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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나의 그림은 일상의 사물에서 출발

유근택

“야로밀은 간혹 무시무시한 꿈을 꾸곤 했다. 그는 자기가 찻잔이나 스푼, 펜 같은 아주 가벼운 물건을 들어 올려야만 하는데 들어 올리지 못하는 꿈을 꾸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 물건들이 가벼운 만큼 자신에 대한 무력감은 더욱 커지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가벼움에 짓눌리는 것이었다.”

밀란쿤테라







나는 간혹 아주 사소하고 부질없다고 생각했던 사물들이 어떤 커다란 힘으로도 어쩔 수 없을 것 같은 완전한 구조로 놓여 있음을 감지할 때가 있다. 이를 테면 아이가 놀고 지나간 자리의 장난감들의 파편들이나 달리는 버스의 차창 밖으로 보여 지는 마치 레고의 풍경같은 가벼움, 난로, 혹은 뜨거운 구석, 실내, 작업실주변의 오후의 어두운 풍경들, 광장,

우리가 만나는 모든 것 들은 이렇듯 어쩔 수 없는 가벼움들 로 가득 차 있는 지도 모른다.
나는 그러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조건들이 참으로 궁금하다. 역설적으로 그러한 가벼움들 은 삶이 직면하고 있는 엄청난 무게를 지닌 전체적인 힘과 욕망이 충돌하는 그러한 장소 일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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