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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미술관 진흥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 지상중계

편집부

※‘미술관 진흥(비전2020)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가 지난 12월 5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미술관 육성, 지원 및 미술문화 발전을 위한 중장기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10년 단위의 국가기본계획의 하나로 추진 중인 ‘미술관 진흥(비전2020) 기본계획(안)’ 확정에 앞서 전문가와 일반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개최됐다. 


하계훈 단국대 교수의 사회로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이날 공청회의 패널로는 임정희(연세대 교수), 이명옥(사비나미술관 관장, 한국사립미술관협회 부회장), 최효준(전북도립미술관 관장), 박신의(경희대 교수), 김찬동 씨(문화예술위원회 예술진흥위원) 등 5명이 참가했다. 공청회에 앞서 김재이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정책과장이 ‘미술관진흥 기본계획(안)’이란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미술관 진흥(비전2020) 기본계획’은 공청회 결과에 따른 수정과 검토 과정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미술관 진흥(비전2020)’의 계획기간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다. 공청회의 주된 내용은 ‘미술관 진흥(비전2020) 기본계획(안)’에 맞춰졌다. 공청회에 참가한 패널들의 주요 토론 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임정희 : 미술관의 역할이 지식창고와 전달의 개념에서 관람객 모두에 대한 배려에 중점을 둘 수 있도록, 단계별 전략으로 실제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타 공·사립 미술관과의 수평적 연계보다는 관리·감독에 치중한 경향이 많았다. ‘국립’을 강조하다보니 다른 대상을 수동적으로 보고 있다는 말이다. 상호 역동적인 연계성이 아쉽다.


박신의 : ‘기본계획의 성격과 목표가 무엇인가?’ 에 대한 고찰이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비전 2020>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보고서를 요약한 수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변화된 미술관의 모습에 대한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다. 예측 가능한 미래의 미술관의 모습과 대상의 범위까지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정책 수립 뿐 아니라 공·사립 및 대학미술관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방향이 명확치 않다. 해외의 추세는 미술관의 성격과 활동이 다양화, 복합화의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미술관’이라는 고정된 틀에 갇혀있는 점이 아쉽다. ‘미술관의 활동과 유형’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다양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안이 나와야 한다. 미술문화의 매개 기능이나 보급에만 치중하지 말고 창작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국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수용자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새로운 수용자 문화의 다양성과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관람객 확보에 대한 철학이 없고 의지만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어떻게 해주겠다는 식의 관객 서비스에만 치중하지 말고 전시기획력을 보강한다던지 하는 ‘기본전제’가 되는 것들에 대한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원인과 결과와 대안에 대한 구체적인 제시가 전혀 없다. 지극히 일반적인 용어와 표현들로 기술되어 있음을 비판한다.


박신의 : 계획안 수립에 있어서 민간 전문인과의 교류가 있었는지?

김재이 : 교류가 없었다. 실무 차원에서 정리만 했다. 비전작업은 민간 전문인의 투입이 중요함을 인정하지만 예산과 권한 등의 현실적인 제약이 있었다. 


김찬동 : 국립현대미술관 안에 미술관정책과가 존재하는 상황으로 70~80%가 국립현대미술관의 진흥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또 몇 개의 미술관을 세워야 한다는 등의 산술적이고 물량적인 목표 위주로만 계획이 구성돼 있다. 기본계획의 성격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여야 한다. 기본계획에 제시된 재정자립도 향상 목표도 비현실적이다. 의지만으로 설정되어 피상적이기 때문이다. 미술관이 주변의 다양하게 변화하는 모든 요소를 수용하다가는 오히려 본질을 상실할 수 있으므로 미술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미술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여 체계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국·공·사립 미술관의 운영 시 소요되는 필요인력에 대한 조사가 선행되어 그에 따른 세부추진내용이 결정되어야 한다.

또한 미술활동에 관한 기록·보존의 역할이 필요하다.(현재까지는 없었다) 작품 활동 시 각종 자료를 수집, 정리하는 등 구술채록사업을 하나의 안으로 제안한다. 미술사의 토대가 되는 기초자료를 모아놓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로 미술관이 이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어떨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무수히 많은 대학에서 큐레이터 관련 전공이 생겨나고 있지만 현장과의 교류가 없어 대학연계 현장 교육 마련도 시급하다.


이명옥 :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반영하지 않은 이론적이고 나열식의 안이다. 미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선진사례와의 비교 등을 통한 구체적인 사례 나 수치화하여 분석된 자료가 미흡하다. 이 때문에 기본계획에 포함된 항목 중 근거 없는 내용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미술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오늘 공청회를 포함하여 ‘우리만의 잔치’라는 것이 문제다. 타 분야와의 교류 등을 통하여 미술관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지에 대해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언론에 반영토록 하여 인식을 바꾸고 확산하여야 한다.

사립미술관 지원과 관련하여 한 말씀 드리겠다. 미술관 등록 시 심사요건을 강화해야 한다. 최소 3~5년간의 운영계획에 대한 포트폴리오, 구체적 예산안, 미술관의 중요 기능인 ‘교육’에 대한 여건을 마련하였는지 등에 대한 심사가 추가돼야 한다. 이렇게 되면 ‘경력인증기관’이라는 별도의 행정적인 인증 절차가 필요 없다. 2007년도부터 시행되는 학예사 지원 건은 사립미술관이 확고한 공익기관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립창작스튜디오와 사립미술관의 연계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학예사 자격증 제도는 박물관, 미술관, 에듀케이터 등으로 세분화, 전문화시켜야 한다. 문화관광부 산하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교육기능과 미술관의 교육기능 수행에 연계성을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 진흥원 내에 미술관 관련 센터를 설립하는 것도 하나의 안이 될 것이다. 사립미술관이 정책의 직·간접 지원을 받게끔 실제로 주어진 여건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할 수 있도록 세부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최효준 : 기본계획은 미술계의 시장 상황이 아닌 ‘진흥, 정책, 수혜’ 등 공급차원에서만 기술되어 있어 일방적이다. 수요측면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미술관이 비영리단체지만, 다른 문화 분야(영화 등)와 경쟁하는 상황이므로 마케팅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 정책과는 미술전반에 대한 진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중의 문화향수 차원에서 미술관의 활동 범위를 확장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회자 : 국제박물관협회인 ICOM(2004)의 뮤지엄 정의가 갱신됐다. 소장품이 없어도 뮤지엄의 역할을 수행할 경우 뮤지엄으로 본다는 것이다. 우리 박물관미술관 진흥법상의 뮤지엄 정의도 좀 더 오픈될 필요가 있다



정리: 박선민(한국사립미술관협회)

출처: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뉴스레터 KAMA 제 8호(2006. 12. 18) www.artmuseum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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