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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예수, 그 이름

김병종

얼마전 기어코 그 화제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보았다. 그리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마침 수난절기였는데 예수의 수난이 알알이 가슴에 박혀왔다.

어렸을 적 이후, 교회에 가면 듣게 되었던 '온 인류의 죄를 대속한 보혈'의 의미가 생생이 다가왔다. 과연 '예수의 피는 우선 그 고통의 양만으로도 인류의 죄를 대속하고 남음이 있어보였다. 사실 무수히 들었던 '십자가의 보혈', '대속의 죽음', '골고다의 길', 땀방울이 핏방울 되듯' 같은 수가 들은 언어의 껍지만 남고 그 실체는 다가오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멜 깁슨의 영화가 살려 놓은 그 생생한 현장감은 언어가 규정한 의미 이상의 실감을 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나는 어두운 영화관 속에서 그림과 영사의 관계를 생각해보았다. 저 살아움직이는 골고다의 예수, 그 튀기는 핏방울 앞에서 내가 그렸던 '바보예수', '흑색예수'의 그 초라함이라니…





어쩌면 80년대의 나나 오늘의 멜깁슨이나 붓을 들고 영사기 앞에 다가간 동기는 비슷했을것 같은데 표현방법과 장르에 따라 한 쪽은 전세계의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하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동호인 몇이서만 함께 공유했던 것이다.
그건 그렇다치고, 어쨋든 참으로 오랫만에 영화관에서 가서 감동과 고통과 슬픔이 뒤섞인 두시간을 보내고 나왔다.
어떤 비평가들은 예수의 인간적 고통만 부각되었을 뿐 질 높은 고뇌는 보여주지 못했다했지만 그 정도면 훌륭했다고 생각된다. 더구나 영화배우 감독으로서는 더욱.

올해의 사순절로 지나갔다. 십자가의 죽음뒤에 부활이 있었듯 사순절이 지나가고 나서야 봄은 눈부신 빛과 색으로 펼쳐져있다.
예수,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잔잔히 설레어 온다.




- 김병종(51세)은 서울대 미술대학장은 역임했고 3월에 가나화랑 초대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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