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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건축의 시대

손수호

지난 2월말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중국 건축가 왕수(49)가 선정되자 국내 건축계는 작은 충격에 빠졌다. 이번에도 한국을 비켜갔기 때문이다. 하얏트호텔 주인 프리츠커 가문이 제정한 이 상은 스타 건축가의 산실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중국계 미국 인 I.M. 페이가 수상했으나 토종 중국인은 처음이다. 일본은 안도 다다오 등 무려 4명이 받았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회는 왕수의 작품에서 지역성과 역사성을 드러낸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역사성을 담기 위해 재활용 소재를 썼고, 중국의 전통재료인 전돌로 지역성을 구현했다. 실제 건축을 보니 변방 우루무치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무색케 할 정도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우리 건축가들이 풀 죽어 있을 때 낭보가 흘러들었다. 건축과 출신 이용주 감독이 만든 영화 ‘건축학개론’의 히트다. 대학 1학년 때 건축학개론 수업을 같이 들었던 남녀가 30대 중반에 재회한 뒤 여자의 제주도 집을 개축하면서 첫사랑의 감정을 되새기는 과정을 그렸다. 건축가 남자가 건축주 여자에게 묻는다. “집은 왜 짓니?” 집과 인간의 관계를 탐색하는 본질적인 질문이다.

독립영화 ‘말하는 건축가’도 다큐멘터리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건축가 정기용(1945∼2011) 선생의 마지막 삶을 담은 영화는 기적의 도서관처럼 사람 중심의 건축을 추구해온 고인의 삶을 담담하게 그렸다. 이런 건축영화의 흥행은 ‘땅콩주택’에 대한 관심이나 아파트 문화에 대한 성찰 같은 사회 분위기를 바탕으로 깔고 있다.

건축영화의 성공 같은 신드롬이 계속될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건축주의 인식인데, 아직은 개인 베이스에서 움트는 단계인 것 같다. 공공건축은 용인시청이나 용산구청의 매머드 빌딩에서 보듯 한참 멀었다. 국민 세금으로 짓는 집이 건축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민간의 안목보다 못하니 욕을 바가지로 먹는 것 아닌가.

‘건축학개론’ 대사에도 나온다. “중요한 것은 네 마음이지!” 건축은 공간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다. 건축이 건물 혹은 건설에 머물지 않고 품격 있는 예술이 되려면 이런 영화에 대한 공감의 폭이 클수록 좋다. 그러면 선망의 프리츠커상 수상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국민일보 2012.4.7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5975838&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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