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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도 함부러 가지마라

김종근


미술사학자 노성두씨는 '청계산' 칼럼에서 도대체 이 나라의 문화체험이 과연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대책 없이 그리고 터무니없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까발려 읽는이는 물론 미술전문가들을 당혹하게 했다.

너무나도 씨니컬하고 풍자적으로 묘사하여 차마 꼼꼼하고 친절한 노성두씨의 글로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 한 미술사학자의 진술서로 착각할 정도로 우리 문화체험의 현실을 다그쳤다.

그는 특히 어려운 우리시대의 예술가들을 싸잡아 묶어 미술이란 것을 겉만 번지르르한 “터지기 일보 직전의 쓰레기 덩어리”로 몰아 붙이고 있다.

그가 미술을 곡해하거나 몰라서 아니 미술의 그 고상한 차원의 세계를 진정 몰 이해해서 그러는 것은 결코 아니리라.

뿐만아니라 그는 예술가들을 “표현의 자유라는 허울”로 “온갖 말도 안 되는 짓거리를 저질러도 용서가 되는 사회적 관용의 울타리” 까지 두르고 있다고 힐난 했다.

그는 “고흐가 물감을 쥐어짜서 맛있다고 삼키거나, 르네상스 베네치아 화가 티치아노가 자신의 정액을 안료에 섞어서 그림을 그리는 행위” 를 통렬하게 비판하며 비정상적이며 납득 할 수 없는 일로 단죄했다.

물론 피카소나 달리등이 난해하기 짝이 없는 화가로 불려져도 이의를 제기 하지 못할 만큼 그들의 죄질이 지독한 부분은 있다. 그러나 어쩌랴 그것이 미술의 역사이거늘 .

나는 오히려 이 시대의 미술 아니 우리시대의 인사동 미술을 되돌아본다.

얼마나 많은 예술가들이 미술이란 이름으로 위장하여 무지몽매한 사람들에 마음을 홀리게 하였는지 ? 디지털 시대에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정말로 따분한 일이고 구태적인 예술이라고 선언한 화가들 . 대충 그린 것 같은 분위기로 화면을 분칠하며 , 그 무슨 깊은 철학이라도 있는 것처럼 갈겨 놓은 작품들, 효과만 잔뜩 내놓고는 그림은 화가의 마음이라고 말하는 젊은 예술가들을 우리는 수 없이 만나게 되는지 . 노성두씨가 과거의 미술들을 향해 쏘아내는 폭언보다 예술가들의 그 폭언이 나는 솔직히 더 두렵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그러한 미술에 대해서조차 미술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어떠한 권리와 명분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아니 누구도 그들 예술의 자유를 억합 할 수도 없다. 이미 우리 시대의 미술은 이렇게 흘러왔고 진보되어 왔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예술가들만의 잔치를 향해 이렇게 울부짓고 싶다. 대충 베끼고 복사하는 미술을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름으로 포장하는 작가들. 그들이 펼치는 화랑,그런 곳에 함부러 가지마라고 .

노선생처럼 나는 “처음 떡잎을 내밀기 시작한 새싹들”에게 결코 고흐나 피카소 같은 화가들의 그림이 어려우니 그런 것을 보러 미술관으로 가지마라고 경계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난해하고 어려워도 미술공부를 더 하라고 시키고 싶다. 왜냐하면 화가들은 지금보다 아니 우리들 수준보다 훨씬 더 급진적으로 미술을 발견하고 개발시킬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잠시만 한눈 팔면 미술이란 기차는 너무나 빨리 달려 안개속으로 영원히 승차할 수 없는 그들만의 여행으로 끝날것이다.

그래서 피카소는 일찍이 현대미술의 그런 난해성을 눈치채고 영어를 말하고 이해하기위해

ABC등 알파벳을 익혀야 하듯이 화가들의 그림을 알기 위해 미술공부를 좀 더 하라고 충고 했다.

나는 차라리 오히려 전문성은 커녕 그져 철학도 없이 상업적인 작가를 향하여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라고 운운하며 써제끼는 매스컴의 미술기사만을 보고 교양을 높이겠다고 전시장을 기웃거리는 애호가에게도 이렇게 말한다.

화랑 ,절대 그런곳에 함부러 가지마.라고

작성일 : 200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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