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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미술관 기본계획과 실천의 문제

김영호

도립미술관 기본계획과 실천의 문제



얼마전 제주미술계의 숙원사업이던 도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부지가 건립용역보고서에 제시된 장소 이외에 잠정적으로 선정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또한 최근에는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서 경쟁력확보를 위해 설정한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이 특화전략과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찾지 못해 다시 보완키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두개의 보도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 또는 연구용역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연관이 있다.
예산을 들여 완성된 연구용역이 휴지로 전락하거나 보완되어야 하는 이유는 국내외의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연구용역이라는 것이 몇 년 혹은 몇 십 년이라는 미래를 내다보고 연구되어야할 사업이고 보면 가볍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도립미술관 기본계획의 경우는 작년에, 종합도시계획은 4년 전에 확정된 것 들이고 보면 연구자들이 불과 몇 년 뒤에 전개될 환경변화에 대한 사전 연구가 없었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아니면 연구자들이 해당 과제를 둘러싼 현실과 정보자료 수집에 소홀했기 때문일 것이다.
<연구용역 문제점 드러내
계획변경 불가피론을 내세우는 또 하나의 이유는 각계에서 문제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유도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도 당국이나 연구원들이 연구보고서를 완성하기 이전 단계에서 이미 각계의 의견들을 수용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연구 중간보고와 공청회가 진행되는 동안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뒤에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모양새도 좋지 않을 뿐더러 소모적이다.
무엇보다도 적지 않은 예산과 정신노동을 들여 마련한 연구보고서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때 이러한 종류의 연구용역사업 자체에 대한 경시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그것은 도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용역변경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연구의 핵심인 독창성의 결여에서 찾을 수 있다. 세기가 전환된 현재 전국에서는 문화열풍이 불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저마다 나름의 대안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제주도내의 문화사업만 하더라도 제주도립미술관 건립 이외에 제주시가 마련한 한라문예회관 건립, 4·3 평화공원 조성사업 등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모두가 연구용역이나 현상공모 등의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전개되는 사업일 것이다. 국제자유도시의 기능을 수행할 문화시설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 한 일이지만 섬의 제한된 대지에 건립될 공공시설들에 대한 연구는 제주만이 가질 수 있는 특화된 사업들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독창성은 필연적이다.
<체계적 활용방안 마련 시급
제주도 문화진흥사업의 독창성을 위한 근간은 연구용역에 있다. 해당분야의 전문가로 초빙된 연구자들은 더 이상 타도의 사례조사가 아닌 제주도의 정체성을 세우기 위한 독창적인 연구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일단 완성된 연구보고서는 존중되어야 한다. 현재 제주도가 미술관 부지로 내세운 천마목장 인근 신비의 도로 북쪽 부지는 여러모로 미술관의 새로운 컨셉을 펼칠 수 있는 적절한 공간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보고서를 통해 선정되었다면 지역 공동체 모두가 환영하고, 좀더 체계적 활용방안이 마련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한라일보 2005.5.13 한라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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