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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일반│결과보고서- 2015바다미술제(III장)

김성호

2015바다미술제 결과보고서(III장)

보다 ― 바다와 씨앗(See ― Sea & Seed) 


전시감독 김성호




III. 개선 사항과 향후 과제



III-1. 전시감독 선정 시기의 문제점  
2015년 행사의 전시감독 선정은 4월에 이루어졌다. 9월 행사를 준비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다. 전시 기획에 있어서 작가 섭외 이전에 전시 구성을 위한 사전 리서칭과 심도 깊은 연구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6개월 동안의 기간 동안 이 모든 것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가장 큰 문제는 뒤늦게 선정된 전시감독이 당해의 참여 작가를 섭외하고 초대하는데 있어 큰 장애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전의 참여 작가들은 이미 1-2년 전에 참여할 전시를 예정해 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획 취지에 부합하는 작가들이 참여 의사가 있다고 할지라도 몇 개월 뒤로 초청되는 시기는 참여 작가들에 대한 배려의 차원에서 지양되어야 할 사항이다. 이번 행사에서도 몇 개월 뒤 전시 일정으로 초대를 받은 예상 참여 작가들이 자신의 이미 예정된 다른 전시 일정과 조정을 할 수 없어서 최종적으로 이번 행사에 참여할 수 없었던 작가가 많았다. 감독 선정 시기를 최소한 행사 전 1년 전으로 앞당길 필요가 있다. 

   
III-2. 행사 시기의 조정 필요성
이번 행사는 예전대로 9월부터 10월에 이르는 한 달 간의 기간 동안 열렸다. 부산은 이 기간 동안 태풍 등 위험성에 늘 노출되어 있다. 2013년 행사에는 태풍 때문에 전시를 조기 종료한 경우가 있었던 것처럼, 잦은 태풍이 예상되는 9, 10월 기간을 피해서 봄 동안의 3월, 4월, 5월, 6월과 같은 적절한 시기를 모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올해는 태풍이 직접 상륙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으로 지나는 태풍의 간접적 영향과 슈퍼문의 여파로 인한 높은 파고와 해변 침수로 인한 작품 손상 등이 있었다.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는 시기 조정을 통해서 행사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III-3. 행사 장소의 적합성에 대한 검토
해운대, 광안리, 송도에 이어 올해 새롭게 행사의 장소로 확정된 다대포해수욕장은 비교적 문화의 수혜가 적은 부산 서부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의 문화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측면이 있다. 게다가 물리적 장소성과 관계해서, 이전의 장소와 달리 상권이 이격되어 있고 공원을 끼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적 특성을 갖추고 있다. 이것은 바다미술제라는 고유한 특성을 드러내는데 있어 장점이 된다. 
반면에 다대포해수욕장은 야외 미술제의 장소로서 부적합한 요소들도 다분히 지니고 있다. 
첫째로 이 지역 전체가 문화유산 지역이라는 것이다. 바다를 보고 섰을 때 오른쪽이 국가 문화유산, 왼쪽이 부산시 문화유산으로 구분된다. 보존이 첫 번째 과제가 되는 이 지역에서 문화재청의 허가를 득하는데 있어서 애로사항이 있었던 점은 필히 향후 장소 선정에 있어서 검토될 지점이다. 절차 상 문화재청 허가를 위한 심사에 있어서 ‘땅을 파지 않고 작품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심사를 득했지만, 이러한 조건에서는 예술 작품 설치가 사실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행정적인 절차를 공식적으로 거쳐 행사 장소로서의 타당성을 인정받거나 아니면 장소 변경을 통해 안정적인 입장에서 행사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겠다. 공식적인 행사가 심사를 요식 행위로 거치는 단계를 앞으로도 밟아가게 된다면, 혹여 있을지 모를 환경단체나 시민의 민원이 있을 경우, 당해 행사를 열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음을 숙지할 필요가 있겠다. 다행히 올해 행사에는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필히 검토할 사항이다.
둘째로 다대포해수욕장은 군사 지역과 연계되어 있어 전시장의 드론을 통한 촬영 등에 일정 부분 제약이 있었다. 특별전의 피터 린 카이트의 대형 연 설치 작업은 항공권 취득에 있어 장애가 있지는 않았지만 드론 촬영에 있어서는 형식적이지만 허가 절차를 거쳐야만 했는데, 이 부분이 참여 작가들에게는 자유로운 작업 환경을 저해하는 요소로 충분히 인지되기 쉽다는 점은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물론 드론과 같은 위험적 요소를 지닌 장비를 사용하는 것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지만, 전시의 다양한 보이기(showing)의 조형 언어를 제한하는 상황은 그다지 좋은 환경이 아니라 할 것이다. 
셋째로 이 지역은 조수 간만의 차이가 극심해 만조기에 해변의 많은 부분이 침수한다는 점이다. 한 달간의 기간 동안 이틀 내내 내렸던 비, 슈퍼문에 의한 밀물의 파고 급증 등의 이유로  두 차례 정도 해변이 잠겼던 적이 있었다. 다대포해수욕장은 이러한 이유들로 작품 설치에 있어서 당면한 여러 제약이 있었다. 즉 해변의 길이와 폭이 넓음에도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고 그로 인한 해변 침수의 범위를 특정하거나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변수로 인해서 작품 설치를 위한 공간 구성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침수에 대한 대비와 침수 후 지형과 작품 재정비를 하는데 있어서도 어려움이 컸다고 하겠다. 
따라서 다대포해수욕장에 대한 다각도적인 분석과 더불어 새로운 장소로 회자된 바 있는 송정해수욕장이나 이전 장소였던 송도해수욕장 등 여러 가능성 있는 장소들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서 다음 행사의 장소를 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III-4. 총 예산 대비 전시비 비율 확장 
올해의 행사의 예산은 국비와 시비를 합하여 총 16억원이다. 이 중 전시비는 6억 정도이여, 전시감독이 예산을 운용할 수 있는 부분은 작품제작 지원비를 포함하여 전체 예산 대비 극소수 범주인 2억원 가량이다. 대외적으로 행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출품작들에 대한 지원 범주가 16억 중 최대 2억 내외인 점은 예산 운용에 있어서 심각한 불균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범위 안에서 국제전을 준비한다는 것은 출품 작가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도 여러 문제에 직면한다. 이번 행사에 있어서도 본전시 참여 작가 중 해외 작가를 제외하고는 예산 범주의 한계상 대개 국내 작가는 500만원 내외의 지원비를 책정했는데, 국제전의 출품 지원의 범주로 있어서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 전시감독이 계획하는 전시 운용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출품 지원비에 있어 필히 새로운 예산 편성이 진행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시비 중 출품작에 대한 예산 범위를 필히 확장할 필요가 있겠다.  

