는 허백련예술상 모란미술대상이 시상식을 가졌으며, 2월에는 광주미술상제정기금마련전을 인재갤러리에서 가진바 있다. 최근 87년 프랑스 파리에서 첫 수상자를 내고 중단됐던 환기미술상을 8년만에 부활하여 재개한다고 발표했고 김복진기념사업회에서 김복진미술상 제정을 논의하고 있음이 알려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해방이후 50년간 미술상의 실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미술상의 역사

여기서 말하는 미술상은 공모전의 상이 아니고 작가의 미술계 공로나 창작활동에 대한 성과에 대한 시상제를 말한다. 상의 명칭이 미술상이 아니더라도 문화상 중에 미술부문이 있는 것은 포함시켰다. 가장 오래된 미술상은 해방이후 1948년 서울특별시에서 제정한 서울시문화상이 있다. 첫 수상자는 최초의 서양화가로 선도적 위치에서 미술계를 이끌었던 고희동이다. 초기에는 미술 공예 부문이 별도였는데 18회부터 몇년간 미술 공예가 예술부문에 포함되어 미술인 수상자가 없기도 했으나 다시 미술부문이 독립되었다.

50년대 대한민국 예술원상?60년대 한국사진문화상?대한민국문화예술상?70년대 원곡서예상?현대사진문화상이 제정되어 지금껏 지속되고 있다. 본격적인 미술상은 80년대 급격히 늘어나 80년 우현미술상, 81년 석남미술상?초평건축상, 82년 동원학술상, 83년 올해의 디자이너상, 84년 선미술상, 87년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김세중조각상?예술문화대상?아천건축상, 89년 이중섭미술상?석주미술상?최영림미술상?안견미술상?송곡서예상?목양공예상?엄덕문건축상 등 무려 7종이 생겼다.

90년대 들어 더욱 활기를 띠며 90년 김수근문화상?김종영조각상?부산청년미술상?전북청년미술상?충북청년미술상?이형회미술상, 91년 민족미술상?가나미술상?월전미술상?토탈미술대상, 92년 오지호미술상?동서미술상?올해의 작가상, 93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오원미술상?이해선사진문화상 등이 있고 작년 금년 제정된 상은 앞에서 이야기하였다. 조사된 상이 48종이고 각 도?시문화상과 누락된 것을 감안한다면 50종이 훨씬 넘고 있다. 연대별로 70년대까지 6종 13%, 80년대 17종 35%, 90년대 25종 52%가 제정되어 90년대들어 미술상이 많아졌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그동안 폐지된 주요 상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5월문예상(1962~68년):문교부에서 5.16혁명 정신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정하였다. 본상(10만원)에 기성작가, 장려상(5만원)에 신인작가를 심사하여 시상하였는데, 1회 (본)김흥수 (장)이수재, 2회 (본)김기창 (장)김정숙, 3회 (본)천경자, 4회 (본)장두건 (장)김영학, 5회 (본)박영선, (장)최기원, 6회 (본)임직순 (장)윤영자, 7회 (본)변관식 (장)정영열 등이 수상하였다.
?춘곡미술상(1968년):?사상계?가 제정한 독립문화상 중 춘곡 고희동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 남관이 수상하였다.
?정월미술상(1975년):정월 나혜석 가족들이 내놓은 기금으로 심죽자가 수상하였다.
?청년미술가상(1976년):알파화학사가 창립 1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었다. 35세 미만의 젊은작가를 대상으로하여 회화 서승원?홍정희, 디자인 백금남이 수상하였다.
?미술기자상(1982~91년):중앙에서 발간되는 일간지 미술기자들이 1년동안의 작품활동을 기준으로 선정하여 초대전을 마련해 주었다. 1회 신학철, 2회 이왈종, 3회 김태호(홍대), 4회 이청운, 5회 강희덕, 6회 고영훈, 7회 정경연, 8회 김병종, 9회 석철주, 10회 육근병이 수상하였다.
?학원미술상(1984년):학원사에서 제정한 이 상은 임옥상이 300만원을 수상하였다.
?서울문화예술평론상(1984~90년):서울신문사가 창간 39주년을 맞아 모든 예술활동에 대한 보다 전문적이고 깊은 평가작업을 이루어 새로운 우리 문화 창조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제정하였다. 1년동안 단행본을 제외한 각 지면에 발표된 예술평론에서 8개 부문으로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상금 각 200만원 시상하였는데,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많은 시상제와 달리 지속적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1회는 수상자가 없고, 2회 정병관, 3회 임영방, 4회 송미숙, 5회 심광현, 6회 오광수, 7회 강선학이 수상하였다.

