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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낙범 전

하계훈

활짝 핀 나팔꽃 잎으로부터 연상되는 도형에서 창작 아이디어를 얻어 5각형 도형을 중심으로 한 주제로 열린 고낙범의 작품전은 회화적 감수성과 함께 창작 과정의 조형논리 진화에 대한 설득력이 함께 담겨진 전시였다. 미술대학에서 조형 훈련을 받았고 여러 해 동안 미술관 큐레이터로서 작가들의 창작활동과 그들의 작품을 객관화하여 관찰해보기도 하였던 작가인 만큼 전시 공간 구성이나 관람객에 대한 소통과 작가가 가지고 있는 작품에 대한 개념전달의 수월성도 돋보이는 전시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각형을 신비롭게 풀어놓은 회화 10여점, 또 이와 관련된 벽화, 설치, 그리고 사진 등의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선보였다. 오각형이라는 도형은 그 자체로도 견고한 결정형태를 유지하지만 사방으로 무한히 자기증식하며 색채와 결합하여 환상적이며 기하학적인 패턴을 만들기도 한다. <견고한 흐름>과 같은 작품에서 화면을 가득 메운 오각형의 색면 도형들은 색채의 혼합에서 오는 화려한 소란과 오각형의 예각이 만들어내는 방향지향성과 운동성에 의해 명랑하고 활발한 에너지가 화면에 가득 찬 느낌을 준다. 이것은 동일한 물감으로 마치 색맹 검사지를 연상시키는 듯한 화면을 표현한 <셀 수 있는 셀 수 없는>이라는 작품과 비교하여 보면 오각형과 원이라는 서로 다른 도형이 색채와 결합하여 제시되었을 때 나타나는 느낌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도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원래 단색의 대형 인물상이나 색띠를 이용하여 색채에 관한 연구를 해왔던 작가로서 이번 전시의 표제와 어울리지는 않지만 해외 전시에서 호평을 받았던 <불꽃>과 같은 작품이나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정면과 수평 중심의 시선을 점차 확장하여 사선에서 바라보는 인물의 묘사를 보여주는 <사선적 시선 1,2,3>과 같은 작품도 함께 소개되었다. 이번 전시는 10여 년간 전업작가로서 활동해 온 고낙범이 공공적 영역의 미술 공간 뿐 아니라 상업미술 공간에서의 좌표를 부여받는 중요한 실험의 장이라고 볼 수 있으며 색채를 둘러싼 작가의 사적 경험을 관람객들과 폭넓게 공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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