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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05년 문화계 결산 <5> 미술

이무경

여전히 일반 대중과 유리되어 있는 미술계는 지난해 미술품 양도소득세 과세 폐지와 올해초 정부의 미술은행 설립 등으로 10여년 만에 훈풍이 부는 듯했다. 하지만 때맞춰 터진 이중섭•박수근 위작 사건은 다시 미술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대중화되지 못한 채 몇몇 인기작가에게 수요가 집중된 미술계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 위작 시비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9억원에 낙찰된 박수근의 ‘시장의 여인’.
3월 이중섭 화백의 아들 이태성씨가 부친의 50주기 기념사업을 위해 서울옥션에 부친의 작품 8점의 판매를 의뢰해 4점을 낙찰받았지만, 한국미술품감정협회가 이 작품을 모두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이때 김용수 한국고서연구회 명예회장이 소장한 이중섭•박수근 화백 그림 수백점이 공개되어 논란이 확산됐고, 감정협회와 이태성•김용수씨측이 대립하며 서로를 맞고소했다. 검찰은 이•김씨가 제출한 그림 58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울대 기초과학교육연구공동기기원, 국립현대미술관에 감정을 의뢰, 모두 가짜라는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나머지 작품의 유통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나머지 2,740점을 압수조치했다. 하지만 이•김씨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한 상태다. 또한 오지호 화백의 스케치 작품 ‘어동복’이 KBS 1TV ‘TV쇼 진품명품’에 출품되어 경희대 최병식 교수로부터 진품판정을 받았지만, 유족들과 미술계의 감정전문가들이 ‘위작’이라고 주장해 인기작가의 위작시비는 점점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 양대 옥션체제
가나아트센터가 운영하는 서울옥션이 독주하는 미술경매시장에 11월 갤러리 현대, 학고재, 하나은행 등이 출자한 K옥션이 가세했다. 박수근의 작품이 경매시장의 최고기록을 계속 경신하는 상황이 올해도 지속, ‘노상’(1월 서울옥션, 5억2천만원), ‘나무와 사람들’(11월 K옥션, 7억1천만원), ‘시장의 여인’(12월 서울옥션, 9억원)이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한편 미술계에서는 화랑이 중심이 된 경매회사의 건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미술은행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예산으로 미술품을 사들여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기업, 일반인에게 대여하는 미술은행 제도가 3월부터 시작됐다. 올해 예산은 25억원으로 200~300점의 작품을 사들인다는 계획이었다. 장르와 지역•학교별 안배 등을 고려한 소액 다건주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침체된 미술시장의 숨통을 틔우는 데 일조한 것만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 중국 현대미술 열풍과 한국화랑의 중국 진출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하의 사실적 미술사조와 중국문화의 전통이 어우러진 속에서 중국 현대미술은 세계미술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위에민쥔, 팡리쥔, 왕광이, 장샤오강, 쩡하오 등은 해마다 작품값이 몇배씩 뛰는 작가들이다. 이런 중국미술 붐을 타고 중국을 전진기지 삼아 진출하는 화랑들이 늘고 있다. 천안 아라리오갤러리가 아라리오 베이징을 오픈하면서 중국 유명작가들을 포함한 국내외 작가들을 전속계약했다. 표화랑, 아트사이드, 금산갤러리 등이 내년 오픈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고, 대안공간 이음도 ●샨쯔 798예술촌에 지난 7월 둥지를 틀었다.
▲ 고 구본주씨 법정소송
2003년 9월 사망 당시 37세였던 조각가 구본주씨와 삼성화재 간에 2년간 끌어온 소송은 예술가의 법적지위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보험회사측은 고인이 건물의 대형상징물을 제작한 육체노동에 종사했기 때문에 도시일용노임에 준하고 정년도 60세로 낮춰야 한다고 항소했지만, 예술계의 큰 반발을 사서 결국 10월31일 항소를 취하했다.
▲ 르네상스 바로크 회화 걸작전 등 대규모 전시회 잇달아
‘르네상스 바로크 회화 걸작전’ ‘밀레와 바르비종파 거장전’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전’ 등 대형 전시회를 비롯해 ‘매튜 바니 구속의 드로잉’전, ‘나라 요시모토’전, ‘랠프 깁슨’전,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전 등 인기 현대미술•사진작가전이 개최되었다.
▲ 미술계의 큰 별 지다
전통 문인화의 대가 월전 장우성 화백이 2월28일 향년 93세로 타계했고, 윤봉길 의사 동상과 독립기념관 상징조형물을 남긴 조각가 김영중씨가 8월21일, ‘화단의 신사’로 불린 이대원 화백이 11월20일 이 세상을 떠났다.

- 출처 : 경향신문 12월 26일자, 이무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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