이밖에 미술단체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목우회, 구상전, 한국구상조각회, 한국공예가회 등에서 시상제를 두어 시상도 하고 중단되기도 했다.


미술상의 이모저모

현재 시행되고 있는 미술상의 주관은 크게 국가 공공기관, 언론기관, 재단 기념사업회 단체, 미술관 화랑, 개인으로 구별할 수 있다. 국가 공공기관에서 주관하는 상은 문화체육부가 주는 예술원상?대한민국문화예술상?세종문화상?오늘의 젊은 예술가상과 서울시의 서울문화상외 각 도?시 문화상이 있다. 언론기관은 신문사에서 주는 중앙일보사의 중앙문화대상, 조선일보사의 이중섭미술상, 잡지사에서 주는 월간 디자인의 올해의 디자이너상, 가나아트의 가나미술상, 미술시대의 한국미술작가상?오늘의 미술가상, 미술세계의 미술세계선정작가상, 월간 사진예술의 올해의 작가상 등이 있다.

재단 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상은 우현장학회의 우현미술상, 석남미술문화재단의 석남미술상, 한국고고미술연구소의 동원학술상, 김세중기념사업회의 김세중조각상, 안견기념사업회의 안견미술상, 김수근문화재단의 김수근문화상, 김종영기념사업회의 김종영조각상, 월전미술문화재단의 월전미술상, 오지호미술문화회의 오지호미술상 등이 있다. 미술단체에서는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의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 예총의 예총문화대상, 이형회의 이형회미술상, 애스펙트현대미술회의 충북청년미술상, 민족미술협의회의 민족미술상, 대한사진예술가협회의 이해선사진문화상, 한국서예진흥협회의 추사서예대상 예총광주지회의 허백련예술상 등이 있다.

미술관, 화랑에서 주관하는 상에는 토탈미술관의 토탈미술대상, 모란미술관의 모란미술대상, 선화랑의 선미술상, 부산 공간화랑의 부산청년미술상, 전주 얼화랑의 전북청년미술상, 마산 동서화랑의 동서미술상, 대전 오원화랑의 오원미술상이 있다. 개인 또는 운영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원곡서예상?석주미술상?최영림미술상?목양공예상?전라미술상?반영미술상을 들 수 있다.

미술상 제정동기를 보면 미술계에 뚜렷한 업적을 남긴 작가가 별세한 후 유족 후배들이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든 김세중조각상?목양공예상?이중섭미술상?최영림미술상?김수근문화상?김종영조각상?오지호미술상?허백련예술상 등을 꼽을 수 있다. 생존해 있는 원로들이 후배를 격려하기위해 만든 상에는 원곡서예상?석남미술상 ?석주미술상?월전미술상 등이 있다. 김수근문화상은 미술상?건축상?공연예술상 세분야로 시상하며 석주미술상은 여류작가로 한정했다. 석남미술상은 처음 한국미술평론가협회상으로 출발해 명칭이 바뀌었고 김세중조각상은 5회부터 김세중청년조각상이 추가신설되었다. 오지호미술상은 내년부터 외국작가까지도 시상범위를 확대하기로 정관을 수정하여 시의회를 통과했다.

각 문화상?미술상의 상금을 보면 처음 제정때보다 상금이 인상되어 서울시문화상의 경우 1948년 5만원이었던 것이 1970~86년 200만원, 87년부터 300만원을 주다가 최근에는 500만원을 주고 있다. 조사된 도표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제일 많은 것은 2천만원을 주는 오지호미술상이다. 1천만원은 예술원상?김종영조각상?월전미술상?허백련예술상본상?동원학술상대상?모란미술대상, 800만원은 토탈미술대상, 600만원은 대한민국문화예술상?세종문화상 등이 있다. 500만원이 가장 많은 셈인데 여기에는 서울시문화상?석주미술상?최영림미술상?이중섭미술상?김세중조각상?가나미술상?허백련예술상창작상?이형회미술상?모란미술상이 있고, 300만원에는 오원미술상?동서미술상?민족미술상, 200만원에는 원곡서예상?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선미술상?김수근문화상?김세중청년조각상?충북청년미술상 등이 있고, 순금으로 메달을 주는 곳도 있다. 월전미술상은 1회 500만원에서 2회 1,000만원으로 올렸고 가나미술상은 창작과 비창작으로 나누어 실시하는데 3회부터 격년제로 바꾸며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인상하였다. 삼성복지재단에서 주는 호암상이 94년부터 6개 부문으로 확대되며 예술부문이 추가되며 원년에는 김원룡이 금년에는 백남준이 수상했는데 상금은 5천만원으로 최고액이고 일본 후쿠오카시가 주관하는 아시아문화상은 금년 백남준이 3백만엔(약 2천6백만원)을 받았다.

