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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05 국내 10대 뉴스

편집부

황우석 논문 조작 파문
‘한국 최고 과학자 1호’ ‘노벨상 후보’로 추앙받던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들을 경악하게 했다. 황교수 파동은 <문화방송> 피디수첩의 취재에서 비롯됐다. 피디수첩은 황 교수팀의 난자 윤리 문제를 보도했다가, 취재 윤리를 어겼다는 이유로 한때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사실이 서울대 조사를 통해 밝혀져 피디수첩의 문제 제기가 정당했음이 입증됐다. 황 교수 논문 조작을 두고 ‘과학의 국치일’이라는 탄식이 이어졌지만, 한편에선 우리 과학계의 자정 및 검증 능력을 세계에 알리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나왔다.
6자회담 9·19 공동성명 발표
남·북한,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9월19일 베이징에서 열린 4차 6자회담에서 ‘공동성명’을 내놓았다. 북 핵 문제 해결을 넘어 동북아 탈냉전의 약속을 담은 포괄적 합의문이었다. 6자는 북 핵 문제는 물론 북-미 및 북-일 관계 정상화, 양자·다자 경협, 한반도 영구 평화체제를 협의할 별도 포럼 구성 등에 합의했다. 2003년 8월 1차 6자회담 이후 2년여 만의 획기적 성과물이다. 그러나 11월 5차 1단계 회의에서 ‘위조지폐 제조·유통(미국 주장)-금융 제재(북한 주장)’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돌출해 난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집값 폭등…8·31 대책 발표
올해 초 서울 강남과 분당 새도시에서 촉발돼 수도권 전역으로 퍼져나간 집값 폭등 현상은 무주택 서민과 중산층에게 근로 의욕을 잃게 했고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었다. 정부는 마침내 8월31일 ‘부동산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강화,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 등을 뼈대로 한 8·31 대책이 원안대로 차질없이 시행된다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8·31 대책은 ‘고가의 부동산 보유자는 그에 상응하는 많은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기생충알·납 김치 파동
야당에서 9월 하순께 중국산 김치의 납 함유량이 국산보다 최대 5배나 많다는 서울시환경보건연구원의 검사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놀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중국산 김치에 대해 정밀검사를 벌여 10월 하순께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을 한껏 고조시켰다. 하지만 기생충알은 국산에도 들어있고 미성숙 알이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하지 않고, 김치의 납 함유량도 안전기준을 초과할 정도는 아니어서 무해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야당과 정부, 언론 모두 안전성과 위해성을 신중하게 판단하지 않음으로써 국민 혼란을 자초한 셈이다.
적립식 펀드 열풍·주가 최고치
9월7일 코스피지수(옛 종합주가지수)가 1142.99를 기록해 10년 9개월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지수는 계속 올라 12월 들어 1360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 들어서만 50.78% 오른 것이다. 코스닥지수도 82.54%나 올랐다. 증권 전문가들은 현 장세의 주역으로 올 초부터 불어닥친 적립식 펀드를 꼽는다.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저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적립식 펀드 판매액은 지난 3월 말 6조5000억원에서 11월 말 현재 12조5756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나, 유동성 공급의 든든한 버팀목 구실을 했다.
안기부 X파일 수사 부실 논란
옛 안기부의 도청테이프(엑스파일) 내용 공개로 촉발된 검찰 수사 결과 안기부와 국가정보원의 도청 실태가 적나라하게 밝혀졌다. 그러나 ‘엑스파일’에 나오는 삼성그룹 경영진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과 검찰 ‘떡값’ 제공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다. 검찰은 불법 증거 사용을 금지한 ‘독수독과론’ 과 공소시효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시민단체들은 검찰의 수사 의지 부족을 맹비난했다. 또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신건씨는 구속기소됐으나, 김영삼 정부 때의 안기부장들은 공소시효가 끝나 처벌을 면해 여권의 강한 반발을 샀다.
다시 흐른 청계천, 1천만명 찾아
콘크리트에 묻혀 있던 청계천이 10월1일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개통 58일만인 11월27일엔 방문객 수가 1천만명을 넘어섰다. 한강물을 끌어와 흘리는 대형 ‘인공 하천’인데도 흰뺨검둥오리, 백로 등 20여가지 새들이 찾아오고, 청정지역에 사는 버들치, 피라미도 헤엄치는 등 생태가 살아나고 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전국 각지에선 하천을 소생시키자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그러나 모두가 웃은 것은 아니었다. 청계천 주변 재개발 비리에 얽혀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이 유죄판결을 받았고, 개통 첫날 삼일교에서 시민이 떨어져 숨지는 등 크고 작은 사건도 있었다.
월드컵 6회 연속 본선 진출
한국 축구가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을 통과해 독일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6회 연속 본선 에 진출한 쾌거이다. 딕 아드보카드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 축구 대표팀은 내년 16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28·토트넘 홋스퍼)가 나란히 ‘꿈의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것도 한국 축구의 큰 성과였다. ‘천재 스트라이커’ 박주영(20·FC서울)은 올해 K리그에 전격 데뷔해 축구 팬들을 몰려들게 했고, 환상적인 골 행진(12골)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쌀 비준 동의안 통과…농민 절망
350만 농민들은 올 한해를 시련 속에 보냈다. 쌀 협상 비준안이 11월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쌀 관세화를 2014년까지 유예받는 대신, 이 기간에 현재 20만5천t인 의무 수입 물량을 40만8천t으로 늘려야 한다. 비준안에 반대하는 여의도 농민집회에 참석했던 전용철(43)씨가 경찰에 맞아 쓰러진 뒤 9일만인 11월24일 숨졌고, 12월18일엔 시위 참가 뒤 중태에 빠져 있던 홍덕표(68)씨마저 숨을 거뒀다. 이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 조사가 ‘거북이 걸음’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수입쌀은 내년 3월께 우리 밥상에 오르게 된다.
군 총기난사·노충국씨 사망 충격
6월19일 새벽 경기도 연천군 비무장지대 안 육군 28사단 감시초소(GP)에서 경계 근무 중이던 김동민(22) 일병이 내무반에 소총을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져 8명의 장병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국방부는 “평소 선임병들한테서 인격 모욕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선임병 등을 살해할 것을 결심했다”고 김 일병의 범행 동기를 설명했다. 10월27일에는 군에서 위궤양 진단을 받았다가 6월 제대 직후 뒤늦게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노충국(28)씨가 숨졌다. 올해는 군대에 자식을 보냈거나 보낼 예정 인 부모들의 마음을 어느 때보다 불안하게 만든 한 해였다.
- 출처 : 한겨레 2005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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