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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산에 오르며...

문인상

<내 작업실 한편에 놓인 항아리 안에 언젠가 꺾어 놓았던 들풀들이 한 가득 있다. 작은 욕심을 부려 들풀들을 한아름 꺾어 오던 날, 난 정말 사랑을 하면서 가졌던 가슴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늘 오르는 산이지만 오늘 눈에 들어오는 것은 파릇파릇한 새순들이 마치 어린아이 숨결같다. 만지면 다칠것 같아 눈과 가슴으로 느끼고 간직하며 산행을 한다. 산은 내 호기에 대답을 해주진 않지만 산에 오르는 순간만큼은 산은 내 친구요, 내 시요, 내 음악이 된다. 어느 시인도 그랬다. 산에서는 시와 음악이 필요없다고 하였다. 존재 자체가 시요 음악인 것을...귀중한 생명들이 나를 일깨워 주고 내게 가르침을 준다. 들풀, 작은 곤충, 바람소리, 이름 모를 꽃, 새 소리, 물 흐르는 소리, 작은 돌맹이 하나까지...
사실 늘 곁에 있는 것에 대해 우린 소홀하기 마련이다.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은 우리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새로운 시선으로 그것들을 바라본다면 그것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 보배인지... 바로 천국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선택한 작은 주인공들이 바로 그렇다. 풀잎 하나, 작은 벌레 하나, 늘 맞고 있는 바람 한 줄기가 주는 이야기를 엮는 행복 한 시간을 무엇으로 대신 하겠는가.





클레가 말한 것처럼 보이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은 것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 바로 회화의 힘이라고 하였다. 가까이 있는 것에서 보배를 찾는 것이야 말로 우리네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작품을 완성했다~붓을 놓고 나의 천국 안으로 들어가 본다. 어느 작가나 마찬가지 않을까. 이 순간만큼은 내가 왕이요..내 그림이 천국인 것을, 슬퍼하고 외로워할 겨를이 없다. 가난하다고 마음을 쓸어내릴필요도없다. 바쁘게움직여서또다른나의천국을만들어야한다. 어느 명언중에 아는 자는 하는 자보다 못하고, 하는 자는 천재인 자보다 못하고 천재인 자는 즐기는 자보다 못하다 했다. 즐기고 노력하면 그보다 더한 금상첨화가 없단 얘기 아닌가? 계절의 여왕 5월. 그것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를 기대하면서 오늘도 그들을 만나러 산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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