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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환 / 육각형의 파격적인 설치와 먹작업 예술의 새로운 패러다임

김종근

눈에 보이는 것이 실재라면 이 세상은 당장 와해한다. 
-Richard P.Feynman



남궁환의 작품은 두가지 경향으로 분류 된다. 하나는 설치형 작품이고 또 하나는 먹 작업 중심의 독창적인 패턴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이 두가지 유형의 작업은 무엇보다 구성과 컨셉에서 돋보이고 또한 표현에서 파격적이다.
그가 파리의 에꼴드 보자르에서 보여준 육각형의 설치작품은 이러한 특성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얼마전 그는 에꼴드 보자르가 특별히 그에게 제공한 특별한 스페이스의 열려 있는 공간에서 거대한 종합적 개념의 설치작품을 선보였다.
그의 다소 파격적인 설치형 작품은 우리에게 낯선 모습으로 비쳐 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성곡미술관이 기획했던 전시를 주의 깊게 본 사람이라면 그의 이러한 형태를 통한 설치작품의 출현은 미리 예견되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또한 얼마 전 독일의 비스바덴에서 열린 개인전 자료들에서도 그러한 회화에 대한 접근 방법이나 양식이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작년의 작품에서 그의 원형에 대한 관심과 형태의 사용은 충분하게 인지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형태들이 다양한 고리를 가지고 연결 지어 나타났다.
그러한 정교한 붓질과 규칙적인 형태들과의 구성이 이번 설치작품에서는 보다 거친 필선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우선 팽이 형태의 6각형에 6미터 7미터의 거대한 규모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매우 독특한 구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그의 작품이 설치된 공간으로 들어가면 우선 조명이 있고 음악이 들린다.
이러한 그의 작품과의 첫만남은 벽면에 그려진 그림들만이 예술적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요소들이 하나의 일치 된 결합체로서 개별성을 가지면서 하나의 작품으로 융합된다.
<우리가 종합적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점 외에도 그가 단순히 그리는데 목적을 둔 것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입체적이고 총체적이기 때문이다.
그의 구성은 안방으로 불리는 공간에서 시작된다. 6개의 동그라미와 네모 그리고 환궁의 외벽을 꾸미고 있는 동그라미와 네모가 그의 작품에 기본적이 골격을 이루는 도상 (icon.이콘) 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환궁 이라고 불리는 복도의 구성에서 이미 파격성의 실험과 직면하게 된다.
그 첫 번째가 빛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그의 원작업과 네모 작업으로 그렸다는 점이다. 불이 꺼진 상태에서 그는 수 시간 동안 준비한 먹과 아크릴로 둥근 타원형을 그린다. 물론 그 공간 안에는 그가 몸짓을 해 보이던 ' 몸짓과 공간 이 충분히 스며든다. 여기에서 그가 수시간 먹을 준비하는 그 동양성이 나타난다.
그것은 마치 선비가 글씨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 선과 마음을 가다듬고 먹을 갈 듯이 그 마음과 닮아 있다.
마치 잭슨폴록이 행위에 의미와 가치를 두었던 것처럼 그 역시 어떠한 무엇을 그리겠다는 생각도 버리고 어떻게 그리겠다는 생각과 컨셉을 갖지 않았다는 것에 주목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참다운 동양성의 한 실현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 작품의 외형의 모습과 내부, 복도 등을 우리는 빛에 의하여 감상 할 수 있다.
우리는 낮뿐만 아니라 밤의 시간까지 모두 보아야만 그의 육각형의 설치 된 공간의 바닥과 천장등 사방으로 둘러쳐진 흑백의 진수인 그림을 만나게 된다.
그 벽면들은 각각 2미터의 높이 정도로 신체 크기의 나무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그림들은 우선 흑백으로 완성되어 있다. 그가 다양한 칼라를 내버려두고 검은 먹과 아크릴만으로 그림을 완성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그가 이 작품을 통하여 보려는 강렬한 동양성 혹은 서체적인 것과의 유사성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이 흑백으로 된 작품들은 다시 밤이 되면 조명이 꺼짐으로 우리가 보았던 색은 볼 수가 없게 된다,
우선적으로 그가 이렇게 낮과 밤을 서로 다른 패러다임으로 구별하는 설치의 테크닉에 의도부터 그는 일상적으로 보는 방식에 브레이크를 건다. 즉 우리가 색이라고 인지했던 것들이 우리가 낮에 보았던 색과 다른 색으로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온통 검은색의 공간에 치밀하게 계산된 천장과 벽면 바닥의 야광 빛을 만나게 됨으로서 낮에 볼 수 없던 나선형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낮에 보았던 흰색의 부분들은 연두색 계열의 빛깔로 변질되어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대낮에도 충분히 존재하던 별들을 보지 못하다 밤이 되어야 볼 수 있는 이치와 다르지 않다. 그는 이렇게 시각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변화되고 있는 모습들의 회화에 주목한다.
