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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문화예술지원 확산돼야

김영호

기업 문화예술지원 확산돼야


최근 문화예술진흥에 대한 국가적 구호와 정책이 넘치고 있지만 정작 일반 대중들의 문화체감 수치는 여전히 바닥을 맴돌고 있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그 이유는 경제가 침체상황에 있기 때문에 문화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먹고살기도 바쁜 삶에 예술이란 일종의 사치이고 경제적 여유가 주어져야 문화생활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일종의 세태 비판적 속내가 그 말속에 깃들여 있다.
<엘리트들의 전유물?
생각이 이렇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예술은 엘리트들의 전유물’이라는 구시대의 오래된 인식이 아직도 굳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예술은 삶과 무관한 활동’이라는 생각이 자리를 틀고 앉아 좀처럼 문을 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일제와 해방 이후의 예술가들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안정된 집안의 자제들이었으며 문화적 갈등과 혼돈기로서 근대를 살면서 현실과 거리를 둔 예술세태는 예술과 삶의 연결고리를 끊어 놓았던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세기를 넘긴 최근의 상황은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중 하나는 청소년들의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업과 입시에 시달리면서도 오페라나 전시회를 보러가기를 바라고 극장이나 미술관을 다녀온 뒤에 겪는 만족도는 희열에 가깝고 친구들 사이의 중심 화두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예술에 대한 엘리트 중심적 사고가 점차 사라지고 대중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예술이 대중의 일상적 삶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단계에 우리가 와 있음을 대변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환경의 변화는 곧바로 경제활동의 주체로서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언론계 주변을 돌아보면 기업들의 문화이미지는 곧바로 소비자들의 생산물 소비활동과 연계됨으로써 기업의 성패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례보도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전국적으로 박물관과 미술관 그리고 공연장 등 문화적 기반시설이 대규모로 늘어나고 있고, 주5일제 근무와 노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점도 기업의 문화지원사업 활동들을 증가 시키는 요인들이 되고 있다.
이미 1994년 ‘한국메세나협의회’가 창립되어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지원사업과 함께 기업의 문화예술지원을 위한 조세제도의 정비와 조세정책의 방향 등에 대해 연구조사를 실행하는 것도 문화예술과 경제활동의 유기적 관계가 높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에 따라 출범 3년이 된 르노삼성자동차가 메세나 우수기업으로 선정되어 기업이미지를 높이고 있으며, SK나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메세나 운동도 지역사회에 대한 이익환원이라는 차원에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도내외에 거주하는 제주지역출신 기업경영자들이 중심이 된 ‘제주문화후원회’가 지난해에 창립되어 나름의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예술-삶 어우러지는 시대
필자를 비롯한 문화계 인사들이 이들 기업이나 단체에 거는 기대는 비단 성공한 기업주들의 기업이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소극적 의미를 넘어서, 지역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역사회로부터 받은 성원과 사랑을 되돌려 주고 더불어 기업 경영자의 향기를 남기는 계기로 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예술과 삶이 함께 어우러진 시대를 사는 대중들은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한라일보 2004.5.22 한라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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