수상자의 선정은 작가 또는 평론가를 포함해 3~5명의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되는데 그 시상자의 작품세계와 미술관이 비슷하거나 지인들에게 돌아가는 경향이 짙다. 수상자의 면모를 보면 문화상의 미술부문 오지호미술상?허백련예술상본상 등은 원로작가에게 주어진다. 아직도 예술원상은 예술원 회원의 돌려먹기식이다. 김세중조각상?석주미술상?최영림미술상?이중섭미술상?목양공예상 등은 중진작가, 석남미술상?김종영조각상?토탈미술대상?모란미술대상은 젊은작가에게 주어지고 있다. 고고학 미술사연구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우현미술상과 동원학술상도 있다.

좀 색다른 상으로 토탈미술대상은 운영위원회에서 미술평론가?큐레이터?미술기자들로 구성된 추천인단을 지정하여 후보작가를 받아 대상작가를 선정한다. 후보작가중 토탈미술상은 91~93년 각 100만원, 94년은 400만원씩 창작지원금을 주었다. 평면과 입체분야로 대별해 순서를 바꾸어 시상하며 대상은 800만원을 주며 이듬해 개인전을 개최한다. 금년은 1991~94년 토탈미술상수상작가전으로 대신했다. 금년 제정된 모란미술대상도 이런 방식으로 모란미술대상 1천만원, 미술상 2명 각 500만원을 시상한다.
이중섭미술상은 그동안 6명중 1,2회를 제외하고 3회이후 6회까지 최경한?권순철?이만익?김경인 4명의 서울대출신 작가가 받았다. 김수근문화상미술상은 1회 윤형근, 2회 이종각 수상후 갑자기 연령층이 낮아져 3회 박영남, 4회 김호득, 5회 박정환으로 서울대 출신 젊은작가들이 받았다. 금년 수상자 박석원(공간 95년 6월호)은 '이 미술상이 좀 더 탄탄한 자리를 잡기위해서는 상을 받는 연령층이 다양한 것도 바람직하지만 수상자의 급격한 연령변화보다는 객관적 가치평가에 있어서 체계적인 기본골격이 갖춰져야 보다 권위있고 애중히 여기는 상의 모습이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금년 첫 수상자를 낸 허백련예술상은 본상 장우성, 창작상에 정치환?오용길이 받아 타지역출신으로 선정된데 대해 ?예향? 자존심 손상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편 토탈미술대상의 최종심사는 1인 책임심사제를 도입하여 1회 이경성?2회 재일 한국작가 이우환?3회 일본평론가 나카하라 유스케?4회 이탈리아 무디마재단의 미술관장 지노 디 마지오가 맡았다. 최종심사를 외국인에게 위촉한 것은 국내 화단에서의 그룹 성향과 인맥?학연?지연 등의 배경에 의한 편향성을 불식시키고 최대한 공평한 기회를 작가들에게 주고자했던 배려로 간주된다. 93년 문화체육부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시행하며(스포츠조선 93. 10. 15) 특히 이 상은 형식적인 추천인단, 심사위원단의 담합과 학벌, 파벌에 의한 수상작가 추천, 선정 등의 부조리나 상금경쟁 인상을 주는 기존 예술상의 문제점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책임추천제와 상금보다는 상의 명예를 내건 점이 특징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는 정부가 30~40대 예술가를 대상으로 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1회 유인 2회 이종한 3회 조덕현이 수상했는데 운영의지를 제대로 반영할지 두고 볼일이며 책임 추천인도 공개가 바람직하다.


바람직한 미술상 운영

미술상이 많다고 나쁠 것은 없다. 미술상은 수상자에게 창작의욕을 붇돋우어 주는 점에서 다다익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몇몇 미술상은 상을 주기위한 생색내기용이다. 상의 가치가 의심받는 일조차 있고 공정성이 결여되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상이 제정될 만한 확실한 명분과 충분한 재원을 필요로 한다. 상의 제정때와는 달리 1회로 끝난 것도 있고 회기를 건너뛰기도 하고 존폐여부가 불분명한 상이 생겨난다. 주관단체나 심사위원들의 학연과 지연에 얽매여 수상자를 선정하는 일은 상의 의의를 살릴 수 없다. 결국 상이란 상금의 과다나 어떤 이름에서 보다 상을 받는 사람들에 의해 그 권위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미술상도 분명한 의미와 올바른 가치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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