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발언대] 만화가 살아야 문화가 산다

김병수

지난 3일 만화의 날을 맞아 서울 청계천에서는 대표적인 만화인들이 대거 모인 가운데 '만화진흥법 제정을 위한 만화인 선언'을 했다. 원수연ㆍ전세훈ㆍ윤태호ㆍ강풀 등 젊은 만화 작가 20여명은 지난 2010년 2월 만화진흥법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과 함께 법안 발의를 준비해왔다. 이번 정기국회에 만화진흥법이 통과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대국민 선언문을 낭독하고 각종 시민 행사를 함께 펼쳤다.

한국 만화의 역사는 고난과 역경, 수난으로 점철돼왔다. 군사 독재 시절에는 검열과 심의에 끊임없이 시달렸고 합동출판사라는 독점자본의 횡포에 오랜 세월 피멍이 들었다. 국민들에게는 일종의 불량식품처럼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어린이날에 화형을 당하는 만화의 모습은 당시 익숙한 풍경이었다. 1990년대 말 일본 문화를 개방하면서 만화를 가장 앞세운 것도 만화가들에게는 정신적, 물질적 타격을 입혔다. 이현세 화백의 '천국의 신화'처럼 검찰 기소로 대표되는 표현의 자유 제약도 한국 만화를 옭아매는 형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화는 한국 작가들의 치열한 창작정신과 어린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세계 최고 수준의 만화 문화를 일궈냈다. 웹툰과 학습만화는 따라올 나라가 없으며 영화ㆍ 드라마ㆍ애니메이션ㆍ게임ㆍ연극ㆍ뮤지컬ㆍ캐릭터 상품 등 문화 콘텐츠 전반에 원작을 제공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세계의 만화강국과 경쟁해 한류 만화의 바람을 일으키기에는 현재의 만화 정책, 지원 시스템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만화인들의 판단이다. 만화인 스스로 만화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며 만화 육성을 넘어 보호와 보존의 영역까지 체계적으로 확대 발전시키자는 것이 만화진흥법의 근본 취지다. 이번 정기 국회 회기가 끝나기 전까지 만화진흥법이 제정될 수 있기를 모든 만화인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끝으로 만화인 선언의 한 구절을 소개할까 한다. '우리는 만화진흥법이 만화 한류의 첫걸음이 될 것임을 선언하며 우리 문화 콘텐츠 산업이 세계 만방에 떨쳐지는 데 만화가 앞장설 것임을 국민 앞에 약속한다!'

-서울경제 2011.11.10
http://economy.hankooki.com/lpage/opinion/201111/e2011110917245648120.htm<<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