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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변화가 필요하다

김달진

김달진(김달진미술연구소 소장)

요즈음은 여름에도 비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전시가 많다. 이전 같으면 전시 계획을 잡을 때 피했는데 일부 미술관 화랑에서는 여름방학을 겨냥한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 올 여름 가나화랑이 기획한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상상속의 놀이전>, 성곡미술관의 <미술의 시작Ⅳ-열린미술전>이 대표적이고 예술의 전당의 <마왕퇴유물전>, <국제 친환경미술제-무당개구리의 울음전>, 갤러리사비나의 <개-The Dog전> 등도 있다. <상상속의 놀이전>의 경우 지난 7월24일 시작하여 8월23일까지 초대권을 제외한 유료 입장객이 31일간 24,396명으로, 하루 평균787명으로 많은 관람객이 모였다.

<무당개구리의 울음전>도 현대미술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으로 관람객이 적을지 알았는데 같이 열리고 있는 <마왕퇴유물전>보다 많은 사람이 찾아 호응이 좋았다는 전시 담당자의 말도 있었다.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들의 방학과제로 전시회를 관람하고 팜플렛 또는 입장권 제출, 감상문 제출, 작가와의 대화 레포트 제출 등이 있다. 인사동의 어느 작가는 팜플렛이 다팔려 추가로 더 찍기도 하였다. 전시장안은 작가에게 팜플렛에 싸인을 받기도 하고 사진까지 요구도 하고 법석이다.

전시회의 상황

1년에 전시회가 얼마나 열릴까? 이 질문에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서 나오는 <문예연감>을 참고 할 수 밖에 없다. 미술전시회의 연도별 추이를 보면 짝수년 기준 1976년 687건, 1978년 1,299건, 1980년 1,046건, 1982년 1,508건, 1984년 2,014건, 1986년 1,977건, 1988년 3,446건, 1990년 3,707건, 1992년 4,969건, 1994년 5,489건, 1996년 5,932건, 1998년 6,203건, 2000년 6,351건이었다. 1976년 687건에서 어려웠던 IMF시절에도 늘었으며 2000년 6,203건으로 24년사이 9배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8월 현재 문예연감 2002년판이 나오지 않아 2001년 전시기록을 알 수 없다. 최근년에 문예연감은 전시편람을 지역별로 나누어 일자 / 행사명 / 장소 / 비고 / 부문으로 기록을 남기고 있다. <도표 참조>

미술전시 장르 구별을 1999년은 한국화, 양화, 공예․디자인, 조각, 판화, 서예, 사진, 건축, 종합 9부문으로 기록을 남겼는데 2000년은 한국화, 양화를 합쳐 회화로 하고 새로 신매체를 추가하여 9부문이다. 미술 장르가 시대의 변화 때문에 더욱 애매해졌는데 전통적인 구분보다 새로 한국화 양화를 합쳐 회화로 하고 신매체 신설은 바람직하다. 2000년 전시의 서울과 지역의 대비를 보면 전체 6,351건에서 서울 3,021건, 지역 3,330건으로 서울에서 전체의 48%로 약 반이 열리는 셈이다. 서울 다음이 대구 633건으로 전체의 10%, 광주 459건으로 7%, 부산 434건, 대전 371건, 경기 283건, 전북 254건, 경남 236건 순이었다. 전시 장르별로 보면 회화가 전체의 43%에 해당하는 2,715건이고 종합전 1,185건으로 전체의 19%, 사진 683건으로 11%, 공예․디자인 422건, 서예 329건, 신매체 274건, 조소 254건 순이다.

1년에 개인전과 단체전의 전시는 어떤 양상일까를 찾기위해 월간미술에서 1996년부터 연감으로 발간되는 <한국미술 2001> 과 <한국미술 2002>을 보았다. 여기서는 전시통계를 내지 않는데 전시색인으로 개인전, 단체전, 한국미술 해외전, 해외미술 국내전으로 분류되어 있다. 2000년의 경우 개인전이 2,182건으로 단체전 1,302건의 1.7배, 2001년의 경우 개인전이 2,273건으로 단체전 1,632건의 1.4배에 해당된다.

