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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美] 최고의 예술품을 찾아서 (16) 사층사방탁자

편집부





 



독특한 비례감각과 여백미 一品 … 자연 무늬목의 고결함

※ 이미지는 첨부파일 참조
▲ 사층사방탁자, 39×39×149㎝, 19세기, 국립중앙박물관.

한국의 대표적인 목공예품으로는 사랑방 가구로 사랑받아왔던 조선 후기의 ‘사층사방탁자’가 꼽혔다. 소박하고 단촐한 것이지만 품격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높은 미적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목공예 전문가인 박영규 교수가 ‘사층사방탁자’의 아름다움과 기능에 대해 자세히 짚어 보았다. /편집자주
사방이 뚫려 있고 층널로만 구성된 가구를 사방탁자라 부른다. 하층을 둘러막은 형태와 전체가 층널로만 구성된 것이 있으며 층에 따라 3·4·5층 사방탁자라 부른다. 탁자는 가느다란 골재와 층널 그리고 쾌적한 비례로 짜여 있어 비교적 좁은 한옥 공간에서 시각적, 공간적 면적에 부담이 없다. 또 文房賞玩品을 올려놓고 장식하는 사랑방의 실용적 가구로서 그 기능이 뛰어나다.
사방탁자는 특히 조선시대 주택구조의 특성과 문방생활에 필수적인 안정된 공간을 잘 반영하여 제작된 가구로 대표적이다. 네 개의 층은 올려놓을 기물의 크기와 시각적 효과를 고려해 진열위치를 선택할 수 있어 효율성이 크다. 즉 하층에는 조금 크고 중후한 수석이나 여러 권의 책을, 상층에는 비교적 작고 경쾌한 소품들을 올려놓는다. 시각적인 안정과 정적인 분위기 연출을 위해 중간층을 비워서 여백의 미를 얻기도 했다. 간혹 4층에 여러 질의 서책을 올려놓기도 하였으나 이는 사랑방주인의 취향과 안목에 따라 달리 정돈되었음을 뜻한다.
이 사방탁자의 골재로 사용된 배나무는 탄력 있고 단단하여 굵기에 비해 큰 힘을 감당할 수 있으며, 눈매가 곱고 무늬ㅅ결이 강하지 않아 시각적 부담을 주지 않는다. 판재로 쓰인 오동나무는 종이나 의복 등 습기에 약한 물품들을 보관하는 데 적격인데, 이는 특수 섬유질로 인해 乾濕 조절이 용이하고 판재를 얇게 켜도 터지지 않으며 비틀리거나 수축되지 않고 가볍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재의 색이 희고 표면이 무른 점이 흠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바깥면에 사용할 때는 표면을 뜨거운 인두로 지진 후 볏짚으로 문질러 부드러운 섬유질은 털어 내고 단단한 무늬ㅅ결만 남게 하는 烙桐法을 사용한다.
시각적 부담없는 간결한 짜임
이러한 낙동법을 사용한 판재는 표면이 검고 광택이 없어 청빈검약 정신에 부응하는 검소한 분위기를 추구하는 사랑방용품 재료로서 적당하다. 넓은 판재로는 장·농·함·거문고 등을 만들며, 좋은 무무늬ㅅ결의 판재는 사랑방용품인 장·책장·문갑의 복판재·필통·지통·연상·상자·함·고비 등의 문방가구에 이용된다. 한국의 목가구는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이르기까지 아주 건실한 구조로 짜여져 있으며, 그 짜임과 이음의 기법은 매우 치밀하다.
탁자처럼 골재와 층널로 구성되는 간결한 가구는 내적으로는 견고하고 외적으로는 부담을 주지 않는 단순한 결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특히 쇠못을 사용하지 않고 불가피한 부위에만 대나무못과 접착제를 사용할 경우 그 결구는 더욱 중요하다. 이 사층사방탁자(왼쪽 사진)는 가느다란 골재로 각층의 기물들을 받쳐야 하고 비교적 가느다란 네 개의 기둥과 이를 이어주는 천판의 가로지른 쇠목은 외형으로는 단순하게 보이나 내부에는 기둥과 함께 양측의 쇠목에 치밀하고 정교한 촉짜임으로 짜여져 있다. 또한 천판 부위의 가로지른 굵은 쇠목에 홈을 파서 풀칠하지 않고 판재를 끼워 넣는 턱솔짜임을 하였는데 이는 판재의 수축 팽창을 고려한 것이다.
다른 층들은 쇠목과 층널을 턱지게 파내어 서로 얹어 놓는 형식인 반턱짜임으로, 각 측면의 쇠목들을 얇게 하여 시각적인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러한 짜임과 이음은 간결한 선과 면분할로 이루어진 조선조 목가구에는 필수적인 기법으로 용도와 재질, 그리고 부위의 응력에 따라 구조와 역학은 물론 시각적인 효과를 감안한 격조 높은 기법으로 발전되었다. 또한 배나무 골재의 각진 모서리부분에는 단면도와 같이 선을 따라 가느다란 모로 홈을 파내었는데 이는 직선으로 짜여져 투박하게 보일 수 있는 탁자를 한결 부드럽게 바꾸려는 의도로 짐작할 수 있다.
사층사방탁자의 아름다움과 독특함은 특히 조선조 주택양식과 더불어 살펴봐야 한다. 가구의 선과 면 배분은 한국적인 독특한 비례감각으로 발달해 실내공간에 적용되어 우리 주택양식과 잘 어울리는 미적 감각으로 발전하여 오늘날까지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가옥의 형태는 주변 자연환경과의 어울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또 실내 가구는 가옥구조에 맞추어 제작되고 발전된다.
조선조의 주택은 온돌구조로 인해 겨울철에는 두꺼운 판석이 열을 오랫동안 보온하므로 난방효과가 높고, 여름철에는 찬 돌의 냉기가 전달되어 시원하게 생활하는 자연친화적 환경이었다. 그러나 겨울에는 천장이 높으면 윗바람이 세어 일상생활에서 방바닥 열기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천장을 낮게 하고 방의 폭을 좁혀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이 되도록 건축했다. 이에 따라 자연히 작고 낮은 가구들을 벽 쪽에 붙여놓고 사용하게 되었으며 실내에 사용되는 목공 소품 또한 이에 알맞도록 기능적이며 작고 아담한 것들이 제작되었다.
