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다 보면 여러 가지 일들을 겪기도 한다. 혼자만의 작품이다라고 좋아라 할 때 자료를 뒤지다 어디선가에서 먼저 비슷한 작품이 발표된 걸 봤을 때, 또한 열심히 작업한다고 했는데 모조리 실패작으로 느껴질 때, 만족할 만한 작품이다라고 생각할 만큼 완성도가 뛰어나다고 생각했는데 2~3일 후에 별볼일 없다고 느낄 때, 가난하고, 힘들고, 그래도 이 은 나의 운명이다라고 느끼면서도 왠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 올 때…….

아마도 많은 작가들이 이런 일련의 현상들을 한 두번은 겪으리라 생각된다. 이런 작업과정의 에피소드들은 어쩌면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한 참으로 아름다운 순간일 지도 모른다. 이런 것들이 바탕이 되어서 좋은 작품, 좋은 작가가 탄생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몇몇 재미있는 작가들을 보게 되었다. 자기작품세계의 구축에 온 힘을 쏟기도 부족할 텐데, 어떻게 하면 교묘한 묘수를 찾아내서, 예를 들면 국내외 옥션 같은 데서 갑자기 스타가 될 생각을 하고 또한 그렇게 된 경우도 있어 보이기도 하고…….





또한 힘들게 긴 여정을 거쳐 작품을 어렵게 발표를 해 놓으면 눈도 깜짝않고 유사한 작품들을 대중 앞에 내놓으면서 자기 작품세계라고 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작품들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하여튼 이런 부류들을 예술가라고 해야 될까. 또한 이런 사람들의 작업을 유통시키는 화랑이나 집단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예술가라면 적어도 자기 작품에서만은 순수하고, 진실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사생활이 문란하든, 스캔들이 많던 어떠하던 자기작품에 대해서만은 거짓되지 않고, 진실 된다면 그 작품은 훌륭한 가치를 지니며 여러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진실된 작품세계 외에 어떠한 것들로 작품을 미화시켜도, 결코 그 작품은 감동을 줄 수 없는 것이 자명한 일일 것이다.

나는 감히 후배작가 혹은 작가가 되려고 꿈꾸는 이들에게 자신 있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를 찾는데 많은 것들을 투자하라, 모든 투자의 법칙에 걸맞게 훌륭한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설령 시간이 길어지고, 어려운 순간들이 많이 있을지라도 걱정하지 말라고, 그리고 언젠가는 정말, 진심으로 당신의 작품을 사랑하고, 당신을 사랑하는 많은 팬들이 당신도 모르는 사이 당신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