개인전에 대한 단상

미술가는 창작한 작품을 남에게 보여주므로 작품에 대한 평가도 받고 작가라는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작품을 내보이는 방법은 작품에 대한 심사를 받는 공모전이 있고, 개인의 역량이 드러나는 개인전, 소수의 몇 사람에서 몇 백명이 참가하는 단체전이 있다. 자신의 작품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방법으로 개인전을 택하게 되는데 그 양상이 다르다. 개인전을 1 - 2년에 한번씩 자주 갖는 작가에서 평생동안 한 두 번에 그치는 작가도 있다. 아예 생전에 개인전도 못갖고 사후에 유족 또는 동료에 의해 유작전이 마련되는 경우도 있다. 한 해에 서울과 지역, 또는 지역 몇곳을 순회하며 갖기도 한다. 작고한 서예가 원곡 김기승씨는 생전에 개인전, 개인초대전 포함 37여회 전시를 가졌다. 현재 9월7일까지 박영덕화랑에서 전시를 갖는 김창열씨는 이번이 78회의 개인전이라고 밝혔다.
서양화가 박서보씨는 올해 서울에서 개인전이 갤러리현대, 박여숙화랑, 갤러리세줄에서 끝나고 9월부터 대구, 부산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4월 미국 LA 뎀바갤러리의 판화전, 10월 호주 멜버른아트페어 개인전, 미국 LA 에이스갤러리의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특히 같은 작품이 이동하는게 아니라 다른 작품으로 엄청난 작품량과 동시 다발로 한 해 8회의 개인전 기록을 세우고 있다. 광주의 서양화가 이강하씨는 1995년 8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인천, 부산, 대구, 대전, 제주, 광주 7개 도시 순회전을 가졌다. 이 전시는 ‘광복 50주년 기념 이강하작품전-참다운 변화로 미래를’ 이란 부제로 유화, 담채, 소묘로 구성한 대규모 전시였으며 화제를 모았다. 대전의 한국화가 정명희씨도 1998년 2월부터 4월까지 ‘금강사랑전’을 서울, 대구, 부산, 전주, 광주, 대전 6대 도시 순회전을 가졌다.

흔히 전시가 끝나면 빚과 도록이 남는다고 말한다. 매일 도착하는 전시회 관련 우편물을 보면 너무 낭비가 심하며 국가적인 물자 절감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까지 든다. 작가의 입장에서 전시를 앞두고 홍보를 위해 도록, 팜플렛, 엽서, 포스터를 만들어 발송을 한다. 하지만 그 우편물을 보고 몇 사람이나 전시를 찾아주고 또 그 팜플렛이 분류 정리되어 활용되는가에 회의적이다. 전시 팜플렛 활용과 보존을 위해 필수 발송처로 국립현대미술관 도서자료실, 예술자료관, 삼성미술관 자료실, 한국미술기록보존소, 예술의 전당, 마로니에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등을 추천한다. 도록은 평생 1- 2권으로 만들고 팜플렛은 작품의 변화나 어떤 뚜렷한 목적이 있을 때 만들고 일반 전시는 엽서나 한 두쪽 접지 형태로 만들었으면 한다. 최근 들어서는 온라인을 통해서도 전시 홍보가 효과를 얻고 있다.

시대의 변화와 작가는 더욱 창작에 몰두하기 위해 메니지먼트가 필요하다. 한때 www.ganaart.com에서는 전시컨설팅으로 Art Package를 시도한적이 있다. 작가의 전시잡무를 돕는 전시 토탈서비스 개념으로 1, 갤러리대관, 2. 프레임, 3. 작픔 촬영 및 슬라이드제작, 4. 인쇄물제작, 5. 작품운송, 6. 홍보, 7. 오프닝행사, 8. 보험, 9. 평론 및 영문 번역의 항목에서 서비스 내용을 선택해 에이전트 해주는 방식이었다. 작가는 전시회를 위해 많은 경제적인 부담을 가진다. 더구나 몇 년째 계속되는 미술시장의 불황은 화랑도 판매에서 고객의 한계를 느껴 오히려 작가가 가지고 있는 고객에 기대를 건다는 말도 생겨났다.

어려운 시절일수록 작가도 막연한 경력쌓기식의 개인전은 너무 소비적이다. 대안공간풀, 대안공간루프. 프로젝트사르비아다방 등 대안공간에 응모, 갤러리보다, 한전프라자갤러리, 조흥갤러리, 비주얼갤러리고도, 갤러리피쉬, 신세계백화점갤러리 등의 기획 초대전에 응모, 외국화랑이나 창작스튜디오 노크 등이 있다. 이런 기회는 두드리는 사람,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오는 평범한 진리속에 있다. 이제는 전시 목적에서부터 진행과정에 이르기까지 효과적인 방법으로 개선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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