특히 사랑방의 실내에 놓여지는 가구들은 천장의 높이와 앉은키에 맞춰 낮게 제작되었고, 좁은 폭을 고려해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한 書案과 硯床과 끽연도구인 담배합, 재떨이 등을 모아두는 재판이 중심에 놓이고 그 외의 가구들은 벽면에 위치하고 있다. 이처럼 좁은 공간과 앉은키에서 사용하기 편리하고 시각적으로 어울리는 가구는 복잡하고 큰 것보다는 아담하면서도 정리된 선과 면들로 짜여진 형태가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사랑방 주인의 대부분이 학문을 중시하는 선비로 신분적으로는 양반이며 경제적으로는 가난한 층도 있으나 대부분 중소 지주층이다. 책과 사색을 중요시하는 선비로서는 벗과 함께 학문을 논하고, 그림이나 악기를 통한 예술을 즐기며, 산·들·강·냇가·구름·나무의 眞景山水를 시로 읊고, 후학을 가르치며, 철학을 탐구하는 깊은 멋을 생활화하기 위한 사랑방은 매우 중요한 자리로 인식되었다.
문방의 분위기는 선비의 높은 뜻과 지조, 청빈검약의 이념으로 안정된 공간이 필수적이며 문방생활에 꼭 필요하고 지적 사고에 방해가 되지 않는 간결하고 검소한 기물들로 꾸며진다. 학문의 기본적인 문방사우 즉 紙·?·墨·硯를 중심으로 문방제구와 생활에 필요한 가구들이 놓여진다.
홍만선(1643~1715)이 지은 ‘山林經濟’에는 “방안에는 서화를 한 축 정도 걸고, 크지 않은 小景이나 花鳥가 알맞다. 색이 있는 眞彩는 單墨만 못하다” 했으니 한 폭의 묵화가 선비의 격조에 어울린다는 말이다. 또 “서가에 雜書를 꽂아두지 말며 책을 높게 쌓아올려도 俗氣가 난다”, “책상이나 硯床에는 雲脚을 새기지 말며, 金具 장식과 朱黃漆은 피하고 무늬목으로 고담하게 하라” 했다. 이렇듯 화려한 조각이나 칠 그리고 금속장석은 현란하여 안정된 분위기를 얻을 수 없으니 자연적인 무늬목으로 고결함을 취하라는 뜻이다.
선비의 내적인 면과 취향 반영
일반적으로 사랑방 주인의 대부분은 학문을 중시하는 선비로 신분적으로는 양반이며 경제적으로는 가난한 층도 있으나 대부분 중소지주층이었다. 선비의 이상을 실천하기 위한 사랑방의 내부공간은 집안의 전통을 중시하는 사회의 객관적 규범과 주인의 인격, 덕망, 학식, 안목, 취향에 따라 특성 있는 실내 공간으로 꾸며졌다. 책과 사색을 중요시하는 선비로서는 벗과 함께 학문을 논하고, 그림이나 악기를 통한 예술을 즐기며, 산·들·강·냇가·구름·나무의 眞景山水를 시로 읊고, 후학을 가르치며, 철학을 탐구하는 깊은 멋을 생활화하기 위한 사랑방은 매우 중요한 자리로 인식되었다.
문방의 분위기는 선비의 높은 뜻과 지조, 청빈검약의 이념으로 안정된 공간이 필수적이며 문방생활에 꼭 필요하고 지적 사고에 방해가 되지 않는 간결하고 검소한 기물들로 꾸며진다. 학문의 기본적인 문방사우 즉 紙·筆·墨·硯을 중심으로 문방제구와 생활에 필요한 가구들이 놓여진다.
이러한 조선시대 선비들의 내적인 사고와 취향 등이 반영된 서안, 책장, 탁자 등의 사랑방가구들은 내적인 면이 강조되고 외적으로 부담감을 줄이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시도하였는데 이러한 강한 의지를 이 사층사방탁자는 잘 나타내고 있다.
사랑방가구를 제작함에 있어서는 장인에게만 의존하기에는 미흡하다. 그들은 제작기술은 완벽하나 선과 면의 처리, 비례감각, 글과 그림에 대한 이해, 질감을 통한 재료의 선택에서 사고와 지적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선비의 이상과 취향에 맞는 격조 높은 목공품을 제작하기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적극적인 관찰과 지도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전통 고가구가 지금까지도 현대인의 주 생활 속에 놓여지는 이유는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중후함을 즐기는 감상용품으로서의 가치 뿐만 아니라 장롱같이 실용품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제품으로 만들어지는 전통가구들은 현대주택과 실내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아 이용도가 적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사층사방탁자는 벽널이 없이 골재로만 짜여져 시각적인 부담이 없고 단순·간결한 선과 면의 구성으로 인해 현대 주거생활에서도 다른 기물들과 잘 어울리고 장식장의 역할을 소화해 내고 있다. 또한 전통공예품들은 형태와 비례, 제작기법 등 많은 부분에서 현대적 감각으로 탈바꿈하여 전승·발전되어 나가고 있는데 반해 이 탁자는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 감각을 갖고 있어 옛 모습 그대로 잘 적응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에도 기능과 비례, 제작기법 등이 그대로 활용되고 복제품으로 가장 선호하는 품목이 되고 있다.
/ 박영규 (용인대ㆍ미술사)
※ 필자는 홍익대와 프렛 인스티튜트에서 목공예와 실내디자인을 전공했으며,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재직하면서 오랫동안 목공예 관련 연구를 해왔다. 저서로 ‘목칠공예’ 등이 있다.
※ 출처-교수신문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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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조사: 한국 최고의 목공예
사층사방탁자 ★★★★ ㅣ 삼층책장 ★★★

