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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아트&비즈니스]

김순응

통큰 카타르 공주 '뮤지엄 프로젝트'추진

김순응·김순응아트컴퍼니 대표
그림 가격의 세계 최고 기록이 깨졌다. 세잔의 작품인 '카드 놀이하는 사람들'(The Card Players)이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에 최근 거래됐다. 이는 미술사에 획기적인 일이다. 1990년 고흐의 '가쉐 의사의 초상'이 8250만달러에 팔린 후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1억400만달러·2004년)이 기록을 깨기까지 14년이 걸렸다. 1억달러는 이후 명화 가격의 기준선이 됐고, 피카소, 잭슨 폴록, 구스타프 클림트, 자코메티, 드 쿠닝의 작품들도 모두 1억2500만~1억5000만달러 범위에서 거래됐다. 그런데 이제 최고 명화의 기준 가격이 2억달러로 오른 것이다.

이 그림을 산 사람은 카타르의 알 마야싸 공주(Sheikha Al Mayassa)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가스 수출국으로 인구 85만명에 불과하나, 1인당 국민소득은 10만달러가 넘는다. 두바이가 금융허브를 향해 요란하게 움직일 때, 카타르는 조용히 '지성 허브(intellectual and media hub)'의 꿈을 키웠다.

카타르 박물관국 총재 알 마야싸 공주 / AP
2005년 듀크대학을 졸업한 마야싸 공주는 곧장 카타르 박물관국(Qatar Museum Authority) 총재를 맡아 '뮤지엄 왕국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2005년 이후 거래된 고가의 명화들 중 상당수는 그가 샀다고 보면 된다. 대표적인 것이 제프 쿤스와 리히텐슈타인의 걸작을 포함해 4억달러에 이르는 전설적인 딜러 소나벤드(Sonnabend) 컬렉션과 2007년 5월 경매에서 7280만달러에 낙찰된 마크 로스코의 'White Center'(록펠러 집안의 소장품으로 유명)와 역시 경매에서 6340만달러에 팔린 앤디 워홀의 'The Men in Her Life' 등이다. 그는 지난해 글로벌 미술계 파워 인물 1위에 올랐다.

세잔은 '카드 놀이하는 사람들'을 다섯 점 그렸다. 네 점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파리 오르세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알 마야싸 공주가 손에 넣은 그림은 구입이 가능했던 유일한 작품으로 그리스 선박재벌 엠비리코스(Embiricos)가 소장하며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이 그림은 엠비리코스가 작년 겨울 사망한 후 매물로 나왔다.

세잔의 작품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 / AFP
2억2000만달러 수준에서 이 그림의 가격 흥정이 되는 것을 지켜보던 공주가 2억5000만달러를 불러 평정한 것이다. 이 작품 한점 만으로 2014년 완공예정인 카타르 국립 미술관은 메트로폴리탄이나 오르세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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