III-5. 작가 지원 시스템의 복잡한 행정 체계의 획기적 개선 
이번 행사에 참여했던 많은 작가들로부터 작가 지원 시스템의 복잡한 행정 절차들에 불만을 토로한 작가들이 많았다. 조직위의 지원 가능함과 불가함에 대한 변별적 규칙들에 대한 작가들의 이해를 도모하는 소통의 노력이 일정 부분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사후 정산에 있어서도 과도한 원칙주의가 작가들에게 부담을 준 것도 사실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 자금에 대한 엄격한 통제와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지만, 늘 변수가 예정되어 있는 출품 작가들의 제작 지원비의 경우, 세부적인 항목들에 대한 관리가 통제와 감시, 간섭으로 비출 수 있다는 점은 개선의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이것을 개선하기 위한 특단의 행정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세부 항목들에 대한 기준이 아닌 ‘작가 제작 지원비’ 등의 큰 항목으로 일괄 정산하는 방식 등에 대한 행정적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다른 국제전은 이렇게 까다롭지 않다”는 다수의 불만들이 참여 작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는 만큼, 다른 국제전의 행정 지원 시스템의 사례를 분석할 필요가 있겠다. 구체적으로 광주비엔날레나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등 타 행사의 작가 지원에 대한 행정 체계를 비교, 분석할 필요가 있겠다.  



결론
다대포해수욕장에 예술의 씨앗을 발아한다는 주제로 출발한 2015바다미술제가 여러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종료되었다. 이제 다음 바다미술제는 2년 후인 2017년에 개최될 예정이다. 현재 2015바다미술제는 폐막했지만 페막 후 검토된 평가 내용들은 다음 행사인 2017바다미술제 준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의 바다미술제는 격년제로 부산비엔날레와 함께 한 해씩의 행사를 나눠 개최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위상보다 더 주요해진 측면마저 지닌다. 즉 전년도의 바다미술제뿐만 아니라 이전의 부산비엔날레를 당해 연도의 바다미술제와 함께 비교, 분석할 대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격년의 부산비엔날레와 당해 연도의 바다미술제 행사를 꼼꼼히 분석한 내용들이 차기 행사에 다양하게 반영되길 기대한다. 
지금까지의 자기 진단과 자기 비평의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검토, 분석한 이 글이, 향후의 바다미술제를 준비하는 일에, 부족한대로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 (끝)

출전/ 
김성호,「2015바다미술제 결과보고서」, (2015바다미술제, 2015. 9. 19-10. 18, 다대포해수욕장), 『2015바다미술제 결과보고』,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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