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컬럼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연재컬럼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12)한국 현대미술의 트렌드와 비젼

김종호

한국 현대미술의 트렌드와 비젼  

_‘한국의 젊은 미술가들 45명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필자와 류한승(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씨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만 40세 이하의 젊은 미술가 45명을 선정하여 약 1년 반 동안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를 정리하여 책으로 출판한 바 있는데, 이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 현재 진행중인 젊은 작가들의 작품경향과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인터뷰에 의하면 지금 당대의 젊은 작가들은 내용이나 형식적인 면에서 시대의 커다란 이슈보다는 작가의 개인적인 취향의 작업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용적인 측면에서 과거의 미술이 주로 동시대적인 에피스테메나 미술사적인 문제를 작품의 모티프나 주제로 삼는 반면, 오늘날의 젊은 미술가들은 자기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나 개별적인 관심거리를 작품의 주요한 동기로 삼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박미나, 사사 등) 형식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평면(이동기, 정수진, 써니킴, 김상우, 김성남 등)과 함께 최근에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사진(이윤진, 권정준 등)분야가 약진하고 있으며, 그 외 대부분은 특정 쟝르의 편중현상 없이 입체와 설치(이형구, 천성명, 김나영, 함연주 등), 영상(함경아, 이용백, 이한수 등), 그리고 최첨단 미술 경향인 넷아트(노재운, 양아치 등)가 등장하는 등 바야흐로 현대미술의 모든 쟝르가 시대와 작가의 취향에 맞게 골고루 분포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젊은 작가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한 작가가 평면, 입체, 설치, 영상, 사진 등 작업의 주제나 성격에 따라 매체를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은 현대미술의 전략적인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 생각한다.(권오상, 문경원, 정연두, 전준호, 박윤영, 조습 등)


필자는 지난 3월 뉴욕에 체류하면서 미국 당대의 미술경향을 보여주는 휘트니 비엔날레와 새로운 경향의 미술을 시장을 통하여 주도하려는 아모리쇼(정연두, 박미나 참가)를 관람하였는데, 과거 비엔날레에서 미학적 성과를 얻고 미술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이 순서였다면 이제는 아트페어가 비엔날레의 성격을 점점 대치해 가면서 작품성과 상품성을 동시에 평가받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이것은 그만큼 미술이 상품이 되고 자본화되는 속도가 빨라졌으며 따라서 앞으로는 국제적인 아트페어를 중심으로 미술의 트렌드가 변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최근 유승호, 이동기 등의 젊은 미술가들이 소더비나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한가지 유의하여야 할 점은 미술시장의 빠른 흡인력에 경도되어 젊은 미술가들의 작품에 대한 가치평가와 자료정리를 소홀히 한다면 결과적으로 가능성 있는 젊은 작가들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미학적 평가와 함께 시장에 진입하는 속도와 가격을 신중히 결정하고 조절할 수 있는 갤러리들의 전문적인 마인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한국의 젊은 미술가들을 인터뷰 하면서 느낀 것은 국제적인 능력을 갖춘 미술 전문가나 인프라의 열악함에 비해 작가들의 능력이나 열정은 어느 해외작가와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젊은 미술가들에 대한 작가전속제도가 활성화되고 국제적인 아트페어나 경매에 참가하는 갤러리도 늘어나는 등 국제 미술계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작가들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젊은 작가들의 도전정신과 세계적인 작가가 되기위한 열정적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며 아울러 세계적인 미술의 트렌드를 읽어낼 수 있는 안목과 감각을 기르고 자신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만 현대 미술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금은 세계의 미술계가 동양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보내고 있으며 아울러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의 활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디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작가의 꿈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김종호(1966- ) 홍익대 대학원 석사. 서미갤러리 큐레이터, 카이스갤러리 실장, 갤러리현대 기획 실장 역임. 현 덕원갤러리 디렉터.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