※ 이미지는 첨부파일참조
삼측책장, 66×44×134㎝, 조선 18세기, 리움미술관.
묵직하고 단단하면서 품격 있어 한국의 대표적인 목공예품으로 미술사가들은 ‘삼층책장’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꼽았다. ‘사층사방탁자’와 더불어 사랑방의 대표 가구로서, 전면이 오동나무판재로 막혀 있어 여백의 미를 보여준 ‘사층사방탁자’와는 차별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간결하고 소박한 의장이 돋보인다”, “무쇠경첩 장식과 오동나뭇결 무늬가 어우러져 매우 조촐하고 단순한 맛을 느끼게 한다”라며 삼층책장의 아름다움을 말한다.
이 책장은 두터운 책들을 넣어두기 위해 단단하고 굵은 기둥과 골재의 견고한 틀로 짜여졌다. 좀이 슬기 쉬운 종이를 보관하기 위해 문짝의 복판, 천판, 옆널 등의 판재는 모두 오동나무를 사용했는데, 각 층의 복판재는 오동나무 옹이 부근의 엉킨 무늬ㅅ결을 이용했다. 판재의 표면은 ‘사층사방탁자’와 마찬가지로 인두로 지진 후 볏짚으로 문질러 나뭇결을 나타내는 낙동법을 사용했다. 이로써 자연미가 잘 살려졌고 좌우대칭을 이뤄 안정감도 탁월하다.
둥근 기둥과 무쇠로 된 약과형경청, 자물쇠앞바탕장석, 문변자의 귀장석 등 古式의 제작기법이 사용됐다. 벽선이 없는 여닫이문과 기둥 사이에 달린 무쇠경첩은 문이 활짝 열어젖힐 수 있도록 충실한 기능을 하면서도 전체의 묵직함을 잘 받쳐주고 있다. 風穴(잘게 새긴 꾸밈새)이 없는 성큼한 다리 부분은 역시 이 가구의 격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 추천해주신 분들: 강경숙 동아대, 김영원 국립중앙박물관, 박영규 용인대,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 최공호 한국전통문화학교, 이상 총 5명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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