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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의 계절

하계훈

비엔날레의 계절

9월에 들어서자마자 광주, 부산, 대구, 서울 등의 도시에서 이러저러한 비엔날레가 개막한다는 소식이 쏟아진다. 그뿐 아니라 북경과 상해, 싱가폴, 요코하마 등 외국의 주요 도시에서도 역시 비엔날레와 트리엔날레 등의 행사 소식이 들려온다.
우리나라에서 비엔날레가 시작된 것은 1995년 광주비엔날레로부터일 것이다. 원래 2년에 한 번씩 개최된다는 의미의 이탈리아어인 비엔날레는 19세기 말 처음 시작된 베니스비엔날레에서 보는 것처럼 각국의 문화와 예술의 우수성을 겨루고 비교하는 경쟁의 장이었다. 이러한 비엔날레가 시작되기 반세기 전에 유럽에서는 산업혁명의 결실을 가지고 한 자리에 모여서 경쟁적으로 비교 전시하는 국제산업박람회가 개최되어 오고 있었다.


초기의 산업박람회는 과학적 발명과 산업기술 중심으로 전시장이 꾸며졌으며 당시 사람들에게는 놓치기 아까운 구경거리를 적지 않게 제공하였다. 박람회의 관람객들은 개최국의 국민들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를 끌었고, 개최도시는 몰려드는 관람객들을 위해 숙박과 교통 등의 편의시설을 마련하여야 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파리의 오르세이 미술관도 1900년 파리 박람회 때 유럽 전역으로부터 파리로 몰려오는 관람객 수송을 위하여 만들었던 기차역이었으며, 박람회가 끝난 후에 점차 용도가 줄어들면서 마침내 문을 닫고 있다가 나중에 미술관으로 용도 전환된 것이다.
관람객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되니 자연히 박람회의 크기는 국제적 규모로 확장되었으며 개최국에서도 적지 않은 재정 투자가 수반되었다. 박람회의 규모 확대는 비용의 증가로 이어졌고 수지를 맞추기 위하여 더 많은 입장객을 끌어들여야만 했다. 이 때문에 박람회는 점점 전시의 폭을 넓혀갔으며 나중에는 미술품과 공예품을 전시하는 파빌리온이 독립적으로 생기게 되었다. 이러한 전개과정을 통해 오늘날의 미술 비엔날레가 탄생하게 된 바탕을 이룬 셈이다.
물론 나중에 시작된 비엔날레에서는 국가간의 경쟁을 지양하고 시의적절한 주제를 채택하여 국제적 문화예술 교류의 장으로서 비엔날레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비엔날레는 개최국과 참여국 사이의 보이지 않는 문화예술분야의 경쟁이 바탕에 깔려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여러 가지 비엔날레가 개최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문화적 역량이 향상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국제적인 성격의 비엔날레가 성립하려면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관람객들이 관심을 가지고 구경하러 오는 현상이 일어나고 이에 걸맞는 전시의 내용이 준비되어야 한다. 또한 비엔날레가 개최되는 도시에서는 평소와는 다른 숙박과 교통의 수요가 창출되고 비엔날레에 의한 관광산업의 파급효과가 일어나야 할 것이다.
오늘날에는 과거 유럽의 산업박람회 시절과 다르게 교통과 통신이 엄청나게 발달했으며 행사 개최의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국내와 외국의 관람객들이 어느 비엔날레를 방문할 것인가를 선택하게 되고 그들의 결정에 따라 비엔날레 흥행이 좌우될 수 있다. 부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비엔날레들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Biennales in September

In September news about various biennales hosted by such cities as Seoul, Kwangju, Busan, and Daegu is released. Also comes the news of biennales from abroad. In Korea the first biennale has begun in 1995 in Kwangju. A biennale, an Itanlian word for an event held biannually, was a competing space among participating countries with excellence of each countrys art and culture. The international exposition preceded it in Europe. International exposition at the beginning focused on industrial and scientific development attracting foreign visitors as well as domestic ones. The hosting city has to prepare larger accommodation and transportation for its visitors. The Musee dOrsay in Paris, originally a train station, was built in 1900 for the Paris International Exposition of that same year.
Explosion of visitors to the international exposition asked more investment and more various contents than before. This lead to the opening of such spaces as pavilions of folklore, craft and art, from which todays art biennale is said to have originated. Although some recent biennales seem to give up competition to adopt opportune themes, they are basically events of international competition in art and culture.
The fact that we have several biennales in Korea means our cultural competence has improved enough to invite artists and audiences from all over the world. However, if we want to make them more fruitful we have to keep up with international standard of aesthetics and keep improving our touristic environment to attract the visitors.
Unlike those visitors to the international exposition in the 19th century visitors to biennales have many choices today. If we want a success we have to read what makes them choose to visit famous biennales.

출전 | 아트맵 2008.9ㆍ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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