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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도쿄의 새로운 랜드마크 - 국립 신미술관 개관하다

이재언

최근 도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보통 빼놓지 않는 코스가 바로 롯본기 힐즈이다. 그곳에서는 관광객들이 원하는 모든 것이 있기 때문이다. 문화, 쇼핑, 생태환경,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등이 하나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그곳을 여행객들이 그냥 지나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모리미술관에서 여는 전시는 일본 내에서 가장 주목 받는 미술의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는 것들이며, 주변의 공공미술 작품들 또한 하나의 전범처럼 통하고 있어 문화에 관심이 많은 애호가들의 입장에서는 거의 필수 코스처럼 순례하고 있는 실정이다. 롯본기힐즈의 중심에 있는 모리타워 53층 전망대에서 도쿄 전경을 여유 있게 즐기던 관광객들이 이제는 발걸음을 조금 서두르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지난 달 21일 인근에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랜드마크가 탄생됐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국립신미술관(National Art Center)의 개관이 바로 그것이다. 



이 미술관의 개관은 여러 가지 면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치요다선 노기자카역(乃木坂駅) 6번 출구와 연결된 신미술관은 규모면에서도 일본 최대(총면적 48,000평방미터 중, 14,000평방미터)를 자랑하지만, 그 건축 자체가 거대한 공공미술 작품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심산유곡에 위치해 있는 우리의 눈에 부러운 것이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일본 건축계의 거장 구로가와 기소가 설계한 이 미술관의 외관은 물결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곡선과 곡면을 유리창과 차양으로 처리하여 거대한 조각작품 같은 느낌을 준다. 모리타워에서도 잘 조망되고 있는 이 미술관 건물은 옥을 정교하게 가공한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육중한 기둥과 벽으로 닫힌 우리 미술관, 미술관은 원래 그런 것이려니 하고 살았던 우리에겐 빛이 자유자재로 들어오는 신미술관 내부에서의 느낌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정도이다. 건물의 밖에서나 안에서 아늑하고 평온한 감성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야 말로 중요한 사항이다. 인근에 있는 모리타워의 수직적 위용과 화려함, 그리고 곳곳에 배치된 경비원과 안내원들에 주눅든 애호가들이나 여행객들이 이곳에서만큼은 편안함과 아늑함을 느끼게 된다. 외부에서부터 느낀 감성 그대로 내부에서도 느끼게 하며, 전시 관람을 마친 사람들은 그저 편안한 휴식을 하다 가는 것처럼 느낄 뿐이다. 



내부로 들어가서 보는 공간구성은 건축가의 창조적 공간감각을 잘 확인시켜주고 있다. 거대한 원추형 구조는 바닥 면적을 최소화시켜 공간을 넓게 해주면서 위에서는 넓은 휴게공간을 얻게 한다거나, 자료실 옆에 거대한 대나무 숲 옥내 정원을 배치하여 지루하지 않은 문화체험을 입체적으로 갖게 하는 내용들도 건축적 재미를 배가해준다. 개관을 기념하여 있었던 전시가 건축가 구로가와의 전시와 함께 ‘일본의 표현력’전(07.1.21-2.4)이었다. 일본 미디어 미술의 역사와 첨단 테크놀로지 아트 작품들이 어우러져 관객들을 경이로움과 즐거움의 세계로 몰입시킨 바 있다. 신미술관 개관은 일본 미술의 저력과 원동력이 어디에 있는지 잘 확인시켜 주고 있는 하나의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재언(1958- ) 홍익대 대학원 박사. 월간공예 평론상(1988) 수상. 동아갤러리 기획실장, 상명대 겸임교수 역임.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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