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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옥의 미술투자 정석 / (9) 예술같은 재테크

이명옥

동시대 미술에 관심을 가져라

국내외 투자전문가인 요아킴 파버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미술품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다. 왜? 미술품 투자에서 핵심은 예술성인데, 예술적 가치를 평가하고 분석할 객관적인 잣대가 없다는 것. 즉 미술에 문외한인 투자가들에게 미술품은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미술시장에 회자되는 영국철도연금기금의 성공사례에서 드러나듯 목표와 전략을 명확히 세우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 맞춤형 전략을 짠다
=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한 주인공은 영국철도연금기금 투자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루윈.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지닌 루윈은 1974년 `오일쇼크`로 영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늪에 빠지자 투자의 블루오션은 미술품이라고 확신한다. 루윈이 모험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은 1920~70년에 거래된 작품 가격을 분석한 후 미술시장 앞날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는 장기투자와 함께 투자비중을 낮추면 큰 수익을 남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투자기간은 25년, 투자비중은 매년 기금에 유입되는 돈 중 3% 정도인 400만~800만파운드로 결정했다. 이처럼 맞춤형 전략을 철저히 짠 덕분에 영국철도연금기금은 미술품 투자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박영근 작품 `축음기`(131×162㎝) 2005.

◆ 미술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자
= 당시 영국인들은 사상 초유인 루윈식 투자를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언론과 의회, 경제계는 일제히 반대했다. 특히 기금노조가 맹렬히 비난했는데, 미술품은 주식이나 유가증권처럼 매년 이익배당도, 세금혜택도 받지 못하는 반면 보험료와 보관유지비 등 손실이 크다는 근거를 들었다. 하지만 미술전문가들에게 조언을 받은 루윈은 자신만만했다. 예를 들면 가격정보에 능통한 컬렉션 담당자를 영입했고, 작품 구입은 전문가로 구성된 소위원회 검증을 거쳤고, 노련한 화상에게 경매 대리응찰을 의뢰하는 등 미술계 인맥을 폭넓게 활용했다.
실제로 미술품 구입의 성패는 미술인 조언 여부에 달려 있다. 수집가의 우상인 페기 구겐하임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화가 뒤샹, 평론가 허버트 리드, 현대미술관장 알프레드 바 등 세계최고 미술인들에게 조언을 구했기 때문이다.
◆ 파는 것도 사는 것만큼 타이밍이 중요하다
= 25년 후를 목표로 미술품을 사들인 영국철도연금기금은 투자 14년째인 1988년부터 수집품을 경매에서 팔기 시작한다. 왜 판매시기를 대폭 앞당겼을까? 1986~89년에 미술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작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거품이 빠질 것을 예감한 기금 측은 1989년 봄 미술품 총 29점을 경매에 내놓으면서 기록적인 성공을 거둔다. 29점 구입가는 340만파운드, 판매가는 3520만파운드였으니, 엄청난 수익을 남긴 셈이다. 미술시장 향방을 예리하게 관찰한 후 신속하게 판매해서 이윤을 극대화한 성공적인 투자사례는 미술품을 파는 것도 사는 것만큼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 미술시장 전망
= 기금의 성공사례에서 드러나듯 투자가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향후 미술시장 동향이다. 과연 미래 미술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
고미술, 근대미술보다 동시대미술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왜? 세계 각처에서 경쟁적으로 건립ㆍ증축되는 현대 미술관들이 동시대 미술품을 대거 수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손이면서 감상교육까지 책임진 미술관들이 동시대 미술을 소장하고 전시하면 관객의 미적 취향도 변하게 마련이다.
피카소는 성공해서 작품이 잘 팔리기를 간절히 원했다. 왜? 창작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 피카소는 극소수 사람만이 예술을 이해한다는 점을 꿰뚫고 있었다. 자, 그대의 소중한 돈으로 예술가의 영혼을 자유롭게 하라!
-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
- 매일경제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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