그가 이렇게 하여 완성된 형태의 그림들은 무려 36개.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또 하나 의미 있게 볼만한 것은 그가 만들어내는 형태들이 단순히 구성적인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미를 지니는 형태들로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동그라미는 하나의 시작이며 끝이며 처음이며 마지막이며 영원한 순환을 지시하는 상징적인 형태라는 점들에 대한 그의 예술적인 집념과 의지가 돋보인다 .
그의 이런 칸딘스키적인 형태에 대한 심리나 의미는 아직 그 자신의 의미 부여로 자리 잡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이러한 이것을 '자연의 순환'으로 이해 하고자 한다. 또는 '크게는 우주 작게는 팽이가 돌아가는 것들'로 해석하고자 한다. 아주 단순한 문양과 동일한 패턴 속에서 그는 작품 속에 또 다른 패턴의 특징을 심어 놓고 있다. 원과 더불어 나란히 병렬 된 작품의 또 다른 형태는 네모이다. 그는 이 네모의 형태에서 그는 동그라미 속에서 인간들이 찾아낸 또 다른 순환의 의미를 지닌 형태로 간주한다. 그 예로 네모의 모서리에 주목한다. 그는 자연 또는 우주 앞에서 규칙, 우리들의 집을 의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작품들은 이렇게 생각과 행동과 재료가 하나가 되는 질서를 지닌 회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의 네모와 원형의 반복적인 형상 속에서 순환으로 풀어지는 윤회의 개념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한 윤회의 생각들은 이미 먹작업에서도 명백하게 보여진바 있다.
<일정한 타원형들이 수없이 만나 하나의 아름다운 형태로 탄생되는 그의 먹작업은 남궁환의 작업이 단순히 이미지의 형상화가 아니라 정신의 표출이라는 동양회화의 특성을 풍부하게 서 살려내는 단서가 되고 있다. 하나의 유니떼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과정을 보는 듯 하다 그 유니떼 속에 우리는 텅비어 있는 공간을 발견한다.
그것은 빗살무늬 토기에서 발견되는 호흡과 서체적인 구성과 연결된다.
그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이미지들은 각자의 의미를 지닌 기호나 의미의 표식이다.
즉 네모라는 것도 그 기하학적 의미보다는 모서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인간들의 공간으로 그는 해석한다.
그는 낮과 밤이 바뀌는 동안에 계속해서 리로 하여금 음악을 듣게 한다. 그가 틀어놓는 음악은 '김영동'의 '단군신화'라는 제목의 앨범이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동그라미와 네모에 대한 그만의 해석과 관점이 독특하다는 것이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두개는 서로 다르게 보이지만. 그 근원이 같다는 것이다. 그 근원이란 인간과 자연이 같이 한다는 것이다.
이런 순환 구조를 지닌 환궁의 외형과 내부작업은 < 네모에서 시작해 동그라미로 다시 동그라미에서 네모로. 때론 네모에서 다시 네모로 동그라미가 동그라미로.> 반복적인 순환구조를 지닌 양식들을 구축하고 있다. 이런 모든 작업들은 그가 지속적으로 해온 한지위에 먹 작업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다시 그의 내부는 여섯 개의 그림이 벽으로 환궁의 모든 부분이 그림으로 꾸며지면서 환궁에 쓰여진 색은 5가지이다. 黑 백白 청靑 적赤 황黃 이 오방색을 그는 오행의 상징과 결부시킨다. 환궁 안방의 6면은 6개의 캔버스. 청, 적, 황의 삼색으로 동그라미와 네모 이런 치밀한 의도와 컨셉이 돋보이는 그의 파격적인 형태에는 그의 거칠고 강인한 붓질에 주목한다.
이러한 강인한 붓질에 힘을 빌리고 있는 그의 작업은 그가 수천장의 실험을 거듭해온 먹작업의 숙련과 내공이 없음은 불가능 한지도 모른다.
그는 서양회화의 양식적 구성을 받아들이면서도 동양화적인 세계의 깊이를 형상화 했다.
특별한 이미지를 추구하지는 않지만 정교한 붓질에 기초하고 있는 농담과 발묵으로 그는 도양회화의 색다른 조형성를 보여준다.
일정한 형상의 발묵을 연속적으로 이어서 드러낸다든가 그러한 형상을 하나의 형태나 도상으로 이루어내는 기법들은 남궁환만의 독창적인 화법이다.
이 기법은 그의 작업에 중심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수묵회화의 근본적인 세계들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여백이라든가 그런것들이 의도적으로 연출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의 작품에는 여백의 또다른 기술이 엿보인다.
각각의 형태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그 사이사이에 그의 비어있는 공간의 해석이 어떤것인가를 나타낸다.
이 모든 형태와 먹그림의 제스츄어로 귀결되는 남궁환의 설치구성과 먹작업의 회화적 구조는 그래서 우리들에게 신선하고 파격적이며 설치예술과 먹 작업의 새로운 철학적 패러다임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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